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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위험한 상견례2’ 홍종현, 그의 첫

2015-05-11 09:59:13

[bnt뉴스 박슬기 기자] 어떠한 질문에도 표정의 변화는 그다지 많지 않다. 그저 한 마디, 한 마디. 조심스럽게 운을 떼며 무던히 말을 이어나갈 뿐이다. 사실 첫 주연 영화 개봉에 들 떠있을 법도 했지만, 그는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는 듯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배우 홍종현의 이야기다.

최근 한경닷컴 bnt뉴스는 영화 ‘위험한 상견례2’(감독 김진영)에서 철수 역으로 열연을 펼쳤던 홍종현과 만났다.

누구에게나 처음이 중요하듯 이번 작품은 홍종현에게 더욱 남다른 의미를 가졌다. 첫 주연영화, 첫 코믹 연기. 이번 영화는 그에게 다양한 ‘처음’을 안겨줬기 때문. 그래서인지 그는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스케줄 사이에서도 영화 홍보에 더욱 힘을 쓰고 있었다.

“첫 영화라서 그런지 시사회 때 정말 긴장하면서 봤어요. 또 혼자 보는 게 아니라 많은 사람들과 함께 봐서 그런지 너무 긴장됐죠. 그런데 생각보다 잘 나온 것 같아서 좋았어요. 사람들이 ‘많이 웃었다’고 ‘재밌었다’고 해주실 때 너무 좋더라고요.”

그간 진중한 역할을 많이 해왔던 그이기에 코믹 장르인 ‘위험한 상견례2’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했다. 홍종현은 단순히 ‘이미지 변신’은 위해서였을까.

“처음부터 ‘무조건 코미디를 해야지’ 이런 생각은 아니었어요. 지금까지 본의 아니게 차도남? 같은 냉소적인 캐릭터들을 많이 했었거든요. 그 찰나에 이번 대본을 받게 됐어요. 대본을 읽고 나니 캐릭터가 평소에 제가 원했던 밝고, 망가지는 성격을 가지고 있더라고요. 또 풋풋한 로맨스도 있고, 액션도 있고 그래서 ‘관객들에게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겠다’ 싶어서 선택하게 됐죠.”


홍종현은 ‘위험한 상견례2’에서 도둑 집안의 외동아들이자 경찰 공무원 고시생인 철수 역으로 분해 다양한 매력을 뽐냈다. 특히 허름한 초록색 트레이닝복에 다크서클과 음식물 쓰레기를 뒤짚어쓴 그의 모습은 정말 인상적이라할만큼, 성공적인 코믹 연기를 선보였다.

“영화 속에서 철수가 멋있는 모습도 나오고, 망가지는 모습도 나오거든요. 그 이미지의 갭 차이를 크게 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옷도 신경 안 쓰고, 수염, 다크서클도 그려보기도 했죠. 그러한 노력들이 전적인 제 의견은 아니었지만, 감독님이랑 상의해서 의견을 내보기도 했죠. 특히 코미디 장르 영화가 처음이었기 때문에 감독님에게 많이 의지를 했어요. 영화 완성본을 보니 아쉬운 점들이 보이긴 했지만, 자신감과 욕심도 생겼어요.”

사실 홍종현에게 ‘위험한 상견계2’는 첫 타이트롤의 영화이지만, 첫 영화는 아니다. 그는 ‘쌍화점’ 단역부터 독립영화 ‘바다 쪽으로, 한 뼘 더’, 다양한 상업영화 등 까지 꽤 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꾸준히 쌓아온 것. 그래서인지 이번 작품에서 부쩍 상승된 연기력을 보였다.

이에 “연기력이 부쩍 늘었더라. 특별히 연기 연습을 했느냐”고 묻자 홍종현은 “하하. 정말요? 감사합니다. 사실 최근 몇 작품을 쉬지 않고 계속 연달아서 했어요. 공백기 없이 계속 연기를 했던 게 연기에 조금 도움이 된 것 같지 않나 싶어요. 어쨌든 영화는 드라마보다 여유 있게 캐릭터에 집중할 수 있었기 때문에 심리적 부담감이 조금 덜 했던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

사실 ‘모델 출신 배우’에게는 ‘비주얼만 좋고 연기는 못한다’라는 인식이 공공연하게 깔려있다. 하지만 홍종현에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한층 더 발전된 발음과 발성으로 오히려 편견을 가지고 있던 관객들을 놀라게 한 것. 하지만 관객들에게 ‘모델 출신 배우’라는 편견은 쉽게 지울 수 없었다.

“모델이 배우와 같은 일은 아니지만 비슷하게 관심을 받고, 드러나는 직업이잖아요. 그렇다보니 많은 이들의 관심이 많아지죠. 그렇게 모델에서 배우로 전업을 하게 되면, 팬들의 기대치가 더 높아지면서 거기서 오는 실망감이 크신 것 같더라고요. 진짜 열심히 안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열심히 하고, 잘 하시는 분도 정말 많기 때문에 잘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주변에 모델 출신 배우들이 많은데 경쟁의식은 없느냐”고 묻자 홍종현은 “경쟁 같은 건 정말 없어요. 좋은 자극을 받고 서로 힘을 북돋아주죠. 또 다들 의외로 이미지가 안 겹쳐요. 다들 같은 모델 출신이라고 해도 이미지가 달라서 그런지 겹치는 게 없더라고요”라고 말했다.


홍종현은 이제 모델이 아닌 배우로서의 본격적인 도약을 하고 있다. 그런만큼 그는 현재 국내뿐만이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차세대 ‘한류스타’의 자리도 노리고 있는 것.

“해외에서 팬미팅을 할 때마다 신기해요. 사실 막상 출국할 때는 별 감흥이 없거든요? 왜냐면, 제가 외국에서 어느 정도의 인지도가 있는지 전혀 감이 없고, 잘 모르거든요. 그런데 막상 그 나라에 공항에 도착하면, 거기서부터 반겨주시더라고요. 정말 깜짝 놀랐어요. 요즘 인터넷이 잘 발달 돼서 그런지 많이 알아봐주시더라고요. 아무래도 선배님들이 잘 다져놓으셔서 그런 것 같아요. 정말 갈 때마다 신기하고, 너무 감사해요.”

홍종현의 2015년 시작은 성공적이다. 첫 타이트롤 영화 ‘위험한 상견례2’의 개봉과 다양한 이미지 변신으로 연기의 스펙트럼을 한 층 더 넓혔기 때문. 그런만큼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궁금해졌다.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제 스스로 도전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러한 점이 좋게 작용한 것 같아요. 욕심도 많이 생기고, 자신감도 조금 생겼죠. 평소에 항상 일을 계속하다보면 언젠가는 하기 쉬운 것만 하고 편할 것만 할 것 같다라는 생각을 들더라고요. 하지만 저는 지금처럼 좀 더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싶어요. 전형적인 뻔한 캐릭터가 아닌 새로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캐릭터를 만나고 싶죠. 앞으로도 계속 그런 캐릭터들을 만나고 싶어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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