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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육룡이 나르샤’ 민성욱, 그가 줄타기를 하는 법

2015-11-16 15:38:17

[bnt뉴스 이린 기자 / 사진 김치윤 기자] 드라마 ‘아랑 사또전’부터 ‘갑동이’ ‘피노키오’, 그리고 ‘육룡이 나르샤’와 영화 ‘그놈이다’까지 대세 작품 속 대세 배우다. 안방극장과 스크린, 연극 무대를 가리지 않고 신을 제대로 훔치며 대중들의 눈도장을 찍고 있는 이가 있다.

최근 bnt뉴스는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 연출 신경수)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는 배우 민성욱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육룡이 나르샤’는 조선의 기틀을 세운 철혈군주 이방원을 중심으로 한 여섯 인물의 야망과 성공스토리를 다룬 팩션사극. 민성욱은 극중 이방원(유아인)의 호의무사 조영규 역으로 등장한다. 신분은 낮으나 이방원의 친구이자 형과 같은 모습으로 등장, 유쾌한 에너지로 극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전작 ‘갑동이’ ‘피노키오’에서도 함께 출연했던 무휼(윤균상)과의 재치 넘치는 케미가 돋보인다.

“감독님이 먼저 하자고 해주셨어요. 현장 분위기가 굉장히 좋아요. 배우들끼리 킥킥대면서 잘 찍기도 하고 저의 재밌는 장면이 많으니까요. 특히 (윤)균상이와 드라마를 몇 번 같이 해서 더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서로 작전을 짜면서 했던 게 잘 보여 져서 좋아요. 편하게 해버리니까요.”


민성욱은 때로는 악역으로, 또 때로는 선역으로 다양한 직업군만큼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이고 있다. 주연 배우들의 가까이에서 가장 적합한 서포트를 해주며 톡톡 튀는 존재감을 과시한다. ‘육룡이 나르샤’에서의 조영규 역시 마찬가지다.

“어떻게 하면 골려줄까라는 생각을 많이 해요. 제 연기를 살리는 건 다른 배우들이 잘 받아 주느냐예요. 주인공하는 친구들이 그냥 하는 게 아니더라고요. 역할의 어느 정도 마지노선을 바꿔버려요. ‘피노키오’의 이종석 씨가 잘 받아주셨어요. ‘이 친구 참 대단하다’고 느꼈죠. 지금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는 유아인 씨는 매우 예민하고 미세해요. ‘이게 표현이 되나’ 싶은 것도 순간순간 하더라고요. 호흡을 맞추면서 찍다 보니까 제가 하는 것들도 받아줄 뿐더러 도움까지 줘요. 매우 영리한 배우입니다.”

“애드리브도 많이 해요. 너무 벗어나는 건 안하고 가끔씩 하는데 동작 애드리브를 많이 쓰죠. 있는 대사에서 극대화를 시키기도 하고요. ‘피노키오’때는 애드리브를 많이 했어요. ‘육룡이 나르샤’에서는 정해진 거에서 속도감 있게 진행되니까 더 들어가진 않고 그 안에 있는 대사에서 동작 애드리브를 많이 해요. ‘무휼이에게는 무조건 무릎차기로 가자’ 생각했어요.(웃음)”


민성욱은 배우 송강호, 유오성, 이성민 등을 배출한 극단 차이무 출신이다. 특히 민성욱은 서양화가 겸 미술 감독인 아버지 민정기의 적극적인 지지로 영화배우의 꿈을 꿨다. 그렇게 막연히 영화 배우의 꿈을 꿨던 한 고등학생의 시작은 연극 무대였다.

“처음에는 영화배우를 하고 싶어 먼저 부모님께 이야기했더니 아버지께서 ‘연극을 먼저 시작하는 게 좋겠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학교 다닐 때 연극반 출신이었는데 공연을 해보자고 제의가 들어왔습니다. 그렇게 무대에 선 이후부터 극단 차이무를 쫓아다니게 됐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형들을 쫓아다니면서 극단 일을 했죠. 대학교를 들어가고 군대를 다녀오면서부터 정식으로 활동을 하게 됐습니다. 차이무 10주년부터 공연을 시작해서 연극을 본격적으로 하게 됐어요.”

현재 민성욱은 지난 2009년부터 지금까지 연극 ‘늘근도둑 이야기’에서 수사관 역으로 꾸준히 무대에 서고 있다. 스크린과 브라운관뿐만 아니라 살아 숨 쉬는 무대까지 어느 것도 놓을 수 없는 그다.

“지금도 시간이 날 때마다 ‘늘근도둑 이야기’ 무대에 서고 있어요. 다가올 1월이 차이무 20주년이에요. 그때 공연을 11월부터 순차적으로 올라가는데 12월 달 무대에 참여하겠다고 했습니다.”


‘신 스틸러’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크지 않은 역할이지만 극의 흐름을 유지시키며 빛나는 존재감을 드러내는 민성욱의 모습을 더 많이 보고 싶은 이유다. 그에게 배우로서의 신념을 물으니 “줄타기를 잘 하는 것”이라며 확신을 품은 눈빛을 드러냈다.

“보시기에 ‘쟤 누구지?’ ‘그때 그 사람이라고?’ 생각하실 만큼 다 달랐으면 좋겠어요. 조금이라도 폭을 줘서 똑같이 안보였으면 합니다. ‘저 사람이 저 사람이구나’가 아니라 ‘그때 그 사람이 이 사람이었어?’처럼 신선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노력을 많이 하나보다 생각해 주세요.(웃음)”

아직 ‘육룡이 나르샤’는 극의 초반을 달려가고 있다. 민성욱이 열연 중인 조영규는 이방원의 심복이자 극 후반부 선죽교에서 정몽주에게 철퇴를 내리치는 장본인으로 활약할 예정. 앞으로 주연배우들의 가장 최측근에 서서 펼칠 그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이 시도도 해보고 싶고, 저 시도도 해보고 싶습니다. 사극도 처음이니까 더 잘 표현해내고 싶고요. 사극이 너무 재밌어요. 진중한 역할도 해보고 싶지만 표현하는 걸 재밌어 해서 조영규라는 좋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일단 까불까불 해도 되는 애니까요. 편차를 많이 줘도 되고요.”

“영화든 드라마든 자유로운 역할이 좋아요. 특별히 ‘이거다’라는 것 보다는 ‘저 역할 내가 했으면 이렇게 표현했을텐데’라는 생각도 들고요. 어떠한 역할을 맡았을 때 잘 해결하는 것의 목적은 ‘내가 해낼 수 있구나’인 것 같습니다. 지금은 작고 활발한 역할을 하는데 튀지 않고 적정수준에 맞춰서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진지함 가운데에서도 생동감있는 에너지가 나오면 많은 분들이 더 좋아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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