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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사람을 끌어들이는, 강민아

2015-11-24 14:13:01

[bnt뉴스 조혜진 기자 / 사진 김치윤 기자] 목소리 톤과 표정에 생기가 있고, 행동에는 활기가 가득하다. 예쁜 외모에 귀여우면서도 털털한 성격이 묻어난다. 대화 내내 성심성의껏 대답하려 노력하는 모습이 고마울 정도. 칭찬에는 어쩔 줄 몰라 하면서도 활짝 웃을 줄 아는 배우 강민아다.

최근 KBS2 월화드라마 ‘발칙하게 고고’(극본 윤수정 정찬미, 연출 이은진 김정현) 종영 후 강민아와 bnt뉴스가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대화를 이으며 딱 제 나이같은 발랄한 모습으로 밝은 기운을 전했다.

발랄하고 활기차다. 하지만 본인만의 확고한 소신도 있고, 생각도 깊다. 극중 강민아는 세빛고 1학년 박다미 역을 맡아 짧지 않은 분량에서도 통통 튀는 자신만의 매력을 발산해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어냈다. 실제 고등학생으로서 고등학생 연기가 수월했느냐 묻자 그는 “그래도 아직 다니고 있으니 아마도 제일 유리하지 않았을까 싶다”며 웃어보였다.


◆ 박다미와 윤미도 사이


“치어리딩 부원들중 1학년 역할이 많지 않았어요. 그래서 다미는 머리에 리본도 달고 더 활기차 보일 수 있게 했어요. 또 발랄한 성격이긴 하지만 남이 건드렸을 때 못 참는 다혈질 느낌으로 가라앉지 않고 통통 튈 수 있도록 표현했어요.”

‘발칙하게 고고’ 속 귀여운 댄스 부원 박다미와 전작 ‘선암여고의 탐정단’의 탐정단 리더 윤미도를 그려낸 그는 “미도는 고등학생답지 않고 능구렁이 같은 면이 있었다. 자기 스스로 참고 숨기는 부분들이 있었다면, 다미는 찡찡대고 다른 사람에 기대려하는 부분이 많았다. 속에 꿍하게 담고 있지 못해서 필터 거치지 않고 말하는 애였다”고 이야기했다.

고등학생 두 캐릭터를 전혀 다르게 표현해낸 것에 대해 강민아는 “캐릭터가 겹치지 않아 운이 좋았다”고 전하며 겸손함을 더했다. 강민아의 활기찬 목소리에는 박다미가 있었지만 그의 목소리로 전하는 말의 깊이에는 윤미도가 있었다. 너무 발랄해 어디로 튈지 짐작이 안가는 다미와 의리 있고 속 깊은 미도 중 실제 그와 더 비슷한 캐릭터는 무엇일까.

“제가 연기를 하는 거니까 다 저의 모습에서 나눠져 들어있는 것 같아요. 다른 분들이 보시기에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저는 딱 그 중간 정도? 참을 수 있는 건 되도록 참고, 못 참겠는 건 확 풀어낼 줄 알고. 예전에는 다미 쪽에 더 가까워서 참아야 할 때도 말을 했던 적이 있어요. 지금은 참는 게 좋을 때도 있는 걸 느껴요. 그래서 딱 중간으로 할게요(웃음).”


강민아는 SNS에서도 팔로워가 어마어마하다. 그가 올리는 동영상, 사진 하나, 멘트 하나하나 센스와 위트가 넘친다. 업데이트도 자주 하고, 그만큼 팔로워들의 반응도 넘쳐난다. 강민아는 SNS로 다른 사람들과 일상을 공유하고, 팬들과도 스스럼없이 소통하기 좋아하는 활발한 고등학생이었다.

“한 팬 분이 배우는 행사도 많이 없고, 실질적으로 많이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없다고 하는 말을 들었어요. 팬분들 입장을 들어보니 답답할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SNS를 시작했어요. 하다 보니 저도 즐기게 됐지만(웃음). 셀카도 일부러 ‘팬분들 보여드려야지’하면서 찍을 때도 많고, 제가 뭐하는지 팬분들이 궁금해 하실까봐 자주 업데이트를 하게 됐어요. 그러다 보니 구경 할 게 많아져서 찾아들 오시는 것 같아요. 시작한 의도는 그런 게 아니었는데 어느새 제가 더 즐기고 있어요.”

팬들과도 친구처럼 편하게 대하고, 채팅하며 어울리는 게 재밌다던 그가 “팬분들은 너무 칭찬만 해주신다. 좋은 쪽으로 칭찬만 해주셔서 그것만 보고 저를 판단하면 안 되는데 큰일 났다”며 장난스럽게 웃어 보일 때는 또래 친구들과 다를 바 없는 영락없는 십대 소녀였다. 원래대로라면 또래 친구들처럼 수능을 치렀을 그는, 연기에 집중한다는 이유로 수능을 보지 않았다. 학업에 대한 욕심은 없을까.

“사실 저도 고민을 정말 많이 했어요. 연기를 더 배우고 싶기는 하지만 딱 수시기간이랑 드라마랑 겹쳤어요. 하려면 할 수도 있는데, 수시도 준비를 안 해갈 수는 없잖아요. 드라마도 준비해야 할 게 있고. 그렇게 되면 둘 다 흐지부지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연기에 욕심이 없는 건 아니지만 여유가 있을 때 제대로 준비해서 가고 싶어요.”

강민아와 중간 중간 대화를 나눌 때 나오는 웃음과, 소소한 일화들에 ‘센스 있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장난치고, 친구들과 어울려 놀기 좋아하는 털털함 또한 갖고 있는 그가 연기를 대할때의 태도는 진지하고 또 진지했다.


◆ 배우 강민아로 바로 서기, 이제부터 시작


앞서 “평생 연기 하고 싶다”고 말했던 적이 있을 만큼 연기에 대한 욕심이 상당하다. 연극배우였던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아역배우로 네 살 부터 일곱 살까지 활동한 게 그의 첫 연기의 시작이었다.

“그때는 제 의지가 아니고 엄마 손에 이끌려 다닌 거였어요. 어렸을 때는 숫기가 없어서 부끄럽기도 하고, 많이 무서웠어요. 그래서 엄마한테 솔직하게 말하고 중간에 쉬게 됐어요. 그런데 그 어릴 적에 했던 기억이 남아 있었나 봐요. 그래서 초등학교 6학년쯤 엄마한테 다시 얘기했어요. 처음엔 엄마도 ‘겉멋 들어서 그런 걸 수도 있다’고 이야기하셨는데, 정말 너무 연기가 하고 싶더라고요. 결국 엄마도 받아들이셨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어요. 단편영화도 많이 찍고, 주어지는 대로 다 해보면서 천천히 다시 시작했어요.”

강민아는 젊다고 하기도 민망한 아주 어렸을 시절부터 연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자의가 아닌 타의로 시작한 일이기에, 또 어리고 무서운 마음에 그만두게 됐다. 자라면서 그 일을, 다시 연기를 하고 싶게 만든 지점이 분명히 있었을 터. 배우라는 직업을 계속 하고 싶게 만드는 매력과 원동력은 무엇일까.

“다른 배우 언니, 오빠들이랑도 많이 하는 얘기에요. 추울 땐 춥고 더울 땐 더운 직업이라고, 배우가 마냥 고상한 직업은 아닌 것 같다고. 모든 직업이 그렇겠지만 보여 지는 것 보다는 화려한 직업은 아닌 것 같아요. 현장에서도 힘든 부분들이 많고, 잠도 못자고 스트레스 받을 때도 있어요. 그런데 이렇게 힘들면 일하기 싫을 법도 한데 일주일만 쉬면 몸이 너무 근질거려요.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를 찍으면서 황정민 삼촌이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고 재밌게 해야 돼’라고 해주셨어요. 그 말씀이 너무 와 닿았어요. 답답하고 그럴 때 이 말을 생각해요. 제가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인데 재밌게 해야죠(웃음).”

2015년의 강민아는 누군가의 아역이 아닌, 뚜렷한 고등학생 캐릭터로 바로 섰다. 이제 곧 성인 연기자로서 바로 서게 될 그는 “어둡고 딥한 장르나 악역을 해보고 싶다. 장르불문 다 좋아하긴 하지만 로맨틱 코미디보다는 스릴러가 좋다. 또 고난이 있는 캐릭터를 맡아 좀 더 연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를 꼽았다. 귀여운 외모로 전하는 의외의 답이었다. 이러한 의외성도 앞으로 20대 여배우로서 강민아 만이 보여줄 수 있는 매력 포인트가 될 것이다.

“조금 더 제 자신이 얌전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은 하지만 제가 ‘어떻게 해봐야지, 이렇게 보이려고 해야지’ 노력해도 결국엔 저로 돌아가더라고요. 그저 하는 거 열심히 하면 매력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 새로운 시작점, 좋은 출발


그는 이제 곧 스무 살을 맞이한다. 강민아는 “스무 살이 돼도 똑같을 것 같다”고 성숙한 생각을 전하기도. 31일에서 하루를 더 지낸다고 해서 달라지는 게 없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십대에서 이십대로의 변화를 맞이할 그가 기대하는 모습은 무미건조하지 않았다. 지나온 십대를 회상하며, 또 앞으로의 이십대를 기대하며 강민아는 또 다시 진지함을 드러냈다.

“일반 고등학교에서 즐길 수 있던 것 들을 많이 즐기지는 못 했어요. 수학여행 갈 때 못 간적도 있고, 학교를 매일 나가진 못하다 보니까 친구들의 관심사에 같이 빠져들지 못한 것 같아요. 그래도 제 또래 연습생친구들 보다는 학교생활을 많이 누린 것 같아요.(웃음) 정말 하루 종일 연습을 하고, 학교도 더 많이 못나오더라고요. 저는 딱 가운데에 있던 것 같아요. 학교생활도 조금씩 즐기면서 하고 싶은 일도 하고. 다시 돌아가서 어렸을 때부터 연기하라고 한다면 또 할 것 같아요. 일찍 시작해서 얻어진 게 많다는 걸 알아 감사하기도 하고요.”

“올해는 저한테 새로운 시작점이었던 것 같아요. 첫 주연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연기를 했던 것도 ‘선암여고 탐정단’이 처음이었어요. 또 처음부터 끝까지 같이 촬영을 해서 끝낸 두 번째 작품이 ‘발칙하게 고고’거든요. 좋은 쪽으로 시작을 열었다고 생각해요. 이 기세를 쭉 이어서 좋은 작품을 만나 계속 하다보면 좋은 연기자가 돼 있을 거라고 저 스스로 세뇌를 시키고 있어요(웃음).”

강민아는 ‘선암여고 탐정단’으로 첫 주연도 맡았고, ‘발칙하게 고고’의 감초 역할까지 소화하며 바쁜 한해를 지냈다. 그 어느 때보다 뜻 깊었을 올해를 지나 앞으로 보여줄 20대 배우로서의 강민아는 어떤 모습일까.

“딱 ‘이렇게 되겠습니다’ 하는 건 없어요. 그저 안보이면 보고 싶고, 없으면 허전한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오랜 공백기를 가지게 될 경우가 생긴다 하더라도 대중들이 ‘걔는 요즘 뭐해?’ 근황을 물을 수 있는 없으면 허전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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