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2015 bnt결산-공연] 재공-웹툰-아이돌 등, 무대 건너 전해온 반가운 이야기

2015-12-27 14:46:55

[bnt뉴스 이승현 인턴기자] 2015년 공연계는 시작부터 다사다난했다. 올해 초 메르스의 여파로 극장을 찾는 관객들의 발걸음이 뜸해졌다. 극장은 방역에 힘쓰며 관객들을 안심시켰고 막은 계속해서 올랐다. 이는 하반기에 들어서며 점점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올해 뮤지컬은 초연 62작품, 재연 110작품, 오픈런 15작품으로 총 187작품이 올랐고 연극은 ‘옥탑방고양이’ ‘작업의 정석’ ‘라이어’ ‘보잉보잉’ 등 오랫동안 꾸준히 사랑을 받아온 작품부터 ‘연극열전 시리즈’ ‘김수로 프로젝트’ 등 규모가 큰 작품까지 수많은 극이 무대에 올랐다.

때때로 새로운 것에 대한 낯선 즐거움보다 익숙한 것에 대한 편안함이 좋을 때가 있다. 어쩌면 2015년 공연계는 낯선 즐거움보다 익숙함이라는 키워드가 작용하진 않았을까. 초연 작품보다 재연 작품이 2배 가까이 많았고 평소 자주 만나던 배우들이 연출로 변신을 꾀했다. 그 외에도 평소 만나기 어려웠던 아이돌들이 무대에 올라 반가운 인사를 건넸다. 2015년 공연계가 건넨 반가운 이야기들을 살펴보자.

① 지난번에 봤던 그 공연, 업그레이드 돼서 또 왔다

2015년 뮤지컬 초연 작품은 62개, 재연은 110개로 재연작이 초연작의 배에 가깝다.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로빈훗’ ‘파리넬리’ ‘로기수’ ‘쓰루더도어’ ‘데스노트’ ‘체스’ ‘곤더버스커’ 등 상반기 초연작들이 포문을 열었지만 메르스 발생 뒤 그 타격은 인파가 몰리는 공연장의 문턱을 쉽게 넘어 들어왔다.

적게는 수십 명, 많게는 천여 명이 모이는 공연장은 전염이 쉬운 메르스 방역에 더욱 힘썼다. 그렇지만 관객들의 발걸음은 쉽사리 되돌아오지 않았다. 공연장에 오기를 망설이는 관객들에게 가장 좋은 건 낯선 작품이 아닌 익숙한 작품일 터. 메르스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된 하반기에 들어서며 재연 작품들이 대거 쏟아지기 시작했다.

뮤지컬 ‘명성황후’ ‘맨오브라만차’ ‘형제는 용감했다’ ‘머더발라드’ ‘위대한 캣츠비’ ‘베르테르’ ‘시카고’ ‘프랑켄슈타인’ ‘레미제라블’ ‘넥스트투노멀’ 등 뮤지컬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품들이 대거 재공연을 알리며 관객들의 발걸음을 돌렸다.


10주년 기념 ‘맨오브라만차’는 스페인 어느 지하 감옥 신성모독죄로 감옥에 끌려온 세르반테스가 죄수들과 함께 감옥 안에서 즉흥극을 벌이며 벌어지는 일을 그리고 있다. 꾸준히 이어져 온 극찬과 함께 배우 조승우, 류정한, 전미도, 린아, 정상훈, 김호영 등이 출연하며 발걸음을 잡았다.

15주년 기념 ‘베르테르’는 한 남자의 지고지순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조승우, 엄기준, 그룹 슈퍼주니어 멤버 규현, 전미도, 이지혜 등이 극을 빛내고 있다. 20주년 기념 ‘명성황후’는 조선시대 실존했던 명성황후의 이야기를 각색한 뮤지컬로 김소현, 신영숙을 앞세웠다. 이어 민영기, 이희정, 김법래 등 막강한 라인업을 갖췄다.


이외에도 ‘시카고’는 인기와 명성을 쫓는 두 여죄수의 이야기로 배우 최정원, 아이비, 이종혁 등이 무대에 오른다. ‘프랑켄슈타인’은 신이 되려 했던 인간과 그런 인간을 동경했던 괴물. 괴물의 애증의 복수극을 담고 있다. 유준상, 박건형, 전동석, 박은택, 한지상, 최우혁, 서지영, 안시하 등이 이름을 올렸다.

빵을 훔쳐 19년간 감옥에 있던 장발장의 기구한 인생을 담은 ‘레미제라블’에는 배우 정성화, 양준모, 김준현, 김우형, 조정은 등이 함께 한다. 겉으로는 평범해보이지만 상처가 많은 가족의 노력이 담긴 ‘넥스트투노멀’에는 박칼린, 정영주, 남경주, 이정열, 최재림, 서경수 등이 무대에 올라 관객들의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② 웹툰, 어디까지 변신할거니?


드라마와 영화에서 자주 볼 수 있던 웹툰 원작이라는 표현이 이제는 공연 시장에서도 모습을 많이 비추고 있다. 강풀 작가의 ‘바보’ ‘그대를 사랑합니다’ 하일권 작가의 ‘삼봉이발소’ ‘안나라수마나라’ 등 다양한 작품들이 공연화 돼 무대 위에 올랐다.

한동안 잠잠하다 싶었던 웹툰의 공연 시장 진출은 2015년에 들어서며 다시금 불씨를 키우기 시작한다. 주호진 작가의 웹툰 ‘신과 함께’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신과 함께’가 7월1일부터 12일까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진행됐다.

‘신과 함께’는 저승과 이승을 배경으로 저승의 국선 변호사 진기한이 해결하는 두 가지 사건을 유기적으로 풀어냈다. 배우 김다현, 박영수, 송용진, 조풍래, 김도빈 등이 무대에 올랐으며 ‘만화를 찢고 나온 무대’라는 호평을 받았다.

주호진 작가의 또 다른 웹툰 ‘무한동력’도 뮤지컬로 제작돼 무대에 올랐다. 배우 박희순이 연출을 맡아 이목을 집중 시켰던 ‘무한동력’은 9월4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티오엠 1관에서 막을 올렸으며 2016년 1월3일 막을 내린다.

뮤지컬 ‘무한동력’은 녹록하지 않은 현실을 헤쳐 나가는 청춘들의 모습을 유쾌하고 감동적으로 담고 있는 작품으로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하숙집 주인, 취업 준비생, 공무원 고시생, 고3, 아르바이트 생 등의 현실과 꿈에 대한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배우 박영수, 박정원, 이상이, 김태한, 이한밀 등이 출연한다.

여기에 강도하 작가의 ‘위대한 캣츠비’가 ‘위대한 캣츠비 리부트(RE:BOOT)’라는 이름으로 다시 돌아왔다. 11월7일부터 2016년 1월31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배우 정동화, 강기둥, 그룹 비스트 멤버 손동운, 이병준, 유주혜, 다나, 선우 등이 무대에 오른다.

‘위대한 캣츠비 리부트’는 20대 청춘의 현실적인 고뇌, 사랑에 대한 미련과 집착을 뮤지컬적 언어와 무대적 상상력으로 풀어낸다. 아름다워 보이는 청춘의 이면을 지독하게 아픈 순정으로 드러내며 많은 20대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아울러 웹툰 원작 영화로 흥행몰이에 성공했던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뮤지컬로 제작된다고 알려지며 많은 웹툰, 영화, 뮤지컬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2016년 2월 개막을 앞두고 있다. 이미 공개된 웹툰이나 영화와는 어떤 다른 매력을 보여줄 지 기대감을 갖게 한다.

③ 어느 무대에 오르든 아이돌의 변신은 무죄

지난 2003년 걸그룹 S.E.S 출신 바다가 아이돌 가수로는 처음으로 뮤지컬 시장에 진출했다. 그 후 핑클 출신 옥주현과 나란히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그들을 따라 많은 아이돌들이 뮤지컬 시장에 관심을 갖고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후 그 수는 점차 증가해 2015년 31명의 아이돌이 콘서트가 아닌 공연 무대에 올라 관객들과 만났다.

불과 10년 전만해도 비(非)뮤지컬 배우에 대한 관객들의 배척은 심했으며 인식 역시 좋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들은 기존에 가지고 있던 가창력에 연기력을 더하며 뮤지컬 배우로 계속해서 성장해갔고, 그들을 따라 온 팬층은 뮤지컬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러한 변화된 반응에 답하기라도 하듯 2015년 역시 많은 아이돌들이 극장에 올랐다. 상반기 뮤지컬 ‘드림걸즈’ ‘덕혜옹주’에 각각 걸그룹 베스티 멤버 유지, 크레용팝 멤버 초아가 출연해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 또한 그룹 보이프렌드 멤버 동현은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로 첫 공연 무대에 도전했다. 이어 뮤지컬 ‘총각네 야채가게’에 연달아 참여하며 뮤지컬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 앞으로 그의 공연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외에도 그룹 2AM 멤버 이창민은 뮤지컬 ‘오디션’ ‘고래고래’에 라인업을 올리며 공연 활동을 꾸준히 지속했고 SS501 멤버 김규종과 크레용팝 멤버 웨이는 20주년을 맞이한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에 출연해 작품을 빛냈다.

그룹 슈퍼주니어 멤버 려욱은 이중에서도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였다. 2월 뮤지컬 ‘아가사’를 시작으로 6월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 11월 연극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이하 ‘한밤개’)까지 려욱은 올 한해 가장 활발하게 공연활동에 참여한 아이돌. 아이돌 출신으로 노래가 없는 연극에 출연을 결심하기 분명 쉽지 않았을 터. 려욱은 ‘한밤개’ 프레스콜 당시 “이 작품을 해내지 못하면 아무 것도 못할 것 같았다”고 말하며 공연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위에 언급한 이들에 이어 또 다른 아이돌들의 뮤지컬 활약상을 살펴봤다. 배열은 개막일 순으로 정리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1월8일부터 2월1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걸그룹 소녀시대 멤버 서현이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초연에 스칼렛 오하라 역으로 올랐다. 극은 미국 남북전쟁 시기 남부 대농장을 배경으로 농장주 딸 스칼렛 오하라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노래한다. ‘해를 품은 달’에 이어 두 번째 뮤지컬 도전이었던 서현은 통통 튀는 매력으로 상대역 배우 김법래, 주진모, 임태경과 좋은 호흡을 맞추며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로빈훗’ (1월23일부터 3월29일) 디큐브아트센터
그룹 슈퍼주니어 멤버 규현, 천상지희 더 그레이스 멤버 다나, 비스트 멤버 양요섭이 뮤지컬 ‘로빈훗’ 초연 무대에 올랐다. 규현과 양요섭은 왕좌를 되찾기 위해 로빈훗의 도움을 받아 고군분투하는 필립 왕세자 역을 맡았으며 다나는 필립 왕세자와 풋풋한 연심을 나누는 왈가닥 소녀 조이 역을 맡았다. 세 사람 모두 오랜 시간 뮤지컬에 도전해오며 실력을 쌓아 아이돌이라는 편견을 깨며 호평을 받았다. 4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성남아트센터에서 진행된 앙코르 공연에 규현과 다나가 다시금 참여해 감동을 이어갔다.

‘체스’ (6월19일부터 7월19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뮤지컬 ‘체스’는 그룹 B1A4 멤버 신우, 빅스 멤버 켄, 샤이니 멤버 키, 2AM 멤버 조권이 러시아 체제 속에서 자유를 잃고 새로운 세계와 사랑을 꿈꾸는 비운의 체스 챔피언 아나톨리 역을 맡아 많은 이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신우와 켄의 첫 뮤지컬 도전작 임에도 안정적인 연기력을 보여준다는 점에 많은 호평이 줄을 이었다.

‘데스노트’ (6월20일부터 8월15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그룹 JYJ 멤버 김준수가 뮤지컬 ‘데스노트’에서 천재 추리소년 엘(L) 역을 원캐스트로 맡았다. 지난 2010년 이후 꾸준히 매년 한두 작품씩 참여하고 있는 김준수는 ‘데스노트’에서 배우 홍광호, 정선아, 박혜나, 강홍석 등과 원활한 호흡을 맞췄다. 이번 작품에서도 연기력과 가창력, 표현력 등 뮤지컬배우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다졌다.


‘맨오브라만차’ (7월30일부터 11월1일) 디큐브아트센터
걸그룹 천상지희 더 그레이스 멤버 린아가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한국초연 10주년 기념 공연에 올랐다. 린아는 극중 돈키호테의 환상 속에서는 아름다운 레이디 둘시네아지만 현실은 여관의 하녀인 알돈자 역을 맡았다. 그는 지난해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배우 류정한, 조승우와 무대에 올라 자연스러운 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인 더 하이츠’ (9월4일부터 11월22일)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
뮤지컬 ‘인 더 하이츠’는 그룹 인피니트 멤버 장동우와 김성규, 샤이니 멤버 키, 엑소 멤버 첸, 에프엑스 멤버 루나가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며 올 한해 가장 많은 아이돌이 출연한 뮤지컬에 등극했다. ‘인 더 하이츠’는 이민자들의 애환이 담긴 삶과 꿈을 랩, 힙합, 라틴음악으로 표현한 브로드웨이 작품으로 기존 뮤지컬 장르에서 시도되지 않았던 랩과 힙합, 스트릿 댄스를 선보인다. 이미 무대에 많이 올라본 키와 루나를 비롯해 새롭게 뮤지컬에 도전하는 장동우, 김성규, 첸의 모습은 많은 뮤지컬 팬들에게 신선함을 선사했다는 후문이다.

‘신데렐라’ (9월12일부터 11월8일) 충무아트홀 대극장
기존에 알려진 동화 ‘신데렐라’를 각색한 뮤지컬 ‘신데렐라’에 그룹 비스트 멤버 양요섭, 빅스 멤버 켄, B1A4멤버 산들, 에프터스쿨 출신 가희가 출연했다. 이 외에도 가수 윤하와 백아연이 출연했다. 양요섭과 켄, 산들은 극중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자신이 가야 할 길을 고민하며 성장하는 크리스토퍼 왕자 역을 맡았다. 윤하와 백아연은 신데렐라 역을, 가희는 소심하고 우유부단하지만 사랑 앞에서는 강해지는 첫째 새언니 가브리엘 역을 맡았다. 각양각색의 매력으로 신데렐라의 동화 같은 이야기에 잘 스며들었다는 평이다.

‘위대한 캣츠비 리부트(RE:BOOT)’ (11월7일부터 2016년 1월31일) 유니플렉스 1관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 리부트(RE:BOOT)’에는 걸그룹 천상지희 더 그레이스 멤버 다나와 그룹 비스트 멤버 손동운이 함께 출연한다. 강도하 작가의 웹툰 ‘위대한 캣츠비’를 뮤지컬화한 작품으로 손동운은 사랑에 지고지순한 캣츠비 역을 맡았고 다나는 순수한 사랑을 표현하는 선 역을 맡아 무대에 올랐다. 오랜만에 무대에 올랐음에도 안정적인 연기를 펼치고 있는 손동운과 꾸준히 페이스를 유지하며 무대에 오르고 있는 다나에게 깊은 신뢰감이 쌓이고 있다는 후문.


‘베르테르’ (11월10일부터 2016년 1월10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그룹 슈퍼주니어 멤버 규현은 연말을 맞아 뮤지컬 ‘베르테르’ 15주년 기념 공연으로 극장을 찾았다. 배우 엄기준, 조승우와 함께 롯데를 향한 순수한 사랑을 불태우는 베르테르 역을 맡아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전하고 있다. 그의 상대 캐릭터인 롯데 역에는 배우 전미도와 이지혜가 이름을 올려 열연을 펼친다.

‘머더발라드’ (11월21일부터 2016년 2월6일)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
걸그룹 에프터스쿨 출신 가희가 뮤지컬 ‘머더발라드’에 출연해 결혼 후 무료한 일상에 지쳐 옛 연인과 불륜에 빠지는 세라 역을 맡았다. 가희의 파트너인 옛 연인 탐 역에는 밴드 몽니 멤버 김신의, 배우 강태을, 그룹 파란 출신 배우 주종혁이 출연해 합을 맞춘다. 여러 무대에 오른 적은 있지만 가희의 송스루 뮤지컬 도전은 처음. 평은 합격점을 넘었다.

‘오케피’ (12월18일부터 2016년 2월28일) LG아트센터
걸그룹 천상지희 더 그레이스 멤버 린아가 뮤지컬 ‘오케피’로 2015년을 마무리한다. ‘오케피’는 배우 황정민의 두 번째 연출작으로도 유명세를 치루고 있는 바. 린아는 극중 아름다운 얼굴과 마성의 매력으로 오케스트라의 모든 남자들의 마음을 훔치는 하프 연주자 역을 맡았다. 배우 윤공주와 더블 캐스팅 됐으며 지금까지 보여줬던 이미지들과는 조금 다른 코믹한 모습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④ 매니지먼트사, 이제는 공연제작사라고 불러다오


대형 매니지먼트사들이 공연 제작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사실 이러한 행보는 지난 2000년대 후반에도 있던 터. 이제야 그 모습이 갖춰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008년 공연, 뮤지컬 종합사 SM아트컴퍼니를 설립했다. ‘제너두’ ‘동키쇼’ ‘비지트’의 작품을 제작 혹은 주최하며 공연시장 진출을 알린 바 있다. 이어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는 다시 한 번 뮤지컬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SM아트컴퍼니가 따로 제작사를 만든 것이라면 SM C&C는 SM엔터테인먼트의 공연 분야 사업 확장이라고 볼 수 있다.

SM C&C는 9월4일부터 11월22일까지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뮤지컬 ‘인 더 하이츠’를 진행했다. ‘인 더 하이츠’에는 SM엔터테인먼트와 SM C&C 계열의 아이돌 샤이니, 엑소, 에프엑스, 인피니트 멤버를 대거 출연시키며 많은 국내외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미 오래 전부터 대학로를 비롯한 다양한 공연장을 보유하고 있고 새로운 시도를 겁내지 않는 SM이 앞으로 어떠한 행보로 공연계에 다가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 외에도 씨제스엔터테인먼트가 무서운 기세로 공연계에 뿌리 내리고 있다. 김준수의 소속사인 씨제스엔터테인먼트는 지금까지 김준수가 출연하던 작품에 투자사로 참여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씨제스컬처라는 이름 아래 본격적으로 제작 활동에 나선다. 씨제스컬처는 씨제스엔터테인먼트가 자회사 형태로 설립한 공연제작사로 김준수를 비롯해 배우 정선아, 이창용, 한선천, 강홍석, 진태화가 소속돼있다.

씨제스컬처의 첫 자체 제작 작품은 뮤지컬 ‘데스노트’. 6월20일부터 8월15일까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성남아트센터에서 공연된 ‘데스노트’에는 자회사 소속 배우인 김준수, 정선아, 강홍석이 원캐스트로 출연했다. 국내 초연 작품에 공연장도 서울이 아닌 성남. 흥행에 비교적 열악한 조건이었음에도 우려와 달리 작품은 암표거래로 인해 티켓 배송을 중지할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다. 또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는 물론 작품성까지 인정받았다.

이제 씨제스컬처의 가장 큰 숙제는 모두가 인정하듯 현재 가장 막강한 티켓파워를 가진 김준수의 부재다. 사실 김준수는 그 자체로 어느 작품에서건 인정받고 있는 뮤지컬 배우. 작품의 질도 중요하지만 그 작품을 잘 소화해낼 배우 라인업도 뮤지컬에서는 무시하지 못할 요소다. 그렇기에 김준수가 군복무를 위해 자리를 비우게 됐을 때 생길 여파를 현명하게 대비해야 할 것이다.

이 외에도 배우 옥주현, 김무열이 소속된 포트럭은 프레인TPC의 자회사. 프레인TPC는 최근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에 투자하며 뮤지컬 시장에 이름을 올렸다. 뿐만 아니라 뮤지컬헤븐 박용호 대표를 뮤지컬 부문 프로듀서로 영입해 그가 기획하는 작품에 힘을 쏟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박용호 대표는 이달 16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두산아트센터에서 ‘넥스트 투 노멀’의 막을 성공적으로 올렸다. 관계자에 따르면 ‘넥스트 투 노멀’에 이어 뮤지컬 ‘쓰릴미’까지 선보일 예정이라고 하니 프레인TPC가 뮤지컬 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주게 될 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사실 이들이 본격적으로 제작자라는 타이틀을 달고 공연 시장에 등장한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이들이 사전에 긴 준비 기간을 가지고 옆에서 봐왔다고 할지라도 백 번 보는 것과 한 번 해보는 것은 큰 차이가 있을 터. 이제 막 걸음마를 뗀 그들이 보여줄 무궁무진한 공연에 많은 공연 팬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⑤ 배우들이 무대 밑으로 내려갔다…이게 진짜 ‘프로듀사’


서당 개도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 무대 위에서 긴 시간 호흡해 온 배우들이 이제 무대 밖에서 연출로 작품과 함께 한다. 극의 가장 기본인 연출. 올해는 유독 배우들의 연출 활약상이 눈에 띈다. 우선 배우 김수로의 김수로프로젝트는 지난 2011년부터 시작된 공연 연작 프로젝트로 연극, 뮤지컬, 음악극 등 장르의 구분이 없다.

김수로는 지난 2011년부터 오픈런으로 진행 중인 연극 ‘발칙한 로맨스’부터 올해 개막해 이미 막을 내린 음악극 ‘유럽블로그’, 연극 ‘발레선수’ ‘친정엄마’ ‘데스트랩’ ‘택시드리벌’, 뮤지컬 ‘아가사’ ‘고래고래’에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또한 11월21일부터 2016년 2월6일까지 서울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머더 발라드’, 2016년 1월31일까지 공연하는 연극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 2016년 2월28일까지 공연하는 음악극 ‘밀당의 탄생’까지 프로듀서로 참여해 김수로 프로젝트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또 배우 황정민은 오랜만에 스크린이 아닌 무대에 올라 관객들과 만난다. 뮤지컬 ‘오케피’는 2016년 2월28일까지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그중 황정민은 연출과 출연을 동시에 하며 ‘오케피’를 즐길 예정이다. 황정민은 배우 오만석과 함께 극중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컨덕터 역을 맡아 극의 주된 흐름을 이끌어간다. ‘오케피’는 황정민이 두 번째로 맡은 연출작으로 5년이라는 긴 준비 과정을 거쳤다고 알려지며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영화로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황정민의 오랜만의 무대 복귀 소식이 출연 뿐 아니라 연출까지 곁들여져 막이 올랐음에도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배우 박희순은 뮤지컬 ‘무한동력’으로 첫 연출을 알렸다. 주호민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무한동력’은 2016년 1월3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티오엠 1관에서 공연된다. 배우 박영수, 박정원, 이상이, 김태한, 이한밀 등이 출연해 녹록치 않은 현실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다. 박희순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 작품을 통해 ‘꿈’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응답하듯 많은 젊은 세대들은 ‘무한동력’에 큰 호평을 보내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어 배우 오만석은 연극 ‘트루웨스트’의 연출을 맡았다. 지난 2010년 국내 초연 당시 방랑자 리 역으로 사랑받았던 오만석이 연출로 돌아온 것. ‘트루웨스트’는 두 형제가 서로의 삶에 대한 동경과 진짜 인생을 찾으려는 이야기다. 당시 출연했던 한 배우는 어느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오만석이 배우이다 보니 배우가 느끼는 감정과 정서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었다”고 그의 연출력에 대해 말했다. 오만석은 2016년 다시 한 번 ‘트루웨스트’의 연출을 맡는다고 알려지며 많은 연극 팬들의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⑥ 브라운관에서 만나니 더 반갑구만 반가워요


많은 뮤지컬 배우들이 무대를 떠나 브라운관과 스크린에 새로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이들은 왜 무대를 떠나 새로운 시장에 도전하고 있을까? 몇 가지 이유가 있을텐데 그 중 하나는 3사 방송국을 비롯해 JTBC, tvN 등 새로운 드라마 콘텐츠를 만드는 채널이 증가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브라운관과 스크린에는 새로운 얼굴이 필요했고 연기력이 밑바탕에 깔려있는 무대 출신 배우들이 각광 받는 이유 중 하나일 터. 많은 사람들 앞에서 라이브로 열연을 펼친 경험이 있는 무대 출신 배우들의 카메라 앞 나들이는 여럿에게 반가운 소식이 되곤 한다.

최근 방영중인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에서 극중 선우, 진주 엄마 역을 맡은 배우 김선영(김선영 역), 성동일네 삼남매 중 막내 역을 맡은 최성원(성노을 역)이 출연해 어색함 없는 연기력을 선보이며 활약하고 있다.

또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신경수)에는 여진족 출신이나 전장에서 만난 이성계(천호진)에게 반해 그와 의형제를 맺고 동고동락하는 이지란 역을 맡은 배우 박해수를 비롯해 장승조, 전성우가 출연했다. MBC 월화드라마 ‘화려한 유혹’(극본 손영목 차이영, 연출 김상협 김희원)에는 배우 김법래가 극중 강석현(정진영)의 아들로 나와 아버지의 지역구를 물려받아 국회의원이 되지만 비리로 국회의원직을 잃어 재기를 꿈꾸는 강일도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 종영한 드라마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에서는 배우 최재웅(아가씨 역), 우현주(경순 역)으로 출연했다. 이어 ‘오 나의 귀신님’에는 배우 이정은(서빙고 보살 역), 최민철(조동철 역), 오의식(최지웅 역)이 출연해 열연을 펼친 바 있다. 이정은은 ‘송곳’에도 출연해 야채청과 직원 역을 맡아 눈길을 끌었으며 배우 배해선은 ‘용팔이’에서 김태희 전담 간호사인 황 간호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쳐 호평을 받았다.

이들은 최근에도 계속 무대에도 모습을 보이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무대와 브라운관을 활보하며 점차 활동반경을 넓혀가는 그들이 보여줄 명품 연기가 계속해서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사진제공: CJ E&M, 충무아트홀, 샘컴퍼니, 프레인TPC, 우란문화재단, 악어컴퍼니, 아시아브릿지컨텐츠, 오디뮤지컬컴퍼니, 신시컴퍼니, 레미제라블코리아, 고도예술기획, 엠뮤지컬아트, 서울예술단, 와이디뮤지컬컴퍼니, 에이치제이컬쳐, 로기수문화산업전문회사, 오픈런뮤지컬컴퍼니, 사진출처: tvN ‘응답하라 1988’ ‘오 나의 귀신님’, SBS ‘용팔이’ ‘육룡이 나르샤’ ‘마을-아치아라의 비밀’, MBC ‘화려한 유혹’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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