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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대박’ 장근석, 한국판 ‘레버넌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네

2016-04-14 09:51:35

[bnt뉴스 김희경 기자] 장근석이 보여주고 있는 대길이라는 극한 직업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맞고 뛰는 모습은 물론 호랑이의 습격과 갯벌과 똥통에 빠지고, 생뱀과 날꽃게를 거칠게 뜯어먹는 모습에서는 그간 장근석이 보여준 이미지와는 확연히 달랐다. 마치 영화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속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같은 열연에 시청자들은 뜨거운 박수를 건네지 않을 수 없다.

4월12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대박’(극본 권순규, 연출 남건)에서는 이인좌(전광렬)에게칼을 맞아 벼랑에서 떨어진 대길(장근석)이 물에 휩쓸려 홍매에게 발견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앞서 대길에게 위협받은 바 있던 홍매는 자신에게 “누구냐”고 묻는 모습에 묘한 표정을 짓더니 아귀(김뢰하)에게 찾아가 다섯 냥에 그를 판다. 홍매는 “한양 땅에 밟게 하면 안된다. 눈이 동태가 될 때까지 소금밭에 굴려라”고 말하며 그의 기억이 돌아오지 못하게 당부했다.

아귀는 사람을 불러 대길의 상태를 보던 중 입 안에 삼켜둔 동전을 찾아낸다. 이를 보던 아귀의 노예 서림(김가은)은 동전을 잽싸게 주웠다. 이후 눈을 뜬 대길과 마주한 서림은 그에게 살가운 태도를 보였다. 대길은 몸을 움직이려 했으나 옴짝달싹 할 수 없는 사실에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이후 대길은 몇 번이고 자신의 몸을 움직이려 애썼고, 다음날 겨우 지팡이를 짚고 일어난 그는 어렵게 사지를 움직일 수 있었다. 바깥으로 나온 대길은 “아귀는 멀쩡한 사람도 반병신으로 만든다. 각별히 조심해라”는 서림의 말에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아귀의 잔혹성은 염전에서부터 본격적으로 포착되기 시작했다. 대길은 염전에서 죽어라 일만 하는 노예들의 모습을 보고 두려움에 어린 표정을 지었고, 서림은 “나는 겨우 20냥으로 팔려왔는데 2년째 일해도 반도 못 갚았다. 일 못 하는 사람들은 팔려가기도 한다. 그래도 저게 낫다. 대부분은 여기서 죽는다, 땡볕에, 매질에 그것도 아니면 굶어 죽는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이때 아귀는 대길을 강제로 끌고가 강제적으로 손에 지장을 찍어 노비 문서를 만들려 했다. 대길은 “날 여기로 부른 사람이 누구냐”며 자신을 팔아넘긴 이의 신상을 찾기 위해 반항했다. 거칠게 노비가 되는 것을 거부하려는 대길에 아귀는 멍석말이로 만신창이로 만든 뒤 감각이 없는 손으로 지장을 찍었다.

이후 몸이 성치 않은 상태에서 일을 하던 대길은 복부에 통증을 호소했으나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작업 환경에 그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일을 했다.


그날 밤 아귀의 참혹함은 그야말로 상상 이상의 모습을 보였다. 노예의 삶을 벗어나려고 했던 한 남자를 부모를 포함해 모든 보는 앞에 세운 그는 칼잡이에게 “죽여서 돼지밥으로 줘라”고 신호했고, 남자는 비참한 죽음을 맞았다. 이를 보던 대길은 아귀의 잔혹성에 살기 어린 눈빛으로 바라봤으나 돌아오는 것은 무기한 굶기였다.

심신이 지친 대길은 나무를 베던 중 눈치를 살피고 인적이 드문 길을 찾아 필사적으로 탈출하려 애썼다. 그는 바닥을 기고 나무를 훑으며 가던 중 호랑이의 흔적을 발견하고, 자신의 앞에서 나무를 베던 김체건(안길강)과 마주한다. 그는 정색한 표정으로 대길을 보고 작게 고갯짓으로 돌아가라 지시했다. 허나 대길은 자신의 옆에 있는 뱀을 발견해 곧장 생 뱀을 손에 들고 뜯어먹기 시작한다. 이를 본 김체건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다시 나무를 베기 시작했다. 살고자 하는 그의 의지를 느꼈으리라.

그날 밤 아귀는 몰래 서림의 침소로 들어가 그를 겁탈하려 했다. 그때 이 소리를 들은 대길은 잠에서 깨게 된다. 그는 아귀를 침소 밖으로 빼내 서림의 손을 잡고 무작정 뛰기 시작했다. 그를 잡으러 가던 그의 일꾼들은 “어차피 호랑이 밥이 될 것”이라며 두 명의 뒷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봤다. 서림은 자신을 버리고 가라며 제 목에 걸린 엽전을 건넸지만, 대길은 “그렇게 구걸해서 어떻게 살 건데? 염전에서 말라비틀어질 때까지 일만 할 거냐. 살아도 같이 살고 죽어도 같이 죽을 거다. 고향에 돌아가지 않을 거냐. 내가 책임지겠다”며 두려움에 떠는 서림에게 믿음을 심어줬다.

대길은 호랑이의 울음소리를 듣고 서림에게 “뒤를 돌아보지 말고 무조건 뛰어라”고 말한 뒤 막대기로 호랑이와 응수하려 했다. 그때 대길은 자신보다 먼저 호랑이를 제압한 김체건이 모습에 경악했다. 그는 “칼 한 자루로 어떻게 호랑이를 잡냐”고 물었고 김체건은 “그러는 넌 몽둥이로 호랑이를 잡으려 했냐”며 “호랑이 기에 눌렸거나 도망이라도 쳤다면 넌 호랑이 밥이 됐을 거다. 이 산엔 저 놈 말고도 호랑이 한 마리가 더 있다. 죽기 싫으면 돌아가라”며 조용히 그를 위협한 뒤 뒤돌아섰다.

서림은 호랑이 사체 앞에서 넋이 나가있는 대길이를 데려왔고, 대길은 곧장 아귀에게 붙잡혀 멍석에 말려 고된 매질을 받았다. 아귀는 “매질로 안 되면 똥 맛을 봐야 쓰겠다”며 변소 안에 그를 집어넣었다. 헛구역질을 하며 기어나온 대길을 본 아귀는 “살고 싶으면 한 마디만 해라. ‘잘못했습니다. 무조건 잘못했습니다’고 해라”며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러나 대길은 그에게 침을 뱉으며 끝까지 반항했다.

아귀는 목에 걸린 대길의 엽전을 입에 물린 뒤 “저승길 노잣돈이다”며 그의 뒤통수를 세차가 갈궜다. 그때 대길은 배 위에서 죽은 자신의 아버지 백만금(이문식)과 자신을 칼로 찔러 벼랑으로 밀어붙인 이인좌의 모습을 기억해냈다. 자신에게 한 냥을 건네주던 연잉군(여진구), 이인좌 등 여러 사람들을 떠올린 대길은 복수심에 타올라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다음 날 갯벌에 파묻힌 대길을 찾아간 김체건은 자신의 앞에 있는 꽃게를 산채로 씹어 먹는 대길에게 “넌 뭐냐”며 끈질긴 그의 생명력에 감탄했다. 꽃게를 집어준 김체건에게 물까지 부탁한 대길은 “우리 내기할까. 내가 죽을지 살지”라며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었다. 이에 김체건은 “살아 남거라”며 뒤돌아섰다. 그때 대길은“난 반드시 살아서 돌아온다”라며 다시 한 번 생존을 각오한다.

갯벌에서 다시 그를 데려온 아귀는 “아직도 눈빛이 살벌하게 살아있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러자 대길은 “입만 살았다. 그래서 별명이 아귀인가”라며 맞받아쳤다. 지치지 않는 대길의 패기에 “팔다리가 부러지고 나서도 그런 말이 나오나 보자. 팔다리를 부수고 살벌한 눈에 불쏘시개로 쑤셔라”며 잔혹함을 드러냈다.


어쩌면 인생의 비탈길을 예감해 두려움을 느낄지도 모르는 대길이었지만 그는 마지막 판을 제안한다. “원하는 게 돈이면 내가 만석꾼 못지않게 벌어주겠다”며 아귀와 투전을 시작한다. 장땡으로 아귀를 제압한 대길은 패를 섞으며 자신의 트릭을 보여줬다. 아귀는 “한양 땅 밟게 하면 안된다”라는 홍매의 말을 상기하면서도 그에게 한 냥의 엽서를 건네준다. 이후 “나와 한양에서 크게 한 패 하는 게 어떠냐”고 묻는 대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아귀는 한양을 가기 전 “딴 마음 먹지 마라”고 말했고, 대길은 “난 똥개다. 엽전 물어다주는 똥개일 뿐이다”며 개 짖는 소리를 지었다. 이에 아귀는 “엽전 물어오는 똥개인지 주인 무는 미친개인지 보면 안다”며 만만치 않은 모습을 보였다.

두 사람이 한양을 찾아갔다는 소식은 홍매의 귀에 그다지 늦게 가지 않았다. 아귀는 “내가 한 말을 한 귀로 흘린 거냐”고 하는 홍매에게 “약속대로 네가 다시 사가라”고 말했다. 이에 홍매는 “500냥에 쟤를 사라고? 오라버니는 나랑 장난하자는 거냐”고 했다. 아귀는 패를 집어 들고 “한 판 어떤가”라며 대길을 걸었다.

아직 기억도 돌아오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홍매는 기꺼이 대결에 응수했고, 대길은 비장한 미소를 지으며 그와 대결을 펼쳤다. 대길의 대결은 그야말로 속전속결이었다. 홍매의 오른팔들을 전부 제압한 대길은 홍매의 엽전을 전부 쓸었다. 결국 최종 대결까지 간 홍매는 소매를 걷어붙이고 자리에 앉았다. 그때, 이인좌와 담서(이인좌)가 투전판에 등장해 대길의 생존을 알게 된다.

이인좌는 다시 살아온 대길의 등장에 놀라운 표정을 짓고선 “이리 멀쩡한 얼굴로 대면을 하니 놀랍긴 하나 목숨을 구하자마자 투전판에 들다니”라고 감탄했다. 백대길은 “나 아냐. 알고 있는 걸 다 말해라”며 낮게 협박했다. 그러나 이인좌는 “네 놈 스스로의 일이니 스스로 기억을 찾는 게 네 놈의 운명 아닌가”라며 미소지었다.

대길은 “난 꼭 들어야겠다. 당신이 알고 있는 것 전부 다”라며 대결을 신청했다. 이에 이인좌는 “내가 지면 당신 밑이라도 닦을 테니 빨리 해라”는 대길의 말에 단판 승부를 내걸었다. 그렇게 대결이 선정된 두 사람은 패를 골랐고, 긴장감 속에서 대길은 “우리 아버지 왜 죽였냐”며 구땡 패를 던졌다. 그러자 이인좌는 “이 한 수를 위해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했을 터인데 참으로 안타깝다”며 장땡 패를 드러냈다. 이인좌는 “이게 전부냐. 나를 잡기 위해 준비한 패가 있다면 꺼내라”고 말했다. 허나 대길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투전판에서 꽝포 치면 손모가지를 잘라야 한다”며 그가 속임수를 썼다는 사실을 언지하며 그를 압박했다.

이인좌는 “꽝포라니 증거가 있냐”고 물었고 대길은 “손목 하나쯤 없어도 살만하지 않나. 겁나면 판돈 자존심 다 버리고 일어나라”며 “허나 네 놈이 듣고 싶은 이유는 들을 수 없을 거다”라며 마지막까지 대길이 바라는 걸 밝히지 않으려 했다.

아귀는 이인좌의 소매를 뒤지다 패를 발견하고, 순간 이인좌는 자신의 멱살을 잡았을 때 대길이 몰래 패를 넣은 걸 인지한다. 대길은 자신에게 온갖 수모를 겪게한 이인좌를 바라보며 “빨리 손목 잘라라”며 고함을 질렀다. 끝까지 결말을 예측할 수 없는 ‘대박’의 전개에 시청자들은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한편 ‘대박’은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사진출처: SBS ‘대박’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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