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중2라도 괜찮아’, 엄마 장서희의 말괄아들 길들이기 (종합)

2017-02-16 20:22:31

[김영재 인턴기자 / 사진 조희선 기자] 장서희가 엄마로 돌아온다.

영화 ‘중2라도 괜찮아 (감독 박수영)’의 언론시사회가 2월16일 오후 서울시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는 박수영 감독, 장서희, 윤찬영, 김진수, 오광석(빅스타 필독), 태미, 신동우, 최현준, 봉만대, 중식이 밴드가 참석했다.

‘중2라도 괜찮아’는 태권도 선수 출신의 엄마와 사춘기를 겪는 아들을 중심으로 가족들의 갈등과 화합을 그리는 코믹 스피릿 드라마로, 사춘기의 대명사 ‘중2 병’을 소재로 화려한 출연진이 펼칠 코믹 연기가 화제를 모으는 작품이다.

이와 관련 지난 2011년 영화 ‘죽이러 갑니다’ 이후 무려 6년 만에 장편 연출을 맡은 박수영 감독은 “딸들이 보고 있으니까 말을 못하겠다”며, “사춘기 아들을 어려워하는 엄마를 중심으로 이것을 극복해가는 가족의 이야기다. 이렇게 큰 화면으로 보는 것은 저도 오늘이 처음인데, 사춘기 자녀를 두고 있는 주변 지인들이 생각나면서 순간 울컥했다”고 작품을 소개했다.

‘중2라도 괜찮아’ 언론시사회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은 인물은 장서희였다. 1981년 ‘예쁜 어린이 선발대회’에서 진에 오르며 연예계 생활을 시작했던 그의 별명은 바로 ‘복수의 화신’. MBC ‘인어 아가씨’와 SBS ‘아내의 유혹’ 그리고 KBS ‘뻐꾸기 둥지’를 통해 그간 대중에게 선보였던 센 이미지는 그를 따라다니는 꼬리표이자 대체 불가능한 시그니처다.

그런 장서희가 복수 대신 ‘중2 병’에 마음 고생하는 열혈 엄마를 연기한다는 소식에 기자들의 관심이 쏠렸던 것은 아주 당연한 일. 정해진 시간 때문에 많은 이야기를 듣진 못했지만, 과연 그가 악날하고 표독했던 과거 캐릭터를 벗고 새로움을 연기하는 과정에서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는지 기자들의 눈과 귀가 집중됐다.


2011년 개봉했던 영화 ‘사물의 비밀’ 이후 무려 6년 만에 스크린으로 복귀한 장서희는 “저희 영화는 굉장히 예쁜 영화다. 다행히 저는 웃으면서 봤고, 때로는 쑥스럽고 민망한 장면도 있었지만 이렇게 예쁘고 아름다운 영화를 만들어주셔서 박수영 감독님에게 감사드린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극중 보미의 귀여운 사과 머리는 박수영 감독님 따님에게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며, “보미의 헤어스타일을 어떻게 꾸밀지 고민하던 중 감독님이 따님의 사진을 보여줬다. 이것뿐만 아니라 영화의 많은 부분들이 감독님 가족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여러분들도 느꼈듯이 그동안 제가 연기했던 인물들을 돌이켜 볼 때 보미는 무척 생경한 존재다. 하지만 감독님이 제가 안 해봤던 연기에 대해서 용기를 북돋워 주고, 제 안에 푼수기를 끌어내 주신 덕에 촬영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박수영 감독을 칭찬했다.

장서희가 연기하는 보미라는 인물은 단순히 ‘중2 병’에 시달리는 엄마는 아니다. 태권도 선수 출신의 열혈 엄마로 작품의 포스터에서도 장서희는 헤드 기어를 비롯한 방어구를 장착한 채 어딘가를 뚫어지듯 노려보고 있다. 필모그래피 어디를 둘러봐도 장서희와 액션은 서로 연관성이 없었기에 그에게 태권도 액션 신에 대한 소감을 물어봤다.

이에 그는 “연습은 했다. 다만 태권도 전문가와 차이가 많이 나는 바람에 제 동작이 오글거렸던 것이 흠이었다. 현장에서 힘들게 찍었는데 짧게 나와서 아쉽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또한, 그는 “지난해 여름 촬영했기에 잠시 잊고 지냈는데, 스크린을 통해서 보니까 장면과 장면마다 고생했던 부분들이 떠올랐다”며, “특히 아무 것도 없는 허공에 호랑이를 상상하며 연기하는 것이 너무 민망했다”고 태권도 신뿐 아니라 CG 신에 대한 아쉬움도 쏟아냈다.


언론시사회를 마무리하며 장서희는 “그동안 제가 맡았던 역할들을 정의하는 단어는 복수였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달랐다”며, “촬영 중간마다 ‘이런 이미지가 될까? 보미를 연기했을 때 대중에게 낯설지 않을까?’라는 고민과 걱정을 참 많이 했다. 하지만 주변에서 제 안에 감춰져 있는 걸 많이 꺼내줬다. 많은 부분을 도움 받으며 찍은 영화였다”고 촬영 소감을 밝혔다.

그의 말이 맞다. 영화 속 장서희는 더는 자신을 아프게 한 어떤 남자 때문에 괴로워하지 않고, 자신의 남자를 빼앗아간 못된 여자 때문에 이를 갈지 않았다. 대신 스크린에는 사랑하는 것을 위해 그의 전부를 내려놓는 용기를 가진 위대한 그 이름, 엄마가 있었다.

한편, “중2라도 괜찮아”라며 아들의 모든 잘못을 포용하는 장서희 표 엄마를 만날 수 있는 영화 ‘중2라도 괜찮아’는 24일 IPTV와 디지털 케이블TV로 최초 개봉된다.

bnt뉴스 기사제보 star@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