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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If②] 허은정, 후회에 감사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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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if...“다른 길을 선택했었다면?”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봤을 이 질문. 화려한 스타들이라고 살아오면서 단 한 가지 꿈만 쫓았으랴. 그들의 마음속에 고이 접혀있는 또 다른 모습들을 꺼내보고 싶었다. 단지 말과 글로만 설명되어지는 것이 아닌, 실제 그 모습으로 꾸며진 채로! bnt 기획 인터뷰 ‘What If’는 스타가 꿈꿨던 다른 모습을 실체화 시켜본다. -편집자 주-


[임현주 기자] 사람 참, 진국이다.

꽃마다 향기가 있듯 사람도 향기가 있다. 허은정에겐 예쁘장한 외모와 달리 누룽지같은 구수함이 배어 있었다. 지난 인터뷰에 이어 두 번째 만난 그에게서 나는 사람냄새도 여전했다.

봄바람이 간질거리는 완연한 봄이 온 4월, 현재 방영중인 드라마 ‘완벽한 아내’를 찍고 나서 더없이 행복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는 배우 허은정과 bnt뉴스가 만났다.  

2012년 그룹 ‘타히티’로 데뷔해서 가수의 모습으로 먼저 비춰진 허은정의 마음 한편에는 늘 연기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 그 힘이 그를 갈고닦을 수 있게 해줬고, ‘후회하지말자’는 마음이 뒷받침되어 배우 허은정을 만들었다. 

“우리 모두가 ‘what if’를 생각하잖아요. ‘이걸 했다면?’ ‘저걸 했다면?’하는 생각에서 그치지 않고 취미로라도 꼭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허은정의 취미는 운동이다. 그에게 운동은 마음을 치유해주는 그런 소중한 시간이기에. 골프, 볼링, 등산, 산책 등 애정하는 운동이 참 많지만 그중 최고로 테니스를 꼽는다. 인터뷰를 해보니 그 이유가 대충 짐작이 간다. 사람을 무척 좋아하는 허은정이 사람들과 어울려서 배우게 된 운동이 테니스였기 때문에.

연기가 아니었다면 테니스 선수를 했을 것 같다는 허은정을 ‘What If’ 세 번째 주인공으로 초대했다.

▶[What If①]에서 이어집니다. 
[What If①] 허은정, 완벽하지 않아도 소중한 시작 (기사링크)
[What If②] 허은정, 후회에 감사하기에


Q. 테니스 외에도 운동하면서 기뻤던 순간이 언제인가요?

등산이요. 제가 봤을 때 저는 상처를 잘 받는 편인 것 같아요.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그렇고 조금만 틀어져도 잠을 못잘 정도거든요. 피폐해지고 안 되겠더라고요. 그래서 등산을 갔는데... 노래를 엄청 크게 들으면서 혼자 막 욕하면서 올라갔어요.(웃음) 주변 아저씨들이 놀라시고. 그렇게 정상까지 올라가고 나니까 저도 모르게 마음이 치유가 되더라고요. 그때 기분이 한결 나아지면서 좋아지죠. 정상위에서 전경도 보고 나도 뒤돌아보고. 자연이랑 같이 있으면 마음이 치유가 되는 것 같아요.

Q. 은정씨 이야기를 듣다보니 연기만큼 운동을 좋아하는 이유가 궁금하네요.

연기도 그렇고 운동도 그렇고 (실력이) 늘어가는 게 보이잖아요. 그게 참 매력적이에요. 제가 ‘연기신’ ‘운동신’이 아니기 때문에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늘어가는 과정을 볼 때 희열을 느끼는 것 같아요. 테니스도 치다보면 어느 순간 ‘어? 나 좀 늘었나?’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그럴 때 뿌듯하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의지도 생기고.(웃음)

Q. 배우는 기다림의 연속이잖아요. 그렇게 기다리면서 힘들었던 시절 버틸 수 있게 해준 무언가가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기다릴 수 있었던 건 (연기를 향한) 간절한 마음과 나중에 후회하기 싫은 이 마음이 제일 컸던 것 같아요.

제가 평소에 책을 자주 보거든요. 어느 책에 ‘인생은 어렵다. 어려운걸 아는 순간 난 자유로워질 수 있다’라는 문구를 보게 됐는데... 어떻게 보면 되게 어려운 말일 수도 있는데 누구나 다 어렵고 힘든 건 마찬가지잖아요. 똑같이 처음 살아가고 처음 겪는 건데. 그 말이 힘이 되고 위로가 됐던 것 같아요. 제일 큰 힘이 됐던 건 후회하기 싫은 제 마음이었지만요.

Q. 후회라. 지난 인터뷰 때도 그렇고 은정씨한테 ‘후회’라는 단어가 주는 힘이 참 크네요. 

엄마의 영향이 컸던 것 같아요. 저희 엄마가 성악을 전공하셨거든요. 뮤지컬 배우가 꿈이셨는데 할아버지 반대가 너무 크셨어요. 그래서 못하시게 됐는데 저한테 항상 그러셨어요. 하고 싶은 건 후회 없을 정도로 끝까지 해봐야 남은 평생 잘 살수 있다고. 엄마는 요즘도 ‘뮤지컬을 했으면 정말 좋았을 텐데’하는 생각을 많이 하시거든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죠. 


Q. 배우가 되기 위해 가장 노력한 부분이 있다면요?

‘생각’이라는 걸 하게 된 것 같아요. 제가 외동딸이거든요. 살아오면서 크게 우여곡절도 없었고 그러다보니 감정의 폭이 거의 없었죠. 예전엔 정말 생각 없이 살았던 것 같아요. 좋으면 좋은 거고, 싫으면 싫은 거고 그렇게 아무생각 없이 다니다가 배우를 해야겠다고 다짐한 순간부터 어떤 생각이든 오래 생각하려고 노력해요. 그때부터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저에게 있어서 중요하고 좋은 시간인 것 같아요.

Q. 인상 깊게 본 작품이 궁금하네요.

영화 ‘그을린 사랑’이랑 ‘빌리 엘리어트’ 이 두 작품을 좋아해요. ‘빌리 엘리어트’ 얘기를 하니까 갑자기 생각났는데 최근에 영재발굴단에서 발레하는 친구들을 데리고 찍은 다큐멘터리를 봤어요. 나이 어린 애들이 주인공 자리를 꿰차기 위해서 정말 되게 열심히 해요. 거기서 미소년 아이들이 ‘나 여기서 더 크면 안 되는데’ ‘변성기 오면 안 되는데’하면서 그러거든요.

그러다가 오디션을 보는데 한 친구가 떨어졌어요. 그 친구한테 제작진이 ‘너무너무 잘했어. 정말 훌륭해. 그런데 네가 너무 자랐어’라 하는 거예요. 보면서 저도 그 친구랑 같이 울었잖아요.(웃음) 제가 며칠 뒤에 고등학생 역할의 오디션을 봐야하는데... 가서 ‘너무 늙었어’라고 듣는 거 아닌가 싶어요. 아니 그 친구도 자라고 싶어서 자랐겠냐고.(웃음)    

Q. 에이~ 긍정적인 은정 씨로 다시 리프레시하고! 지난 인터뷰 때 은정 씨가 사람들이 “이름은 모르는데, 어디서 봤지?”만 해줘도 기분 좋은 올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었잖아요. 그 마음 그대로인가요?

네 그럼요.(웃음) 제가 걸그룹 생활을 하면서 욕심을 가장 큰 적으로 두고 있어야 한다고 느꼈어요. 물론 어느 정도의 욕심은 좋죠. 근데 어느 정도 이룬 상태에서 더 욕심을 내고, 더 큰 걸 바라면... 당연히 그게 자극이 돼서 더 좋은 쪽으로 나갈 수도 있겠지, 그게 주가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과한 욕심은 자기 스스로를 너무 괴롭혀요. 그게 제일 안 좋은 것 같아요.
   
Q. ‘What If’를 보는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제가 화보 촬영을 처음 해보는 거라 신나기도 하고 설레고 너무 긴장도 돼서 잠을 못 잤거든요. 저한테 이런 기회를 주셔서 감사해요.(웃음) 앞으로도 열심히 연기하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예쁘게 봐주세요.(웃음) 


그와의 인터뷰시간은 마치 한 편의 드라마같았다. 발레 하는 미소년들의 삶을 이야기하는 내내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있었고, 연기를 말할 때는 말속에 간절함이 담겨있고, 가족을 이야기하는 허은정의 제스처 속에는 따뜻한 애정이 가득했다.

감정이 풍부하다 못해 꽉 찬 허은정이 이제는 우리의 눈과 마음을 꽉 차게 만들어 줄 차례다. 


기획/진행: 김강유
인터뷰: 임현주 기자
촬영: 윤호준 bnt포토그래퍼
스타일링: 유어툴즈 최미선 디렉터
의상: 하피러브즈잇(스트라이프 원피스), 플랫폼나인(테니스 스커트), 뉴발란스(스니커즈)
헤어: 에이바이봄 강다현 이사
메이크업: 에이바이봄 고미영 부원장
장소: bnt스튜디오, 테니스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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