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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t's pick②] ‘연습생만 12년’ 설하윤, ‘더 유닛’으로 재탄생 꿈꾼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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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재 기자 / 사진 bnt포토그래퍼 윤호준] “노래 부르는 일을 기다려왔다”

세미(Semi)는 형용사나 명사를 수식하는 접두사다. ‘반(半)’ ‘어느 정도의’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세미 트로트는 트로트보다 옅은 색을 발하는 장르라고 이해해도 좋지 않을까. 장년의 음악 혹은 한(恨)의 음악으로 대한민국의 가슴을 적셨던 트로트는 2004년 등장한 가수 장윤정에 의해 모두의 음악으로 외연이 확장됐다. 20대의 가수가 여자의 마음을 갈대라고 이야기하는 순간 트로트는 세미란 날개를 등에 달고 세를 넓혔다.

열풍은 현재까지도 지속 중이다. 이 가운데 지난 2015년 데뷔한 가수 설하윤은 그의 롤 모델로 장윤정을 꼽았다. “장윤정 선배님이 롤 모델이다. 젊은 트로트 가수도 노래 부를 수 있는 길을 열어주셨다.” 그를 만났던 적이 있는지 묻자 설하윤은 “아직까지 없다”라며 몹시 아쉬워했다. 같은 트로트 가수로서 일면식이 있을 법한데 이상하다고 기자가 의문을 표하자, 설하윤은 트로트 가수는 일정 때문에 무대가 끝나면 곧바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더불어 그는 “언젠가는 뵙고 싶다”라는 말로 간절함을 드러냈다.

롤 모델을 옆에 두고도 만날 수 없어 애를 태우는 설하윤은 신인 트로트 가수다. 그 역시 장윤정처럼 무대에서 세미 트로트를 노래 중이다. 이력이 이채롭다. 아이돌 데뷔를 위한 12년간의 연습생 생활, 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 시즌2 출연 그리고 ‘트로트계의 설현’이라는 별칭을 얻게 된 현재까지. bnt뉴스가 또 하나의 장윤정을 소원하는 설하윤을 만났다.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bnt's pick①] ‘군통령’ 설하윤, 떳떳하고 당당하게
[bnt's pick②] ‘연습생만 12년’ 설하윤, ‘더 유닛’으로 재탄생 꿈꾼다


설하윤의 데뷔곡은 ‘신고할꺼야’다. 가수 박현빈의 히트곡 ‘곤드레만드레’의 작곡가 이승한과 작사가 임경민이 만든 신나는 비트의 세미 트로트로, 무심해진 남자를 잡아가 달라고 경찰 아저씨에게 요청하는 귀여운 가사가 매력적이다.

설하윤이 인기를 모은 비결은 12년 연습생이라는 과거의 사연도 한 몫 했지만, 결국 노래의 힘이 절대적이었다. 하지만 ‘신고할꺼야’는 현재 모든 음원 사이트에서 음악이 내려간 상태다. 이유가 궁금했다. “작곡가 분께서 더 이상 회사와 활동을 안 하시게 됐다. 공연에서도 전혀 안 부르고 있다. 나에게 맞는 곡이었고, 좋게 만들어주셨는데 안타깝게 됐다.”

설하윤은 현재 ‘남자는 여자를 귀찮게 해’라는 곡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근황을 알렸다. ‘남자는 여자를 귀찮게 해’는 가수 문주란의 명곡이다. “문주란 선배님께서는 곡을 노련하게 부르셨다. 나는 요즘 트렌드에 맞게 탱고를 덧붙여봤다. 아까도 KBS2 ‘전국노래자랑’ 성동구 편에서 부르고 왔다. 29일 방송된다. (웃음)” 설하윤은 문주란의 조언을 받았는지 묻는 질문에 “감히 문주란 선생님한테”라며, 곡을 편곡한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남자는 여자를 귀찮게 해’와 같은 싱글에 실린 ‘내님’이라는 곡 역시 음악 팬의 눈길을 끈다. ‘신고할꺼야’나 싱글 3집의 ‘콕콕콕’ 모두 음악의 전개나 가사의 내용이 세미 트로트 장르에 충실하다면, ‘내님’은 마치 정통 트로트를 듣는 기분을 전달한다. 가사가 백미다. ‘행여 오시려나 기다리고 / 어쩌다 들르실까 기다려요 / 혹시 거르실까 9첩반상 차리고 차려요’. 구첩반상이라니. 세미 트로트를 표방하는 설하윤과는 상반된 단어다.

“KBS1 ‘가요무대’에서는 지은아 선생님의 ‘향수에 젖어서’를 불렀고, 이미자 선생님의 ‘섬마을 선생님’도 불렀던 적이 있다. 공부가 되니까 감사한 기회였다. 솔직히 나는 이런 가사가 더 좋은 것 같다. 가사에 한이 있고, 깊이가 있고.”

설하윤은 한이라는 단어가 나오자 tvN ‘수상한 가수’ 출연 이야기를 데려왔다. ‘수상한 가수’에서 가수 하현우는 설하윤에게 “노래를 듣는데 약간 한이 느껴지는 그런 목소리”라는 평가를 전했던 바 있다. 설하윤은 하현우의 말을 회상하며 “그래서 내가 이런 깊이가 있는 가사를 불렀을 때 어울리지 않을까 감히 생각하게 된다”라고 진지함을 내비쳤다.


세미 트로트의 시작은 트로트계를 일신시켰지만, 긍정에는 부정이 다른다. 가수 금잔디는 한 인터뷰에서 가수는 노래만 잘하면 된다고 말하며, 신인 가수의 치마가 짧아지는 것을 걱정했다. 외모가 돋보이는 음악을 향한 질타. 이에 대한 설하윤의 생각을 알고 싶었다. 그는 “잔디 언니는 나에게 정말 잘한다고 말씀을 하신다”라는 말로 기자를 웃게 했다.

설하윤을 비롯 신세대 트로트 가수를 향한 단호한 조언인 줄 알았으나, 그와 금잔디가 친구라니. “잔디 언니랑 수다도 많이 떤다. ‘그래. 너 같은 가수가 너 같은 애가 노래를 해야 돼’라고 하셨다. 한혜진 선배님도, 서지호 선배님도 나를 칭찬해 주셨다.” 설하윤은 옷이 짧다는 특징은 그가 아닌 다른 가수를 지칭하는 것 같다고 했다. 금잔디에게 ‘오라버니’ 반주를 받아 무대에서 공연할 정도로 돈독하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또한, 그는 트로트 가수지만 얼굴이 장점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은 결국 주체가 관객이고, 자신은 얼굴만을 장점으로 미는 가수 아닌 트로트 가수 설하윤임을 강조했다.

그의 차기작은 KBS2 ‘더 유닛’이다. ‘더 유닛’은 전현직 아이돌에게 대한민국 대표 유닛으로 재탄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오디션 프로그램. “PD님과 많이 이야기를 나눴다. 트로트 가수지만 아이돌 쪽으로 경험해 보고 싶은 생각은 없는지 여쭤보셨다. 세대가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트로트 가수가 아이돌 친구랑 함께 무대를 하는 기회가 흔치 않다. 그래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렸다.” 트로트 가수 이외의 설하윤은 과연 어떤 매력을 안길 것인가.


‘수상한 가수’ 한풀이송 무대 간주 중간 설하윤은 “그런 시간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 이 자리에 서게 되는 것 같다”라고 인터뷰했다. 연습생 때 그토록 간절하게 바랐던 가수의 끈을 손에 쥔, 이제는 무대와 더불어 인터뷰로서도 그를 소개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된 지금의 설하윤. 마침 2017년 9월29일은 지난해 9월29일 데뷔한 설하윤의 데뷔 1주년이었다.

“순간마다 행복하게 노래하고 있다. 지금이 정말 좋다. 감사할 뿐이다. 내 일을 사랑한다. 애틋한 마음이 아직도 있다. 그만큼 노래 부르는 일을 사랑했고, 오랫동안 기다려왔다. 하지만 가수가 됐으니 끝났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더 넓게, 더 오래 노래하고 싶어서 트로트 가수를 택했다. 뛰어가는 것보다 천천히 과정을 생각하고 있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설하윤과의 인터뷰는 신인(新人)과의 인터뷰 ‘비앤티스 픽(bnt's pick)’으로 진행됐다. 신인은 말 그래도 새 사람이기 때문에 미약할지라도 그가 지금까지 걸어온 발자취, 그리고 앞으로의 포부를 물어본다. 이 가운데 설하윤은 누가 뭐라 할지라도 그 자신은 트로트 가수로의 전향이 떳떳하고, 당당하고, 행복하다는 말로 기자를 부끄럽게 했다. 또 비판에는 시각의 상대성 아래 타인과 자신의 생각은 다를 수 있다고도 했다. 가수 설하윤을 강조한 것.

처음부터 하나를 꿈꾸며 그것을 이뤄낸 이의 성취가 정답이라면, 흐름 속에 차선(次善)을 만난 이의 선택도 정답이다. 사실 트로트 가수를 차선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편견이다. 그런 편견 속에서 설하윤은 지금에 감사하고, 그의 일을 사랑한다고 했다. 무대 위에 오르기까지 12년이 걸렸다. 그럼에도 천천히 과정을 생각하고 싶다는 설하윤. 왜인지 그가 사용하는 부사 ‘천천히’에는 응축되고 싶다는 의지가 읽힌다. 그의 새 시작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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