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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변산’ 김고은의 51번의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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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재 기자] 7월4일 개봉작 ‘변산’ 선미 役

김고은은 웃음이 아름다운 배우다. tvN ‘도깨비’서 그는 ‘도깨비 신부’ 열아홉 지은탁 역을 맡아 도깨비 김신에게 사랑의 물리학을 가르쳤다. “제비꽃 같이 조그마한 그 계집애”의 웃음은 “지구보다 더 큰 질량으로” 김신을 끌어당겼다.

지은탁의 웃음이 비극을 더 슬프게 했다면, 영화 ‘변산(감독 이준익)’서 선미(김고은)로 인한 웃음은 비극을 희극으로 바꾸는 쉼표다. 간호를 위해 휴직계를 낸 “효녀”이자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노을 마니아”인 그가 사투리를 쓸 때마다 객석은 그야말로 ‘뒤집어진다’.

코미디를 향한 열망이 있냐고 물으니 신 안에서 감정을 온전히 느꼈을 뿐이란 겸손이 돌아왔다. 배역을 위한 8kg 체중 증량에도 불구, 여전히 아름다운 김고은의 웃음은 선미가 고(故) 김광석의 곡을 부를 때 극대화된다. ‘그녀의 웃는 모습은 활짝 핀 목련꽃 같애’. 장맛비가 내리고 그치기를 반복하는 유월에 만난 그는 한 송이 목련꽃이었다. 웃음을 마침표처럼 사용한 김고은은 총 63개의 질문이 오고간 인터뷰에서 약 51번의 웃음을 터뜨렸다.

-‘도깨비’ 이후 ‘변산’을 택했습니다.

“이준익 감독님과 정말 작업을 해보고 싶었어요. 박정민이란 배우가 캐스팅 된 상태였고요. 좋아하는 배우와 함께 작업을 하는 게 참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런 조합이 또 언제 올 수 있을까 싶어서 덥석 잡았던 거 같아요. 배우나 스태프뿐만 아니라 시나리오도 좋았어요. 보고 나서 기분을 좋게 하는 책이었어요.”

-이준익 감독이 차기작을 제안한다면 그땐 책을 먼저 볼까요?

“아니요. (그냥) 해요. 저는 해요. 지금도 계속 얘기하고 있어요. (웃음) ‘감독님 다음 작품 뭐하세요?’ 그러면 ‘아 모르겠어’ 하세요. 그러면 제가 ‘다다음 작품은요? 스케줄 언제 빼놓으면 될까요? 내후년까지도 가능해요’ 해요. 너무 영광이죠.”

-회상 신에서 교복을 입고 등장했어요.

“입을 수 있을 때까지 입을 거예요. (웃음) 때가 지나면 입고 싶어도 못 입는 게 교복이잖아요. 선미는 서른한 살인데, 30대 역은 처음이에요. 실제로 서른하나에 가까워진 시점이니까 연기가 어떤 면에선 수월하더라고요. 그런데 전 고등학교 신도 편했어요. (웃음)”

-선미는 학수에게 돌직구를 던지는 인물입니다. 이에 이준익 감독은 언론시사회서 세대를 구분하는 건 찌질하다고 했죠. 그럼에도 활어 같은 생동감 넘치는 선미가 소위 ‘좋은 말’을 전달할 때는 지루함에 얼룩지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선미에게 주어진 대사를 보면 주옥같은 대사가 많아요. 이 대사가 선미의 입에서 어떻게 나왔을까에 대한 고민을 했어요. 성격에 초점을 맞추고 접근했던 거 같아요. ‘선미 성격은 어떤 성격일까? 이런 말을 막 할 수 있는 성격인가?’. 선미는 표현을 하는 게 힘든 사람이라고 봤어요. 결국 직언은 선미에게 엄청난 노력을 요하는 일이었던 거죠. 그 말을 하기까지 선미가 고민하고 정리한 시간이 분명히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정리된 듯한 어른스러운 한마디는 그런 고민의 시간을 통해서 나온 게 아닐까란 생각이 들어요.”

-천(千)의 얼굴 지닌 듯합니다. 영화 ‘차이나타운’의 일영, tvN ‘치즈인더트랩’의 홍설, 한 음료 광고 속 모습, ‘변산’의 선미 모두 다르게 느껴져요.

“글쎄요. 그렇게 확확 달라지는 건진 잘 모르겠어요. 그냥 작품에 맞게 제가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하나라도 더 하고 싶은 마음에서 출발하는 거 같아요. 뭐든지요. 시나리오를 보면 막연히 형상화된 이미지가 떠오르곤 해요. ‘은교’ 땐 단발이었죠. 선미도 ‘마를 것 같지 않다’란 막연한 이미지에서 출발했어요. 그래서 한 달? 한 달 반 만에 8kg을 찌웠고요. (웃음) 촬영 끝날 때까지 야식을 계속 먹었어요. 뺄 때 정말 힘들었죠.”

이날 김고은은 맛있는 음식을 친구들과 같이 먹는 일을 굉장히 좋아한다고 식도락 예찬론을 펼쳤다. 마음껏 먹을 수 있다가 촬영이 끝난 후엔 절제를 해야 해서 슬펐다는 배우는, 곰소 젓갈 정식이 나오는 한 음식점을 변산의 명물로 소개했다.

‘변산’ 팀의 맛집 담당이었다는 그는 손으로 직사각형의 쟁반을 그리며 “이 한 쟁반에 젓갈이 20여 종이 나온다”라고 했다. 더불어 박정민이 밥을 세 공기나 비우게 만든 그곳에 동료들을 데리고 간 일을 세상 뿌듯한 일 중 하나로 기억했다. “먹는 얘기에 흥분”한 그는 다른 얘길 할 때보다 약 1.2배 빠른 속도로 과거를 회상해 맛집 예찬에 신빙성을 더했다.

김고은은 마블과 인연이 깊은 배우다. 그의 데뷔작 ‘은교’는 2012년 4월25일에 개봉했는데, 마침 ‘어벤져스’가 ‘은교’ 개봉 하루 다음날인 4월26일에 개봉한 것. 우연은 계속됐다. 배우 이민기와 함께 공연한 ‘몬스터’는 2014년 3월13일에 개봉해 약 2주 후 개봉한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와 경쟁을 펼쳤고, ‘차이나타운’은 6일 먼저 개봉한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과 다윗 대(對) 골리앗의 싸움을 벌였다. ‘계춘할망’ 역시 약 3주 전 개봉한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를 멀티플렉스서 만나 충무로 대 할리우드의 진검 승부를 벌였다.

-7월4일 또 한 번 마블 영화(‘앤트맨과 와스프’)와 경쟁합니다.

“그냥 마블도 보고 제 영화도 보시는 건 어떨까 싶어요. 마블이랑 붙은 시기를 보면 3월, 4월, 5월이었는데, 이 시기에 항상 마블 영화가 개봉하더라고요. 뭐, 둘 다 재밌지 않을까요? 재밌을 거 같아요. 그래도 ‘어벤져스’ 시리즈가 아닌 거에 대한 다행이 좀 있습니다.”

-차기작은 ‘음악 앨범(감독 정지우)’으로 결정됐습니까?

“아니요.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건 아니에요.”

-작품 선택 기준이 궁금합니다. ‘변산’ 때처럼 연출자가 기준인가요?

“물론 감독님이나 시나리오나 여러 중요한 요소가 분명히 있겠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제 자신의 상태인 거 같아요. 저 자신을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간이 필요해요. 내가 할 수 있는지 없는지 스스로한테 묻는다고 하면 좀 이상할까요? (웃음) 그런 시간을 갖는 거 같아요. 외부 의견도 참고해요. 물론 결정은 제 몫이지만, 저는 다 물어보는 편이에요.”

-청춘 영화로 홍보 중인 ‘변산’입니다. 어떤 작품으로 기억됐으면 하나요?

“‘변산’의 가장 큰 매력은 감정에 대한 강요가 크게 없는 거라고 생각해요. 막 코믹적이지도 않고 너무 감동스럽게 몰고 가지도 않는 그 부분이 보시기에 편하지 않을까 싶어요. 흘러가는 이야기 안에서 감정도 같이 흘러갈 수 있는? 그런 영화여서 그냥 편안히 보실 수 있을 거 같아요. 웃으면서 나오실 수 있는, 한편으로는 위로를 받으실 수 있는 영화예요.”

인터뷰 중간부터 굵어진 빗방울은 삼청동 거리를 초여름 풍경으로 물들였다. 이 가운데 김고은은 보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 느끼는 감정이 다를 수 있다며 말간 웃음을 마지막으로 내비쳤다. 그리고 “보셨으면 좋겠다”라는 그간 ‘변산’과 동고동락한 배우의 바람으로 문답의 마침표를 찍었다. ‘도깨비’ 이후 보다 대중적 작품에 출연할 수 있었음에도 그렇지 않은 배우의 행보엔 그가 지닌 웃음만큼의 특별함이 있다. 첫사랑에 의해 “노을 마니아”가 된 선미처럼 김고은에 의해 ‘변산 마니아’가 될 관객을 기대케 하는 ‘변산’이다.
 
영화 ‘변산’은 꼬일 대로 꼬인 순간, 짝사랑 선미의 꼼수로 ‘흑역사’ 가득한 고향 변산에 강제 소환된 ‘빡센’ 청춘 학수(박정민)의 인생 최대 위기를 그린 유쾌한 드라마. 7월4일부터 상영 중이다. 15세 관람가. 손익분기점 200만 명.(사진제공: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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