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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t's pick] 가위 바위 보 GBB가 도달할 고고한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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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재 기자 / 사진 bnt포토그래퍼 윤호준] “1등 한번 해보고 싶어요”

이엑스아이디(EXID)를 “엑시드”라고 읽는 이에게 걸그룹은 부를 수 없는 아름다움이다. 이름을 알 수 없는 아름다움은 오늘도 무대 위서 매력을 뽐낸다. 지비비(GBB/두리, 소나, 지니, 채희, 체리스) 역시 아직 대중에겐 이름 모를 걸그룹이다. 신인 중의 신인이다.

전날 방영된 Mnet ‘엠카운트다운’서 오프닝을 장식했다고 얘기를 꺼내니 두리가 너스레를 떨었다. “다른 방송에선 보다 뒤쪽 무대에 서봤어요.” 첫 번째와 세 번째 사이엔 두 번째가 있지만 세상은 그것을 초반이라 뭉뚱그려 말한다. 하지만 그런 냉정한 세상이 재밌는 이유는 첫 번째도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의외성이다. 세상에 단어 ‘역주행’을 알린 “엑시드” 이엑스아이디가 그 증거 아니던가. 지비비는 ‘가위 바위 보’의 약자다. 가위를 내면 바위로 부숴버릴, 바위를 내면 보로 감싸버릴, 보를 내면 가위로 썰어버릴 지비비다.

-지비비는 ‘가위 바위 보’의 약자예요. 작명 배경이 궁금합니다.

채희: “모든 패(牌)를 가지고 있다는 뜻의 ‘가위 바위 보’예요. 항상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그룹이 되고 싶어요. 걸그룹이라면 특이한 이름이 필수잖아요. 그런 이름이 뭐가 있을까 다 같이 상의했는데, 대표님께서 삽겹살 드시다가 떠오른 이름이에요.”

그 밖에 ‘김치찌개’ ‘된장찌개’ ‘감자탕’이 그룹명 후보였다는 지비비는 5월의 첫날 싱글 ‘걸스 비 더 베스트(GIRLS BE THE BEST)’를 발표한 신인이다. 타이틀곡은 ‘케미(KEMI)’다. 펑키한 브라스와 레트로 신스로 고조된 복고풍과, ‘케미’ ‘뿜뿜’이 반복되는 가사는 복고 콘셉트 아래 ‘텔미(Tell Me)’를 부른 그 시절 원더걸스(Wonder Girls)를 떠올리게 한다.

두리는 “복고 콘셉트란 말을 들었을 때 사실 의아했다. 보통의 걸그룹과 같은 러블리하거나 섹시한 콘셉트를 기대했다”라며, “하지만 지금은 대중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복고 콘셉트가 팀과 잘 맞다고 생각한다”라고 친근함을 강조했다.


지비비가 복고를 무기로 내세우는 데는 사실 이유가 있다. 지비비는 소위 ‘쎈언니’를 지향한 걸그룹 솔티(Sol-T)에서 출발한 팀이다. ‘강력한 걸크러시 4인조’ 솔티는 ‘돌직구’ ‘나쁜 X’를 발표했지만 대중은 냉담했다. 지비비 데뷔 싱글엔 다시 부른 ‘돌직구’ ‘나쁜 X’가 실려 그들의 전신을 추억케 한다. 리더 채희는 “‘케미’와 맞지 않는 느낌의 노래는 맞다. 하지만 이대로 잊히긴 아쉽다는 생각에 지비비 느낌으로 다시 녹음했다”라고 했다.

-채희 씨는 솔티와 지비비를 모두 경험한 유일한 멤버입니다.

채희: “‘구(舊) 솔티 현(現) 지비비’에 묶이고 싶진 않아요. 지비비는 그냥 지비비예요. 완전 새롭게 시작하는 그룹으로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제가 솔티에서는 막내였어요. 지금은 리더라는 자리를 맡고 있고요. 리더가 책임과 부담이 많은 자리더라고요. 언니들을 잘 이끌 수 있을지, 혹 실수는 안 할지 고민이 많았어요.”

-제일 나이 어린 스물둘 동생이 리더를 수행 중이에요.

두리: “나이가 어리다 보니까 채희가 모르는 부분이 조금씩 있어요. 저를 포함한 언니들과 얘기 나누며 그 공백을 메우곤 해요. 한편 실전 경험이 많은 친구잖아요. 그 경험을 토대로 경우에 맞는 조언을 해줄 땐 누구보다 믿음직한 친구예요.”

고배는 한 번으로 족한 채희부터 한국서 7년간 연습생 생활을 이어온 싱가포르 출신 체리스, ‘미스인터콘티넨탈’ 입상 이력이 돋보이는 두리, “‘지금 나이에 할 수 있는 걸 하자’란 생각”에 사무실을 박차고 나온 지니, 대회 입상으로 부모님의 반대를 지원으로 반전한 소나까지 다섯은 약 1년여의 연습 기간을 거쳐 지비비가 됐다.


-국내 쇼케이스 전(前) 해외서 먼저 쇼케이스를 열었습니다.

체리스: “말씀처럼 정식 데뷔하기 전에 외국에서 쇼케이스를 했어요. 한국 신인 걸그룹 대표로 참여했는데, 뿌듯하고 신기하고 좋았어요. 좋은 경험이었죠.”

-타이틀곡 ‘케미’의 원제가 ‘뿜뿜’이라고 들었어요.

두리: “사실 모모랜드 선배님들 ‘뿜뿜’이 나오기 전에 저희도 ‘뿜뿜’이란 제목으로 곡을 녹음했어요. 지난해 7월로 기억해요. 노래에 맞춰 안무까지 짜고 있었어요. 같은 제목의 곡을 발표할 순 없으니까 저희 입장에선 아쉬움이 컸어요. 왜냐하면 ‘케미’가 들어가는 부분보단 ‘뿜뿜뿜뿜뿜뿜뿜~♬’ 부분이 더 기억에 남거든요.”

‘뿜뿜’을 ‘뿜뿜’이라 부르지 못하는 핸디캡에도 불구, ‘케미’는 강한 중독성의 후크송이다. 안무 역시 중독성 강하다. 복싱 안무를 언급하자 지니는 “웃으라고 만든 안무다. 웃어도 된다”라며, “TV에서 캥거루가 연상되는 다이어트 동작을 봤다. 대표님께 보여드렸더니 ‘이거다’ 하시더라”라고 저 주먹이라면 기꺼이 맞고픈 안무의 기원을 전했다.


-가수가 됐다는 걸 언제 실감하나요?

두리: “TV에서만 보던 가수 선배님들을 코앞에서 볼 때요. 어제 ‘엠카운트다운’ ‘막방(마지막 방송)’을 섰는데, 샤이니 선배님을 제가 너무 좋아해요. 바로 제 앞에 서 계신 거예요. 특히 민호 선배님이 계시는데, 선배님 바로 뒤에서 한참을 보고 있었어요. 대선배님이시잖아요. 손이 떨려서 아직 대기실 인사는 못 드렸어요.”

소나: “전 유빈 선배님을 중학교 때부터 좋아했어요. 원더걸스 댄스 막 따라하고 그랬는데, 유빈 선배님과 엔딩 무대에 서 있으니까 느낌이 너무 새로웠어요.”

예인(藝人)이 끼를 알리는 가장 좋은 법은 무대에 오르는 것이다. 또한, 예능 프로그램 출연은 예인의 매력을 알리는 제일 빠른 지름길이다.

출연해보고 싶은 방송이 있냐고 물으니 팀에서 듬직함을 맡고 있는 채희는 이연복 등 유명 셰프의 묘기를 눈앞에서 보고 싶다며 JTBC ‘냉장고를 부탁해’를 언급했다. 다소곳한 말투로 “섹시를 맡고 있다”라고 한 소나는 몸으로 하는 활동적 일을 좋아한다며 SBS ‘런닝맨’을 언급했다. 이 가운데 “팀에서 메인 보컬과 완벽한 비율과 비주얼을 맡고 있는” 두리는 MBC ‘아이돌 스타 육상 선수권 대회(이하 아육대)’ 출연을 희망했다.

-‘아육대’요? 왜죠?

두리: “사실 제가 예전에 육상 선수를 했어요. 육상 선수 출신입니다. (웃음) 나가면 꼭 1등 할 수 있다고 대표님을 조르는 중이에요. 또 하나 나가고 싶은 방송은 ‘라디오스타’예요. 센 캐릭터를 좋아해요. 김구라 선배님과 ‘케미’를 겨뤄보고 싶어요.”

-GBB의 꿈은 뭡니까?

두리: “아무래도 신인상이죠. 가요 프로그램 1등 한번 해보고 싶어요.”

-목표를 이루기 위한 청사진이 있을까요?

채희: “눈에 보이는 성적은 팀워크를 열심히 다지면 자연히 따라오는 거라고 봐요. 팬 분들의 단합을 위해 SNS에 저희 일상을 업로드 중이에요. 배드민턴 치는 모습 같은 사소한 것부터 일할 때 대기하는 모습까지 열심히 올리고 있어요.”


결국 걸그룹의 근간은 팬이다. 채희는 팬 하나하나가 기억에 남는다며 단어 ‘감사’가 제일 먼저 생각난다고 했다. 두리는 팬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해달라고 간곡히 당부했다. 소나는 “살이 너무 많이 빠져서 아픈 거 아니냐고 걱정해주시더라. 내 가장 큰 원동력은 팬 분들이다. ‘와 진짜 네가 좋아할 만하다’ 할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라고 했다.

보이지 않는 수면 아래서 무수한 자맥질을 거듭하는 백조는 그 누구보다 고고한 새다. 자맥질이 있기에 백조는 그 고고함을 유지할 수 있다. “신인상”, “가요 프로그램 1등” 등을 목표로 하는 지비비는 미완의 백조다. 아직은 알 수 없는 이름의 걸그룹이다. 자맥질이 충분할 때 지비비는 백조가 될 테다. 주인공 지비비의 고고한 미래를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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