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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물음표] ‘스윙키즈’ 도경수, 두 얼굴의 사나이 (인터뷰)

2019-01-02 22:07:33

[김영재 기자] 12월19일 개봉작 ‘스윙키즈’ 로기수 役

배우 도경수(25)의 하루는 바쁘다. 그룹 엑소(EXO)에서 ‘힘(FORCE)’을 맡고 있는 ‘디오’는 그의 또 다른 정체성이자, 양쪽 모두에 100을 할애할 수 없는 이유다. 아쉬움은 있다. 그렇지만 행복하다. “굉장한 행복”과 “쾌감”. 오늘도 도경수는 그 둘에 푹 젖어있다. 서울 종로구 팔판길 한 카페에서 만난 그와의 인터뷰를 총 일곱 개의 문답으로 전한다.

-영화 ‘스윙키즈(감독 강형철)’에서 로기수를 공연했다.

전작들에선 마음의 상처가 있거나 그와 비슷한 캐릭터를 주로 맡았다. 로기수는 다르다. 호기롭고, 남자답다. 말썽쟁이 골목대장 같은 장난스러운 부분도 있다. 이런 모습을 한 번도 보여드렸던 적이 없어서 출연을 결정했다. ‘탭 댄스’ ‘북한군 포로’란 요소도 눈에 들어왔다. 관객 분들께 에너지를 드리고 싶다. ‘스윙키즈’를 통해 용기를 가지셨으면 한다.

-탭 댄스 얘기를 빼놓을 수 없다. 로기수의 탭 댄스가 눈길을 끈다.

5개월간 연습했다. 가수로서 추는 춤과 탭 댄스는 너무 다른 춤이더라. 사실 처음엔 방심했다. ‘그래도 금방 습득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다. 몸치로서 춤을 처음부터 배웠다. 발로 바닥을 두드리는 게 너무 어렵더라. 다섯 개 소리를 내야 하는데 계속 네 가지 소리밖에 안 났다. 탭 댄스는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오는 춤이라는 선생님 말씀을 믿었다. 소리 네 개가 다섯 개로 채워졌을 때의 쾌감에 나도 모르게 빠져들었다.

-‘스윙키즈’ 결말을 두고 가타부타가 많다.

개인적으로 맘에 드는 결말이었다. 그 비극적 결말 덕에 댄스단 스윙키즈의 춤을 향한 열정에 더 초점이 맞춰졌다. 그들이 마냥 행복했다면 그 열정의 표현이 지금보다 반감되지 않았을까. 물론 결말의 현실적 표현은 시나리오를 읽었을 땐 미처 상상치 못한 부분이다. 하지만 엔딩에 대해 아쉬운 게 없냐고 묻는다면, 하나도 없다. 그들의 열정에 더 치중했다.

-디오는 엑소로서 춤을 추고, 도경수는 로기수로서 춤을 춘다.

로기수의 춤은 엑소 춤과 많이 다르다. 나는 춤 욕심이 없다. 엑소에는 나보다 춤을 잘 추는 멤버들이 많다. 춤에 대한 절실함이 내겐 없다. 다만 ‘스윙키즈’를 찍으면서 ‘춤이란 게 이렇게 즐거운 거구나’를 크게 느꼈다. 정확히 말하면 영화를 보고 난 후에 그 사실을 알았다. 노래 ‘모던 러브’가 흐르는 신이었는데, 자유롭게 춤을 추는 내가 참 행복하게 웃고 있더라. ‘내게도 저런 표정이 있구나’ 싶을 정도로 진짜 행복하게 춤추는 걸 스크린에서 봤다. 엑소 활동 때는 전체 안무 중 내 것만 하면 됐다. 구성이 정해진 군무이기 때문에 춤으로 내 감정을 표현했던 적이 거의 없다. ‘스윙키즈’가 내게 춤을 추는 이유를 알려줬다.

-도경수의 그 깨달음이 엑소 디오에게도 전이됐나?

그런 건 전혀 없었다. 장르가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탭 댄스를 솔로 무대에서 한번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한 번 했다. 1월부터 콘서트 준비를 시작한다. 그때 만약 솔로 무대를 보여드릴 기회가 있다면 탭 댄스를 한번 해보고 싶다.

-이제는 ‘연기돌’이 아니라 배우 도경수로 보인다.

영화 속의 내가 도경수가 아니라 극 중 역할로 보이는 걸 중요하게 생각한다. 배우 하기에 적합한 얼굴이란 평을 종종 듣곤 한다. 사실 난 잘 모르겠다. 가수 활동 중 염색을 거의 안 했다. 엑소 활동 중 외적으로 화려한 치장을 안 한 게 그 이유가 아닐까 싶다.

-tvN ‘백일의 낭군님’이 참 잘됐다. 연기와 흥행을 두루 갖춘 20대 배우로 성장한 셈인데, 대중의 기대가 어깨를 짓누를 거란 걱정은 없나?

‘백일의 낭군님’의 흥행은 정말 상상도 못한 일이다. 어우, 어떻게 그렇게 잘된 건지 아직 모르겠다. 감사드릴 뿐이다. 다음 작품을 결정하는 데서 오는 부담감은 없다. 또 도전하고 싶다. 또 어떤 캐릭터를 할 수 있을지 생각하며 다음작을 기대 중이다. 설렘이 크다.

한편, 영화 ‘스윙키즈’는 1951년 한국전쟁 중 북한군과 중공군 포로를 집단 수용한 거제 포로 수용소를 배경으로 우연히 탭 댄스에 빠져든 북한군 로기수(도경수)와, 각기 다른 사연과 꿈을 안고 춤을 추게 된 오합지졸 댄스단 스윙키즈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12월19일부터 상영 중이다. 12세 관람가. 손익분기점 370만 명. 총제작비 130억 원.

(사진제공: S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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