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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부터 준비한 좀비물 ‘기묘한 가족’, 장르에 묶이지 않다 (종합)

2019-01-31 21:01:17

[김영재 기자 / 사진 백수연 기자] 한국형 좀비물이 개봉한다.

영화 ‘기묘한 가족(감독 이민재)’의 언론시사회가 1월30일 오후 서울시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는 이민재 감독, 정재영, 김남길, 엄지원, 이수경, 정가람이 참석했다. ‘기묘한 가족’은 조용한 마을을 뒤흔든 멍 때리는 좀비와 골 때리는 가족의 상상초월 패밀리 비즈니스를 그린 코믹 좀비 블록버스터다.

이민재 감독은 “요즘 좀비 영화가 많이 개봉하는 것에 고무적”이라며, “‘기묘한 가족’은 약 10년 전부터 준비한 시나리오”라고 영화 ‘부산행’이 촉발시킨 작금의 ‘좀비 붐’과 작품의 연관을 거부했다. 감독은 “내가 보고 싶은 영화, 가족이 나오는 코미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힌 후, “뿔뿔이 흩어진 가족이 하나로 뭉치게 되는 계기를 고민하다가 좀비를 차용하게 됐다”고 좀비는 극 전개를 위한 일종의 촉매임을 강조했다.


정재영이 주유소집 첫째 아들 준걸을 연기했다. 준걸은 망한 주유소 장사 대신, 아내 남주(엄지원), 막내 동생 해걸(이수경)과 함께 사고 차량 수리 요금에 바가지를 씌우며 가족의 생계를 근근이 이어가는 인물. 정재영은 “충청도 사투리의 코믹함이 캐릭터에 묻어났다. 덜 떨어진 캐릭터는 아니다”며 웃은 뒤, “우유부단하고 소심하고 남과는 다르게 반응하는 것을 순진하고 순수하게 표현하려고 애썼다”고 연기 주안점을 밝혔다.

사투리 연기에 어려움은 없었을까? 정재영은 “처음 해보는 충청도 사투리 연기였다. 준걸과 어울리는 말투를 사투리 선생님께 쭉 배웠다”며, “오늘 영화를 처음 봤는데 사투리 연습을 좀 더 열심히 해야 될 거 같더라. 죄송하다”고 사과해 웃음을 안겼다.


엄지원은 주유소집 맏며느리 남주를 표현했다. 만삭의 몸으로 프라이팬을 휘두르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은 남주는, 가족을 휘어잡는 카리스마로 관객마저 배꼽 잡게 한다. 엄지원은 “시나리오를 재밌게 읽었다. (정)재영 오빠랑 (김)남길 씨 캐스팅 소식을 듣고 ‘가족극이니까 좋은 배우들과 함께하면 즐겁겠다’란 기대감을 가졌다”고 출연 배경을 소개했다.

코미디를 하는 엄지원의 모습이 새롭고 반갑다. 배우는 “굉장히 즐기면서 촬영한 작품이다. 촬영하는 내내 ‘너무 좋은 배우들이다’란 생각을 가졌다. 각자 색깔이 다양한데 그걸 다 맞추며 자기 색깔을 내는 것에서 조화로움을 느꼈다. 누구 하나 더 욕심내지 않고 그렇다고 덜 욕심내지도 않고 정확하게 해줬다”고 동료들을 칭찬했다. 이어 “오랜만에 코미디를 해서 행복했다. 다음에는 다른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배우로서의 욕심을 드러냈다.


영화 ‘4등’으로 충무로 기대주로 떠오른 정가람은 주유소집 수양아들 쫑비를 그려냈다. 불법 임상 실험에서 탄생한 최초의 좀비 쫑비는 자신을 무서워하기는커녕 그가 가진 ‘회춘 바이러스’를 이용해 돈벌이를 시작한 주유소집 가족 때문에 갖은 고초를 겪는다.

이와 관련 배우는 쫑비 연기를 위해 수십 개 양배추를 생으로 먹어야 했다. 정가람은 “양배추를 정말 많이 먹었다. 너무 많이 먹어서 한동안 양배추를 안 먹었다”고 그의 고생을 전한 뒤, “촬영 3개월 전부터 좀비 몸 연기를 준비했다”고 노력한 점을 알렸다.

정가람은 “대사가 없어서 어려웠다.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이 되더라. 몸의 움직임으로 표현해야 하는 건지, 표정은 정확하게 웃어야 하는지, 그런 부분을 진짜 많이 고민했다”며, “상대방이 대사하는 걸 받아줄 수도 없더라. 그래서 해걸이와 연기할 때 해걸이가 좀 많이 힘들어 했다”고 동료 배우 이수경에게 미안함을 드러냈다.


마지막 인사에서 주유소집 둘째 아들 민걸 역의 김남길은, “처음엔 코미디 영화라고 생각했다. 촬영 때는 휴먼 드라마라고 생각했다. 오늘 보니까 히어로물이더라”며, “장르에 국한시키기보다 우리 영화의 장점을 많이 살려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다양성을 언급했다.

2월1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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