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G기자의 사만모②] 리나, 한계를 모르는 성장형 다재다능

2020-04-30 12:08:54

[김강유 기자 / 사진 bnt포토그래퍼 윤호준] 사.만.모. 서울패션위크 취재 10년 차 기자가 ‘사심으로 만난 모델’들을 소개한다.

여우는 곧잘 사람을 홀리는 동물로 여겨지곤 한다. 실제 검색해 나오는 이미지의 모습들을 보더라도 인간의 기준으로도 ‘미모’라 꼽을 만하다. 눈을 마주치며 사람을 매혹하는 여우의 이미지를 그대로 지닌 22살의 모델이 있다.

작디작은 얼굴에는 여우의 것을 꼭 닮은 눈과 귀여움을 어필하는 코, 사랑스러운 입술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목부터 팔다리와 손가락까지, 길쭉길쭉한 몸은 날렵하고 도도한 여우의 느낌을 더욱 강하게 풍긴다. 패션모델계에서 탐내지 않을 수 없는 비주얼을 지닌 모델 리나가 이번 [사만모]의 주인공이다.

불가피한 이유로 취소된 ‘2020 F/W 서울패션위크’가 아쉽게만 느껴지지만, 그래도 패션모델들은 여전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취미생활이 많잖아요. 가장 큰 취미는 뭐예요?

“일이자 직업인 영상편집. 요즘 제일 많이 하는 것 같아요.”

-개인 유튜브 채널도 있더라고요?

“네. 유튜브도 해요. 이번에 영상 팀에도 들어가고, 영상 회사도 있긴 있어요.”

-영상 회사는 어떤 곳이죠?

“사실 크루 개념이 커요. 영상 하는 사람도 있고, 뮤지션들도 있고, 아티스트 분들도 있고, 포토그래퍼 분들도 있고, 디자이너도 있고. 그 안에서 전 영상 쪽 인거죠.”

-촬영은 다른 분이 하고 편집만 하시나요?

“네. 왜냐면 제가 모델이 직업이기 때문에 저한테는 모델 일이 1순위잖아요. 그래서 팀원들도 다 이해를 해줘요. ‘네가 모델인데 촬영장가서 촬영 스탭이라고 얘기를 하면 그것도 이상한 상황이니까 촬영은 우리가 해서 보내줄 테니 편집만 해 달라’ 이렇게 부탁을 해요.”

-독학인가요?

“네, 독학이에요.”

-영상 쪽에는 어떻게 관심을 갖기 시작하셨어요?

“그냥 ‘영상을 해볼까? 괜찮을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가 지금 크루 오빠한테 얘기를 했는데 ‘영상 해봐, 요즘 좋아’ 라고 얘기를 해주더라고요. 그리고 다음날 바로 일거리를 던져줬어요.(웃음) 그런데 일을 받았으면 해야 되잖아요. 저는 그때 프로그램만 깔려있고 컷편집도 못하던 때였는데 컷편집 일을 던져준 거예요. 그래서 유튜브 찾아서 컷편집부터 공부하면서 했죠.”

-재미있어요?

“...재미로 시작을 했어야했는데(웃음) 일로 시작을 해서. 배울 때는 많이 힘들었어요. 누가 가르쳐주는 게 아니잖아요. 바로 발로 뛰었던 건데. 지금은 이제 다룰 줄 아니까 좀 더 다른 스킬을 배우고 싶고 좀 더 전문적으로 알고 싶어요.”


-배우는 것에 욕심이 큰 편인 것 같아요.

“그런 것 같아요. 이건 어릴 때부터 그랬던 것 같아요. 배우고 싶은 게 너무 많고, 학원 다니는 것도 너무 좋고, 내가 뭔가 할 줄 아는 게 많은 게 좋고, 그리고 그걸 하면서 칭찬 받는 게 되게 좋아요.”

-영상을 마스터한다면 다음에 배우고 싶은 건 생각해 놓은 건 있어요? 아니면 그때 즉흥적으로 배우게 될까요?

“즉흥적인 경우가 많긴 한데, 저는 항상 머리에 ‘이걸 해야지’라는 생각이 있으면 죽기 전엔 언젠간 해요.(웃음) 지금 생각하고 있는 건 바이올린이요. 놓은 지 조금 됐거든요. 많이 굳잖아요, 확실히. 그래서 그걸 다시 좀 돌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요. 아마도 좀 여유가 생기면 다시 손가락 풀기부터 시작할 것 같아요. 취미로.”

“아, 그리고 글 쓰는 것도 해보고 싶어요.”

-어떤 글이요?

“일기 형식의 짧은, 내 이야기를 담은 책 같은 거요. 막 인기소설 같은 걸 만들고 싶은 건 아니고 글 쓰는 것도 원래 좋아해서 언젠가 해보고 싶어요. 어릴 때부터 생각 중이었던 건 그림 전시회고, 나중에 나이 들면 강연 같은 것도 해보고 싶긴 해요.”


-유튜브 얘기를 좀 해볼까요. 유튜브 채널을 오픈했는데 그렇게 오래되진 않았더라고요? 시기가 맞물려있는 것 같아요. 많이 바빴겠어요.

“그때로 돌아가고 싶진 않아요, 솔직히.(웃음) 상태가 너무 안 좋았어요. 어떻게 보면 일적으로는 많이 성장할 수 있었고, 인정도 많이 받았고, 재미도 있었던 시기였는데 그만큼 힘든 것도 더했던 것 같아요. 이틀 밤새고 3시간 자고 또 일했던 경우도 있고.(웃음)”

-그렇게 바쁜 생활들도 본인의 플랜이었나요?

“회사(모델) 일 같은 경우는 확실히 그 전날이라도 연락이 오는데, 크루 활동은 정말 밑도 끝도 없이 들어오고 나가고 그랬죠. 그러면서도 그때 카페 일도 했어요. 제품 관리라던가 메뉴 개발 쪽 회의하고, 카페 홍보 마케팅 적인 것도 제가 했었죠.”

-아르바이트가 아니라..

“직원이었어요, 완전. 그러면서 매장 업무도하고 팔기도 팔고.”

-굳이 이렇게 많은 일을 한꺼번에 했던 이유가 있나요?

“그냥 정신없이 하다보니까 하나씩 늘어나고, 그게 또 감당이 되니까 또 하나씩 늘고. ‘어, 이게 또 재밌네, 이것도 해야지’ 그랬죠. 욕심이었던 같기도 하고, 젊을 때 아니면 언제 하나 싶기도 하고.(웃음)”

-가만히 있는 걸 싫어하는 성격인가요?

“아 좋아해요! 집순이여서.(웃음) 일적으로는 사람을 자주 만나는데. 의외죠? 근데 제가 말한 업무들 보시면 다 집에서 가능한 것들이에요.(웃음) 그렇죠? 그림 그리고, 노래 부르고, 영상 편집하고. 다 집에서 가능한 것들.”

-유튜브 채널은 목표가 있어요?

“제가 엄청 많은 수는 아니지만 저를 좋아해주시는 팬 분들이 계시잖아요. 그런 분들이 달아주시는 내용을 보면 유튜브 채널에 브이로그 해주실 생각 없냐고 하시더라고요. 궁금하다고. 그리고 제가 얼마 전에 커버 영상을 올렸어요. 아마 브이로그 형식이랑 커버곡으로 한동안은 갈 것 같아요.”


-다시 모델 리나로 돌아가 볼게요. 평소 선호하는 패션 스타일은 어때요?

“모델 일을 하기 전에는 무조건 편한 거. 그냥 후드티에 청바지, 운동화. 이렇게 되게 심플한 걸 좋아했는데, 모델 일을 하면서 나랑 어울리는 걸 찾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10대 때는 입지 못 했던 것들이 있잖아요. 그때는 입으면 너무 안 어울리는 것들이 있는데 이제는 20대가 되고 꾸며도 되는 나이대가 되면서 어릴 때 제가 원하던 스타일들을 하나 씩 입어보고 있어요. 제 체형에 맞게 입는 걸 좋아해요.”

-아끼는 아이템이 있다면? 뷰티템도 좋고 패션템도 좋아요.

“뷰티 쪽으로는 달팽이 크림으로 유명한 브랜드의 워터에센스. 그거 못 끊어요.(웃음) 저랑 잘 맞는 화장품을 발견해서 2년 넘게 그것만 쓰고 있어요. 워터에센스는. 뷰티 쪽으로는 그 아이 정말 애정하고, 패션 쪽으로는 숏스커트나 숏팬츠 좋아하는 것 같아요. 거기에 롱부츠. 오늘 입고 온 것처럼.”

-액세서리는 잘 안하세요?

“그나마 귀걸이? 요즘 골드링에 많이 꽂혔어요.”

-손재주도 많은데, 액세서리 세공은 생각해 본적 없어요?

“추천은 받은 적 있어요. 액세서리 디자인을 좀 배워볼 생각이 없냐면서 어울릴 거 같다는 말을 들었는데, 간단하게 체험해보니 3D랑 저는 안 맞더라고요.(웃음) 건축, 이런 건 아닌 것 같아요.(웃음) 제 느낌을 표현하는 건 괜찮은데 완전히 창작으로 물건을 만들어내라, 이런 건 좀 힘든 것 같아요. 근데 또 인테리어 디자인 같은 경우는 괜찮아요. 가구를 만드는 건 힘들지만, 만들어져있는 가구를 배치하는 건 또 재밌어요.”

-그러면 혼자 살고 있는 집의 인테리어도 직접 했나요?

“지금 원룸 살고 있는데, 애초에 이사를 다닐 거잖아요? 제 집이 아니니까. 그래서 가구가 없는, 집 디자인이 깨끗한 곳을 골라 들어가서 그 안에다가 가구만 집어넣는 거예요. 그렇게 해서 지금 침대랑 책상, 의자, 이런 것들을 다 화이트 톤으로 맞췄어요. 재밌더라고요. 나중에 제 집을 구하게 되면, 저희 크루에 인테리어 디자이너 분도 계시거든요. 그 오빠한테...”


-리나의 버킷리스트 3가지를 꼽아주세요.

“버킷리스트요? 저 그거 얘기하면 100개 얘기할 수 있는데(웃음) 3개 정도는... 음.,. 디즈니랜드 가보는 거요. 디즈니랜드를 너무 가보고 싶은데 단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어서. 그리고 그림 전시회여는 거. 사실 지금 계획 중이긴 해요. 올해 안으로? 그리고, 크게 보면 결혼하기. (기자: 그건 충분히 하지 않을까요?) 안 할 수도 있죠. 못 할 수도 있잖아요.(웃음)

-어떤 결혼을 하고 싶어요?

“편안한 거. 들쑥날쑥 하기보다 편안한 거. 각자 일하는 것에 있어서 크게 간섭 안하고 참견 안하면서 각자 생활을 존중해주는.”

“소소하고 일상적인 버킷리스트도 있어요, 운전면허 따기. 아, 그것도 있어요! 제가 처음 모은 1억을 기부하고 싶은 생각이 좀 많이 있어요. 그리고 그게 될 것 같다고 생각해요. 이미 한 번 해봤기 때문에.”

-기부를 한다면 어느 곳에 하고 싶으세요?

“고아원 애기들이요. 바뀔 수도 있긴 한데, 어릴 때부터 생각했던 건 그 쪽인 것 같아요.”

-운전면허를 따면 가고 싶은 곳은 어디예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드라이브 하는 걸 좋아해요. 고속도로 달리는 것도 좋아하고, 차 막혀있어도 좋아하고, 그냥 차 안에 있는 걸 좋아해요. (기자: 차 막힌 도로는...) 운전자는 싫어할 수 있지만 전 좋아해요! 아직은.(웃음)”

“그냥 뭔가 나만의 공간에서 움직이고 어딘가에 가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목적 없이 떠도는 것도 좋아하고요.”

-리나 씨에게 자동차는 자기만의 공간인거네요?

“네. 그런 쪽이에요.”

-모델로서 얻고 싶은 수식어나 목표가 있을까요?

“누군가가 저한테 수식어를 붙여주면 일단 기분이 되게 좋을 것 같아요. 나쁜 거 아니면 다 좋을 것 같긴 한데.(웃음) 그냥 ‘리나는 리나다’ 라는 그런 느낌의 수식어였으면 좋겠어요. ‘누구랑 비슷하다’ 이런 것보다는, ‘쟤는 그냥 자기가 좋아하는 거 하는 애야’ 라는 인식이 더 컸으면 좋겠어요. 단어를 고르자면 엔터테이너? 괜찮은 거 같아요. 그것도.”

-앞으로 모델로서 해보고 싶은 일이 있나요?

“제가 모델로 안 해본 게 뭐가... 아, 못 해본 거 있어요! 행사 포토월 서는 거요. 아직 한 번도 그걸 못 해봤어요. 생각해보니까 그걸 못 해봤네.(웃음) 셀럽이 돼야 하는데, 아직 그걸 못해봤어요(웃음) 다른 건 다 해본 것 같은데.”

-[사만모] 인터뷰의 공통 질문입니다. 리나만의 ‘소확행’은?

“그냥 제가 좋아하고 편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랑 한 공간에 있는 거요. 아무것도 안 해도 돼요. 그냥 그것만으로도 저는 기분이 되게 좋아요. 굳이 무슨 행동을 안 해도, 그냥 옆에 한 공간 안에.”


-인터뷰를 마치기 전에 특별히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저는 생각보다 그렇게 바쁘게 살지 않습니다. 그렇게 일만 하고 살지 않아요.(웃음) 강조!”

-주변에서 많이 듣나 봐요?

“많이 들어요. 놀고 싶은데, 바빠 보인다고.”

-인터뷰 내용만 봐도 엄청 바쁠 것 같아요

“다들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저 한 이틀, 삼일 동안 집에서 아무것도 안하고 누워서 밥만 먹고 있는데.(웃음) 밥 먹고 자고, 폰 하다가 밥 먹고 자고. 집순이라서.(웃음)”

“다른 사람들도 그렇긴 하겠지만, 저는 ‘저에 대해서 좀 더 알아줬으면 좋겠다’라는 게 있어요. ‘나란 사람이 여기 있다’ 정도. 지금은 그것만으로도 만족할 거 같아요.”


[G기자의 사만모①] 리나, 매혹적인 여우의 도도함 (기사링크)
[G기자의 사만모②] 리나, 한계를 모르는 성장형 다재다능 (기사링크)

*의상협찬: 디앤티도트

bnt뉴스 기사제보 star@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