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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률의 히말라야 다이어리 ⑨] 고소 등정의 복병 고산병

2014-09-26 09:43:26


딱 꼬집어서 고산증(Mountain Sickness)의 증세를 표현할 수는 없지만 무기력증과 두통, 어지러움, 피곤함 등이 동시에 수반된다. 사람에 따라서 구토, 복통, 졸음, 환시, 환청, 잦은 트름이나 방귀 등의 현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고산증은 해발 2,400미터에서 시작된다. 고산증은 체력이 강하다고 겪지 않는 것도 아니고 성별의 차이나 연령의 차이도 크지 않다. 전문산악인이라 할지라도 고산증세가 일반인보다 빨리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하면 사망에 이른다.

고산증세가 나타났을 때 최상의 방책은 고도가 낮은 곳으로 내려오는 것이다. 그것이 어렵다면 더 이상 고도를 올리지 않는 것이다. 고산증의 정확한 기전은 아직까지도 밝혀지지 않았다.

의약품으로는 다이아막스가 유용하다고 되어 있다. 다이아막스도 사실은 안과용 약품으로 개발된 것인데 우연히 고산병에 예방효과가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성기능개선제인 비아그라가 사용되기도 한다.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 트레킹이 끝나고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로 갈 때 일행 중의 한 명이 심각한 고산증세에 시달린 적이 있었다. 이 때 비아그라를 사용케 해보았는데 효과가 즉시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2 - 3 시간이 경과한 후에 상태가 상당히 호전되는 것을 지켜볼 수 있었다.

그러나 고산병을 가장 효과적이고 완벽하게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한 가지 있으니 그것은 네팔격언대로 “낮에 부지런히 높이 오르고 잘 때에는 낮은 곳에 내려와서 자는 것”이다.

그러나 그 와중에서도 마차푸차레의 자태는 장엄했다. 하얀 설산과 물고기 꼬리를 닮은 듯(마차푸차레는 물고기 꼬리 모양을 닮아 피시 테일 마운틴 / Fish Tail Mountain으로도 불린다.) 신비한 마차푸차레의 장관은 보는 이를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마차푸차레 정상으로 비치는 신비스러운 빛이라니…

MBC를 떠나 ABC로 향한다. 안나푸르나 산군 방면으로 빤히 바라다 보이는 위치에 게스트 하우스가 보이지만 정작 이동하려면 약 2시간이 소요된다.

한 발, 또 한 발 걸어 올라간다. 아무리 먼 길이라도 작은 발걸음들이 모여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짧은 시간 동안 낮고 아름다운 우리나라의 산을 그려보기도 하고 애써 이번 트레킹의 의미를 되돌아 보기도 했다.

드디어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 저 아래쪽으로는 마차푸차레가 장엄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고 앞으로는 안나푸르나 남봉(Annapurna South)과 1봉(Annapurna 1) 그리고 히운출리(Hiunchuli) 등이 허리 아래까지 모습을 드러냈다. 장관이었다.













>>>10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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