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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OAD] 1월의 여행 - 한겨울 따뜻한 서울시 박물관 여행(1)

2015-01-07 20:20:19
[bnt뉴스 조윤정 인턴기자]추운 날씨로 실외활동을 주저하게 되는 요즘, 집에만 있으려니 좀이 쑤신다면 박물관 나들이가 제격이다. 여행 지침서 ‘K-ROAD’는 알찬 겨울 나들이를 원하는 당신을 위해 서울시의 박물관들을 차례로 소개할 예정이다. 따뜻한 실내에서 유익하고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박물관들이 서울 도심에 여럿 자리하고 있는 것. 그 첫 번째로 소개할 곳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박물관인 국립중앙박물관의 상설전시장이다.


▶한국 역사와 문화의 뿌리를 찾아서(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장 1층)



서울시 용산구에 위치한 국립중앙박물관은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돌아볼 수 있는 국보급 유물들로 가득하다. 특히 무료 개방된 상설전시장은 ‘선사·고대관’ ‘중·근세관’ ‘기증관’ ‘서화관’ ‘아시아관’ ‘조각·공예관’으로 나뉘어 한반도의 역사 및 전통문화와 더불어 이웃 나라의 문화까지 쉽게 접할 수 있는 공간이다.

1층의 ‘선사·고대관’에서는 한반도 문화의 기원과 전개과정을 보여주는 7,525여 점의 유물을 만나볼 수 있다. 이곳은 구석기시대부터 남북국시대에 이르기까지 선사와 고대의 시간을 넘나드는 11개의 전시실로 구성된다.



인류가 이뤄낸 최초의 문화 단계인 ‘구석기시대’의 전시 공간에서는 돌을 깨뜨려 도구로 쓴 뗀석기들이 눈에 띈다. 그중 단연 주목할 만한 것은 구석기인들의 숙련된 도구 제작 기술이 엿보이는 주먹도끼라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신석기시대’ 전시의 주요 유물인 토기를 통해 신석기인의 정신세계와 생활모습을 유추해보는 것이 가능하다. 점과 선을 이용한 기하학적 무늬로는 그들의 미적 감각을, 많은 모양으로는 조리나 보관 등 용도의 다양화를 생각해볼 수 있다.



‘청동기 및 고조선’의 유물인 청동 농기구 및 동검을 통해서는 벼농사 등 농업의 발달과 사회적 계층화라는 시대상을 알 수 있다. 이후 철기 수용과 고조선의 멸망, ‘부여·삼한’ ‘고구려’의 등장으로 이어진다. 특히 문화 역량의 강화로 고대국가로 성장한 고구려의 무기, 그릇, 벽화 등은 역동적이고 실용적인 고구려 고유의 문화를 잘 보여준다.



다음으로는 세련된 문화로 일본 아스카 문화 형성에 영향을 주는 등 대내외적 지위가 확고했던 ‘백제’의 전시실로 넘어간다. 당시의 예술과 건축, 종교와 사상적인 측면까지 모두 담고 있는 유물인 무늬 벽돌은 뛰어난 회화성으로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어 부드러운 곡선미의 토기와 화려한 말갖춤 및 철제 무기가 돋보이는 ‘가야’의 유물들을 지나면, 한반도 통일의 기틀을 마련한 ‘신라’의 전시실이 펼쳐진다. 불교문화 관련 유물과 6세기 신라가 한반도의 주도권을 장악했던 사실을 증명하는 북한산 진흥왕순수비 등이 주요 전시물이다.



삼국을 통일한 후 중앙 집권 국가로 성장한 ‘통일신라’의 전시실에서는 금과 은으로 장식한 생활용품들로 당시 귀족의 호사스러운 생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또한 김유신의 묘에서 출토된 십이지신상도 통일신라의 대표 유물 중 하나다. 아울러 통일신라와 한반도에 공존했던 ‘발해’의 전시실에서는 당시 사람들의 높은 문화 수준을 보여주는 건축 장식물이 눈에 들어온다.



‘선사·고대관’과 함께 1층에 자리한 ‘중·근세관’은 고려와 조선 시대의 역사문화유산을 전시하고 있다. ‘고려’의 전시실은 다채로움과 세련됨이 돋보이는 청자와 화려한 무늬의 동종 등이 관람객들의 관심을 집중시킨다. 또한 개혁 군주 공민왕과 고려 후기 충신 정몽주 관련 유물들도 만나볼 수 있다.



‘조선’의 전시실에서는 측우기 등 세종 대의 발명품부터 대동여지도 목판과 실학자들의 사상이 담긴 책에 이르기까지 실용적인 정신이 빛을 발한다. 또한 담백하면서 소박한 신사임당의 초충도와 백자들도 조선 시대 대표 유물에서 빼놓을 수 없다. 개화정책으로 서구식 근대 문물과 시민의식이 자리 잡았지만 동시에 국권을 잃어간 대한제국시대를 마지막으로 1층의 전시는 마무리된다.



잠시 1층 전시실 밖 로비의 휴식공간에서 웅장한 크기와 화려한 장식을 자랑하는 신라 월광사 원랑선사탑비와 고려 경천사 십층석탑의 복원물을 보며 2, 3층으로 올라갈 힘을 충전해보자.


▶한국 전통문화와 아시아 문화를 넘나들다(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장 2, 3층)



2층 ‘서화관’에서는 한국 미술사의 대표적 명품을 ‘서예’ ‘회화’ ‘불교회화’ 등의 주제에 따라 전시하고 있다. 이는 선과 색채로 발휘된 한국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을 일목요연하게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다. 특히 김정희의 서예 작품과 정선의 산수화 등 품격이 돋보이는 서화작품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절로 자아낸다.



그 옆에 자리한 ‘기증관’에는 개인의 소장품을 공공의 문화자산으로 기증한 이들의 뜻이 담겼다. 그 어떤 유물들보다 깨끗하게 잘 보존된 기증품들에서 기증자들의 문화재 사랑이 엿볼 수 있다.



3층 ‘조각·공예관’에서는 한국 불교문화와 도자문화의 정수가 펼쳐진다. 먼저 삼국시대부터 고려 시대까지의 화려하고 입체적인 불교조각과 금속 공예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이어 신비롭고 깊이 있는 색을 가진 고려청자, 청자에서 백자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빚어진 분청사기, 은은하고 담백한 멋의 조선백자를 집중적으로 감상할 공간이 마련돼 있다.



그 옆 ‘아시아관’은 ‘일본’ ‘중국’ ‘중앙아시아’ ‘인도·동남아시아’ 전시실로 나누어져 있다. 이곳에서 앞서 살펴본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바탕으로, 아시아 문화의 공통성과 다양성을 동시에 이해하며 전시 관람을 마무리할 수 있다.

*관람 시간: 화, 목, 금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수, 토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일, 공휴일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1월 1일과 매주 월요일 휴관)
*관람료: 무료(관람권 없이 바로 입장)
*주소: 서울시 용산구 서빙고로 137
*교통 편: 지하철 4호선 또는 경의중앙선 이용 – 이촌역 하차 – 2번 출구 방향 ‘박물관 나들길’(국립중앙박물관과 이촌역을 잇는 지하보도) 이용 – 박물관 서문 도착
*홈페이지: www.museum.go.kr


+) 그 외 볼거리?
→ ‘로마제국의 도시문화와 폼페이’ 기획전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상설전시 외에도 여러 기획전시를 선보인다. 그중 하나인 ‘로마제국의 도시문화와 폼페이’ 기획전은 화려하고 풍요로운 고대 로마제국의 도시였지만 화산폭발로 한순간에 사라져버린 폼페이의 유물들을 선보인다. 당시 예술 수준과 생활상이 드러나는 벽화와 장신구들은 물론 화산 폭발이 일어난 참혹한 순간까지 살펴볼 수 있어, 비극의 도시 폼페이를 아는 이들이 흥미를 느낄 만한 전시회다.

*전시기간: 2014년 12월 9일부터 2015년 4월 5일까지
*전시장소: 기획전시실
*관람 시간: 화, 목, 금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수, 토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일, 공휴일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관람요금: 성인 13,000원, 대학생 및 청소년 11,000원, 초등학생 8,000원, 유아 5,000원, 65세 이상 6,000원(단체 20인 이상 할인)
*홈페이지: http:/www.pompeii.co.kr

+) 먹거리?
방대한 규모의 국립중앙박물관을 구경했다면 허기가 지기 마련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다양한 식음 매장으로 관람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한다. 서관 문화상품점 옆에는 돈가스, 우동, 볶음밥, 햄버거 등을 판매하는 푸드코트 ‘다채움’이 위치해 있다. 또한 1층 동쪽 끝에 자리한 ‘나무’는 양식과 한식 등 다양한 메뉴를 판매한다. 야외 거울못 앞에 위치한 한식당 ‘마루’에서는 다양한 한정식 메뉴를 즐기며 박물관 안뜰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아울러 상설전시관 3층에는 전통 다과를 즐길 수 있는 ‘사유’라는 아늑한 전통찻집이 마련돼 있다. (사진출처: 국립중앙박물관 ‘로마제국의 도시문화와 폼페이’ 기획전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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