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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OAD] 작심삼일 타파하는 전시회 나들이 - 이중섭의 사랑, 가족

2015-02-12 19:21:11
[bnt뉴스 조윤정 인턴기자] 여행 지침서 ‘K-ROAD’는 당신의 교양 있는 2015년을 위해 서울시의 다채로운 전시회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 일곱 번째로 소개할 전시회는 현대화랑에서 진행 중인 ‘이중섭의 사랑, 가족’ 전이다.

▶작은 종이에 담아낸 커다란 가족애
한국 근현대미술의 거장 ‘이중섭’ 작가라고 하면, 보통 힘찬 소의 이미지를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정작 그의 작품 대다수는 가족과 사랑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이에 현대화랑은 이중섭의 사랑과 가족에 대한 작품으로 전시를 구성하고 개최했다. 이번 전시는 이중섭의 유화, 채색화는 물론 유학시절 사랑을 전했던 엽서화, 떨어진 가족들에게 보냈던 편지화, 담뱃갑 속 은지에 새긴 은지화 등을 통해 작가 이중섭을 재조명한다.

❚사랑의 초상(엽서화)
이중섭은 일본 유학시절 야마모토 마사코와 운명적으로 만났지만, 태평양 전쟁으로 홀로 한국에 돌아오게 됐다. 당시 그는 한국과 일본이라는 장거리를 이겨내고 한 여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 엽서에 그림을 그려 사랑을 전했다. 전시 중인 주요작품으로는 ‘여자를 기다리는 남자’ ‘활을 쏘는 사람’ 등이 있다.

❚어른아이의 초상(드로잉, 채색화)
이중섭의 그림에는 아이의 모습이 자주 등장했다. 이는 맑고 밝은 세계에서 노니는 무구한 존재였고, 그가 지향하는 바였다.

또한 어른과 어린이라고 확실히 구분할 수 없는 인물도 자주 등장하는데, 이는 아이의 경지를 추구했던 이중섭이 자신을 그림에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바로 ‘어른아이’의 초상인 것. 이번 전시회를 통해 ‘물고기와 노는 세 어린이’ ‘봄의 어린이’ 등을 만날 수 있다.

❚가족이 다시 하나 되기를(유화)
1945년 한국에서 마르코와 결혼한 이중섭은 슬하에 두 아들을 두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그는 1952년 생활고와 건강악화로 가족을 일본으로 떠나보내고 홀로 생활했다.

기러기 아빠 이중섭이 하루빨리 가족과 재회하길 바라며 그린 그림들도 이번 전시에서 감상할 수 있다. 가족이 황소를 끌고 따뜻한 남쪽 나라로 가는 ‘길 떠나는 가족’, 가정의 밝고 단란한 분위기를 보여주는 ‘가족과 비둘기’ 등이 대표적이다.

❚어둠 속 은빛 희망(은지화)
우리가 순간순간 떠오르는 중요한 것들을 메모하듯이, 이중섭은 언제 어디서나 떠오르는 이미지를 담뱃갑 속 은박지에 그렸다. 먼저 쫙 편 은박지에 연필이나 철심으로 밑그림을 그리고, 그 위에 수채나 유채로 칠했다. 그리고 다 마르기 전에 닦아내 패인 선에 스민 물감만을 남겨 선각을 표현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선보이는 은지화 3점은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서 대여해준 것으로, 1955년 당시 주한미국대사관 문정관이었던 아서 맥타가트가 이중섭의 개인전에서 구입해 이곳에 기증한 것이다. 60년 만에 한국에 공개된 ‘신문을 보는 사람들’ ‘낙원의 가족’ ‘복숭아밭에서 노는 아이들’ 3점 모두 가치 있지만, 그중 채색된 그림도 있어 특별함을 더하고 있다.

❚희망의 서신(편지화)
한국전쟁 중에 이중섭과 그의 가족들은 원산에서 부산, 제주, 다시 부산으로 옮겨 다니며 배를 곯는 나날을 보냈다. 이에 이중섭은 결국 처자식을 일본으로 떠나보내고 그들을 그리는 편지를 썼다. 귀퉁이에 그림을 곁들인 이 편지들에서 머지않은 미래에 곧 가족과 다시 만나 행복을 나누길 바라는 이중섭의 희망과 기대가 느껴진다.


‘이중섭의 사랑, 가족’을 통해 대표작 소 그림에 가려지다시피 했던 인간 이중섭의 절절한 마음과 따뜻한 가족애를 느껴보길 바란다. (사진제공: 현대화랑)


*전시 기간: 2015년 3월 1일까지
*관람 시간: 화, 수, 목, 금, 토,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매주 월요일 휴관)
*관람료: 성인 5,000원/ 학생(중고생), 어린이 3,000원
*주소: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8
*교통 편: 지하철 3호선 안국역 1번 출구에서 도보 570m 이동 - 현대화랑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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