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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OAD] 작심삼일 타파하는 전시회 나들이 - 블라디미르 쿠쉬 전

2015-02-16 19:07:06
[bnt뉴스 조윤정 인턴기자] 여행 지침서 ‘K-ROAD’는 당신의 교양 있는 2015년을 위해 서울시의 다채로운 전시회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 아홉 번째로 소개할 전시회는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블라디미르 쿠쉬 - 환상세계로의 초대’ 전이다.

▶그림으로 만나는 환상동화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세계적인 초현실주의 작가 블라디미르 쿠쉬의 한국특별전이 개최되고 있다.

블라디미르 쿠쉬는 특유의 위트 있는 상상력과 몽환적인 동화식 작품세계로, 세계가 인정하는 ‘초현실주의의 거장’이자 살바도르 달리의 계보를 잇는 ‘러시아의 달리’라 불리는 작가이다.

앞서 세계 각국의 관객을 환상의 세계로 매료시켜온 그의 이번 첫 한국특별전에서는 유화 5점, 드로잉 26점, 판화 5점, 에디션 98점, 조각 11점 등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무의식’ ‘욕망’ ‘환상’으로 나뉜 섹션과 김경주 시인의 문학적 전시해석은 이번 전시의 관람 포인트이다.

❚무의식
인간은 의식을 말과 몸으로 표현하며 산다. 동시에 생각은 무의식적으로 흘러가는데, 그 무의식의 진행이 그림으로 표현될 때 그것은 또다시 의식적인 행위가 된다. 블라디미르 쿠쉬는 사물을 관찰하고 무의식의 흐름에 집중해 이를 오랫동안 그림으로 표현해왔다.

‘지중해로의 하강’이라는 제목의 이 그림은 지중해의 상징성에 주목해야 한다. 지중해는 남북 또는 동서양으로 분리됐던 고대 로마의 시민들에게 연대감의 상징이었다. 즉 이 그림은 모든 여행자가 그들 자신의 그림자, 즉 무의식을 인식하고 이해하길 바라는 쿠쉬의 의도가 담긴 작품이다.

‘잃어버린 선글라스’는 헤어진 연인의 부재를 현실과 비현실의 간극의 차원에서 표현한 작품이다. 유럽 신화 속 자아의 반영을 의미하던 ‘눈’에 주목해, 현실과 비현실 또는 과거와 현재 그 사이에서 떠난 연인을 좇는 무의식의 상태를 초현실주의 기법으로 표현했다.

❚욕망
블라디미르 쿠쉬는 인간의 현실이자 자기보존의 힘이라 할 수 있는 욕망도 그림으로 표현했다. 인간이 가진 욕망을 말하기 위해 우리 이면의 모습들을 그리는 것이 쿠쉬의 특징이다.

‘작별의 키스’는 인간의 욕망을 문학적으로 표현한 쿠쉬의 대표작이다. 헤어지는 연인의 작별 키스를 붉게 물든 석양에 비유해 낭만적 은유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붉은 지갑’이라는 작품 속 붉은색은 사랑과 열정, 지갑은 부와 축적의 상징이다. 사랑하는 두 연인이 서로를 품에 안는 동시에 그 사이에서는 금전이 넘쳐흐를 것만 같다. 이는 탐욕과 욕망은 사랑도 갈라놓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환상
환상은 쿠쉬의 작품세계 전반을 관통하는 주제라고 할 수 있다. 작가 쿠쉬의 기발한 상상력과 일상적인 소재가 만나 화려하고 환상적인 세계로 재탄생된 작품들을 보고 있자면, 잔잔한 일상 속 무뎌졌던 감각들이 하나하나 깨어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해돋이 해변’은 쿠쉬 작품의 단골소재 알을 역시 메인 오브제로 취한 작품이다. 쿠쉬의 작품에서 알은 떠오르는 태양과 삶의 시작을 상징한다. 그림 속 두 개로 깨어진 달걀은 하늘과 땅의 연결을, 달걀의 노른자는 떠오르는 태양을 비유했다. 이는 새로운 세상의 창조를 예고하는데, 하와이에 정착한 작가가 새로운 근기를 다지는 계기로 삼았을 것이다.

‘바람’ 속 빈집에서 펄럭이는 와이셔츠는 불안정한 예술가의 생활을 대변한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러시아 작가 쿠쉬의 삶이 투영된 듯하다. 작가에게 있어 흔들리는 와이셔츠는 불안감, 혼란스러운 상태에서 더 나아가 이향과 귀향의 인사를 동시에 의미한다. 쿠쉬에게 칸느 국제 전시회 최우수상을 안긴 이 작품은 그가 유럽의 현대미술계에 진출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블라디미르 쿠쉬 - 환상세계로의 초대’를 통해 뛰어난 상상력과 몽환적인 동화식 기법으로 시대와 세대를 아우르는 작가 블라디미르 쿠쉬를 만나보길 바란다. (사진제공: YJ COMMUNICATION)


*전시 기간: 2015년 4월 5일까지(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 휴관)
*관람 시간: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12월~2월) /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3월~4월)
*관람료: 성인 12,000원/ 청소년 9,000원/ 어린이 7,000원
*전시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2층
*교통 편: 지하철 3호선 남부터미널역 5번 출구 -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셔틀버스 승차 - 전당 앞 스타벅스 하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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