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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OAD] 수도권 전철의 재발견 - 4호선 이촌역 여행

2015-03-19 19:43:36
[bnt뉴스 조윤정 기자] 여행 지침서 ‘K-ROAD’는 당신의 몸과 마음이 모두 편한 여행을 위해 수도권 전철 노선별 주요 역과 여행 코스를 소개하고 있다. 4호선의 두 번째 주요 역으로 소개할 곳은 이촌역이다.

▶한국 완전 정복하기
이촌역 인근은 살아있는 역사서로 통한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박물관인 국립중앙박물관이 이곳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 아울러 2014년 한글날을 기념해 개관한 국립한글박물관도 국립중앙박물관의 옆에 위치해 있다.

두 박물관은 기획전시도 물론 선보이지만, 양질의 상설전시로 특히나 주목받아 왔다. 상설 전시를 통해 한반도의 역사 및 전통문화 관련 유물을 전시하는 국립중앙박물관, 한글 관련 자료를 소개하며 한글의 독창성과 과학성을 알리는 국립한글박물관을 통해 이촌역 나들이를 만끽해보자.

❚역사와 문화가 숨 쉬는 국립중앙박물관
‘한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알려거든 박물관으로 가라’는 말이 있다. 국보급 유물들로 가득한 국립중앙박물관은 한국 역사와 문화의 뿌리를 돌아보기에 아주 적합한 공간이다. 특히 상설전시장의 1층은 ‘선사·고대관’ ‘중·근세관’으로 나뉘어 한반도의 역사 및 전통문화를 전반적으로 훑기에 좋다.

‘선사·고대관’은 구석기시대부터 남북국시대에 이르기까지의 시기를 조망하며, 한반도 문화의 기원과 전개과정을 보여준다.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는 구석기시대의 뗀석기와 신석기시대의 토기, 간석기 등은 당시 도구 제작 기술의 발전을 엿보게 한다.

또한 청동기 및 고조선의 유물인 농기구와 동검을 통해서는 농업의 발달과 사회적 계층화라는 시대상을 알 수 있다. 전시실은 계속해서 고조선의 멸망, 부여와 삼한, 고구려 등장의 시기로 관람객을 안내한다. 특히 무기, 그릇, 벽화 등으로 특유의 역동적이고 실용적인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고구려 전시실이 시선을 끈다.

백제 전시실에서는 대표 유물인 무늬 벽돌로 당시의 세련된 문화와 건축양식, 사상적 측면까지 유추해볼 수 있다. 이어 화려한 말갖춤 및 철제 무기로 채워진 가야 전시실을 지나면, 한반도 통일의 기틀을 마련한 신라의 전시실이 펼쳐진다. 한반도의 주도권을 장악했음을 증명하는 북한산 진흥왕순수비와 불교문화 관련 유물 등이 주요 전시물이다.

통일신라의 전시실은 당시 귀족의 호사스러운 생활을 짐작할 수 있는 금장식 생활용품, 김유신 묘에서 출토된 십이지신상이 대표 유물들이다. 다음으로 이어지는 발해 전시실은 수준 높은 건축 양식을 엿볼 수 있는 건축 장식물로 웅장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중·근세관’은 고려와 조선 시대의 역사문화유산을 전시한다. 고려의 전시실은 세련미가 돋보이는 청자, 화려한 무늬의 동종 등이 관람객들의 관심을 집중시킨다. 또한 개혁 군주 공민왕과 고려 후기 충신 정몽주 관련 자료들도 전시돼 있다.

조선 전시실에서는 그 어느 시대보다 실용정신이 빛을 발한다. 측우기 등 세종 대의 발명품과 대동여지도 목판, 실학자들의 책 등이 소개되고 있기 때문. 더불어 신사임당의 초충도와 백자들을 통해 조선 특유의 소박미도 눈에 한가득 담을 수 있다.

개화정책으로 서구식 근대 문물과 시민의식이 퍼지기 시작했지만, 동시에 국권을 잃어간 대한제국시대를 끝으로 1층의 전시가 마무리된다. 그러나 국립중앙박물관의 전시는 이것이 끝이 아니다. 2, 3층에 자리한 ‘기증관’ ‘서화관’ ‘아시아관’ ‘조각·공예관’에서 상설전시가, 기획전시실에서는 다채로운 기획전시가 이어지니 시간이 넉넉하다면 모두 둘러볼 것을 추천한다.

*관람 시간: 화, 목, 금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수, 토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일, 공휴일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1월 1일과 매주 월요일 휴관)
*관람료: 무료
*주소: 서울시 용산구 서빙고로 137
*가는 방법: 지하철 4호선 이용 - 이촌역 하차 - 2번 출구 방향 ‘박물관 나들길’(국립중앙박물관과 이촌역을 잇는 지하보도) 이용 - 박물관 서문 도착

❚한글이 걸어온 자취를 더듬는 국립한글박물관
국립한글박물관은 ‘한글이 걸어온 길’을 주제로 상설전시를 선보인다. 지금 봐도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한글의 창제 원리는 물론, 교육·종교·생활·예술·인쇄 등으로 주제를 나눠 한글의 확산 과정도 살펴볼 수 있다.

제1부 전시공간에서는 한글이 창제되기 전 한자의 음이나 뜻을 빌려 문자 생활을 했던 향찰, 구결 등의 차자 표기법을 먼저 소개한다. 이어 한글의 창제 원리와 사용법을 설명하는 훈민정음 해례본의 전시로 이어진다. 이와 함께 큰 스크린으로 해례본 탄생 스토리 영상을 감상할 수도 있다.

다음은 창제 이후부터 근대까지 한글의 모습을 전시하는 제2부 전시공간이 펼쳐진다. 유교나 불교 경전, 외국어 학습교재, 의학 서적, 병법 서적 등으로 언해본이 확대되는 과정을 통해, 한글 사용 범위가 점차 넓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후 일반 편지나 임금에게 올리는 글, 놀이설명서, 판소리 대본, 시조창 악보, 부적, 사주, 궁합 책 등에 한글이 직접적인 의사소통 수단으로 활용되는 모습도 엿볼 수 있다. 기계화라는 큰 전환점을 맞은 한글 관련 자료들도 전시된다. 인쇄 기술의 발달로 제작된 각종 한글 신문과 잡지, 소설 등이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제3부 전시공간은 한글이 조선의 공식 문자로 지정된 1894년부터 현재까지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곳에서는 한글이 천대받던 일제강점기에 한글을 지키려 노력했던 학자들의 뜨거운 열망이 특히나 인상적으로 다가올 것. 이어 조선어 연구회의 연구물, 교육용 책, 한글 맞춤법 통일안 등을 통해 한글이 문자로서의 체계를 갖춘 과정을 볼 수 있다. 아울러 한글이 문자를 넘어 콘텐츠로 기능하고 있는 현재의 모습도 전시로 이어진다. 의상, 생활용품, 건축, 미술, 무용 작품 등에 활용되며 콘텐츠로서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보이는 한글을 만날 수 있다.

*관람 시간: 화, 목, 금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수, 토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일, 공휴일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1월 1일과 매주 월요일 휴관)
*관람료: 무료
*주소: 서울시 용산구 서빙고로 139 국립한글박물관
*가는 방법: 지하철 4호선 이용 - 이촌역 하차 - 2번 출구 방향 ‘박물관 나들길’ 이용 - 우측 방향으로 400m 직진 - 박물관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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