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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OAD] 수도권 전철의 재발견 - 5호선 광화문역 여행(2)

2015-03-25 19:39:03
[bnt뉴스 조윤정 기자] 여행 지침서 ‘K-ROAD’는 당신의 몸과 마음이 모두 편한 여행을 위해 수도권 전철 노선별 주요 역과 여행 코스를 소개하고 있다. 지난 기사에 이어 5호선의 첫 번째 주요 역으로 광화문역에 대한 소개를 이어가려 한다.

▶역사와 나누는 대화 속으로
5호선 광화문역 인근은 유독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듯한 분위기를 풍긴다. 광화문역 근방의 광화문, 경복궁, 세종대왕 동상, 이순신 장군 동상, 서울역사박물관,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이러한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한몫하기 때문.

‘광화문광장’과 광장 지하의 ‘세종 이야기’ ‘충무공 이야기’를 소개했던 지난 기사에 이어, ‘서울역사박물관’과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을 함께 소개하려 한다. 이곳에서는 역사가 켜켜이 쌓인 전시물들을 보며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떠날 수 있다. 지금부터 박물관 여행을 통해 세계도시로 성장해온 서울, 세계강국으로 떠오르는 대한민국이 어떻게 오늘에 이르렀는지 알아보자.


❚서울의 어제와 오늘(서울역사박물관 상설전시실)
서울역사박물관은 조선 한양부터 대한민국 서울까지의 역사를 오롯이 담아내고 있다. 조선 시대, 대한제국기, 일제강점기, 고도성장기로 나뉜 전시관을 통해, 각 시기의 서울을 비교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조선 시대’의 한양은 경복궁과 광화문 앞 육조거리를 중심으로 각 마을이 나뉘었다. 북촌, 서촌, 남촌 등 현재까지도 이름이 전해지고 사용되는 곳들도 많다. 조선의 한양을 다루는 전시공간에서는 당시 국가의 중추였던 육조거리, 시전이 모여들어 최고 번화가로 통했던 운종가를 재현한 모형을 감상할 수 있다. 사람, 집 어느 하나에도 디테일을 놓치지 않고 묘사한 전시물 덕분에, 당시 한양 사람들의 삶을 상상해보는 재미가 크다.

‘대한제국기’의 서울에는 이전과 다른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자주적 개혁을 위한 노력과 식민지화를 위한 열강들의 외압 사이에서, 신문물이 서울 사람들의 일상에 파고들었기 때문. 이 시기를 다룬 전시공간에서는 전신주와 가로등, 전차선로가 들어선 당시 종로 거리의 사진이 전시실 한쪽 벽을 채우고 있다. 사진 속 한국 고유의 겉옷인 두루마기를 입고 서양식 색안경을 쓴 서울사람, 종로거리를 걷는 외국인 등 모든 것의 조화가 새롭다.

이어지는 ‘일제강점기’ 전시공간에서는 식민도시로 전락한 경성을 돌아볼 수 있다. 일제에 저항했지만, 어쩔 수 없이 그들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 그대로 드러난다. 특히 박태원의 세태소설인 ‘천변풍경’의 각 장면이 묘사된 모형을 통해, 당시 서민들의 생활에 일본의 영향과 근대문물이 스며들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현대사에서 서울은 역동적인 변화를 겪었다. ‘고도성장기’ 전시공간에서는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된 서울이 현재 세계적인 도시로 발돋움하기까지의 변화과정을 그린다. 그중에서도 80년대 중산층의 생활공간을 그대로 재현한 전시물에 많은 관람객이 흥미로워한다. 이는 실제로 1978년부터 2014년까지 서초삼호아파트에서 입주 당시의 모습을 유지하며 살았던 거주자로부터 기증받은 자료들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

현재의 서울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공간도 있다. 바로 서울을 정밀하게 축소한 모형과 첨단 기술을 결합해 전시하는 ‘도시모형 영상관’이다. 랜드마크, 문화유적, 문화시설, 학교, 공공기관 등 원하는 카테고리에서 장소를 선택하면, 효과음과 함께 그 장소에 조명이 비치는 식이다.

*관람 시간: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토, 일, 공휴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매주 월요일, 1월 1일 휴관)
*관람료: 무료
*주소: 서울시 종로구 새문안로 55 서울역사박물관
*가는 방법: 5호선 광화문역 6번 출구 - 470m 직진 - LG 광화문빌딩 건너편 서울역사박물관 입구


❚대한민국의 어제와 오늘(대한민국역사박물관 상설전시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1876년 조선이 세계에 문호를 개방한 때부터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도약 중인 현재까지를 다룬다. 개항기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고난과 역경을 딛고 일어선 대한민국의 역사를 한큐에 정리해볼 수 있는 전시이다.

‘대한민국의 태동’을 소개하는 공간에서는 강화도조약을 체결하고 세계에 문호를 개방한 1876년부터 대한제국, 일제강점기, 독립에 이르는 시기의 역사를 총망라한다. 특히 넓은 전시실 가운데서도 좁고 낮은 통로에 장애물을 설치하고 일제강점기의 탄압과 관련된 실물자료를 전시하는 구간이 눈에 띈다. 이를 관람함으로써 조금이나마 당시의 답답하고 가슴 아팠던 상황을 느껴볼 수 있다.

다음으로는 1945년부터 1960년까지의 시기를 ‘대한민국의 기초 확립’이라는 주제로 나눈 전시공간이 이어진다. 이곳에서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과 6·25 전쟁의 참혹한 실상, 전후 근대 국가의 토대를 구축한 과정을 다룬다. 아울러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4·19 혁명의 의미를 되돌아보고자 마련된 코너도 만나볼 수 있다.

이어지는 ‘대한민국의 성장과 발전’ 전시실에서는 1961년부터 1987년까지의 시기를 조망한다.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경제 성장과 민주주의 발전의 측면에서 노력했던 당시 상황이 드러나는 구간이다. TV, 전화기, 자동차 등 현대화와 도시화를 상징하는 실물자료를 통해, 당시를 추억하거나 현재의 생활 모습과 비교해볼 수 있다.

이어 1988년부터 현재까지의 시기를 소개하는 ‘대한민국의 선진화, 세계로의 도약’ 전시실이 펼쳐진다. 스포츠, 문화,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대한민국의 위상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대한민국을 경제 선진국 반열에 올라서게 한 첨단 기술의 발전 과정 전시가 꽤 흥미롭다. 아울러 이 전시공간을 통해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 2012년 런던올림픽 종합 순위 5위 달성,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 등 높아진 스포츠 코리아의 명성도 느낄 수 있다.

*관람 시간: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수요일, 토요일은 오후 9시까지 야간개장)
*휴관일: 1월 1일, 매주 월요일
*관람료: 무료
*주소: 서울시 종로구 세종대로 198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가는 방법: 5호선 광화문역 2번 출구에서 250m 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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