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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OAD] 수도권 전철의 재발견 - 4호선 혜화역 여행(2)

2015-03-27 20:42:16
[bnt뉴스 조윤정 기자] 여행 지침서 ‘K-ROAD’는 당신의 몸과 마음이 모두 편한 여행을 위해 수도권 전철 노선별 주요 역과 여행 코스를 소개하고 있다. 지난 기사에 이어 4호선의 다섯 번째 주요 역으로 혜화역에 대한 소개를 이어가려 한다.

▶옛 정취 고이 묻어둔 곳, 혜화
문화예술의 메카로 젊음과 개성이 넘치는 혜화역 인근에도 옛 정취가 그대로 묻어나는 곳들이 여럿 있다. 어우러지지 않을 것만 같은 이들의 신선한 조합은 혜화역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번화가인 대학로를 조금만 벗어나면, 옛 모습을 간직한 낙산공원, 한양도성, 창경궁 등이 펼쳐져 다양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대학로와 마로니에 공원, 아르코미술관, 이화벽화마을을 소개했던 지난 기사에서 젊은 혜화를 만나봤다면, 이번에는 고풍스러운 혜화로 여행을 떠나보자.


❚600년 서울을 지키다(낙산공원, 한양도성)
한양도성은 조선의 건국 직후인 1396년에 조선의 도읍인 한양의 경계로 삼고자 축성됐다. 조선 한양부터 현재 대한민국 서울까지 600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서울을 지켜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한양도성의 낙산 구간에 우리가 흔히 아는 낙산공원이 조성돼 있다. 산의 모양이 낙타를 닮았다고 해서 이름이 낙산인 이곳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중턱까지 아파트가 들어서 있었다. 일제강점기 때 낙산의 상당 부분이 파괴되고 이후 근대화 과정에서 무분별하게 아파트와 주택이 들어선 상황이었던 것. 이에 서울시가 1999년 낙산의 모습과 역사성을 복원하는 사업을 추진해 2002년 낙산공원으로 탈바꿈하게 됐다.

혜화역 2번 출구부터 낙산공원을 안내하는 표지판을 따라가다 보면, 가장 먼저 낙산공원 내 중앙광장에 발걸음이 닿게 된다. 이곳에는 낙산의 역사를 다루는 낙산전시관이 자리하고 있다.

이어 옛 모습 그대로 복원된 성곽을 따라 걷는 역사탐방로와 산책로가 펼쳐진다. 이곳에서는 사방으로 서울 시내의 전망과 멋스러운 성곽 길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카메라에 담으려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낙산공원 아래 산책로에도 촬영 포인트들이 많다. 하늘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는 신사와 개, 손을 잡고 서로를 마주 보는 커플 등 독특한 조형물들을 만날 수 있는 길이다. 이곳 역시 이화벽화마을과 함께 영화나 드라마의 촬영지로 애용된다. 특히 2012년 SBS 드라마 ‘옥탑방 왕세자’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이 산책로의 끝에는 이화벽화마을이 이어진다. (사진출처: 한지민 페이스북)

*주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낙산길 41
*가는 방법: 4호선 혜화역 2번 출구 - 마로니에 공원 왼편으로 ‘낙산공원 가는 길’이라는 표지판 따라 올라가기


❚찬란한 슬픔의 궁궐(창경궁)
창경궁은 조선 시대 세종이 태종을 모시고자 지은 수강궁을 성종 대에 대비들을 위한 공간으로 확장하면서 세운 이궁이다. 별궁이기 때문에 남향이 일반적인 왕궁 중에서도 유일하게 동향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법궁인 경복궁과 동급이었던 창덕궁이 인접하다는 이유로 조선 역사의 중요한 무대로 활용되기도 했다.

창경궁은 유달리 아픔이 많았다. 큰 화재를 여러 번 겪은 것은 물론 일제 강점기에 결정적인 훼손이 있었다. 1909년 일제가 궁내 전각들을 헐어내고 동물원과 식물원을 설치한 후, 명칭을 창경원으로 격하시켰던 것. 해방을 맞고도 한참 후인 1983년, 창경궁은 이름과 역할을 되찾았다.

창경궁은 건축 형식과 제도 면에서 비교적 자유롭게 세워진 궁궐이었다. 창경궁의 중심축에는 정문인 홍화문과 정전인 명정전 일원이 있지만, 지형을 살린 건물 배치로 좌우 대칭이 완벽하지 않다. 실제로 창경궁을 거닐다 보면 다른 왕궁들에 비해 친근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이외에도 창경궁에는 임금이 신하들과 회의하던 문정전, 학문을 토론하던 숭문당, 문무 과거에 급제한 신하들을 접견하던 함인정, 침전으로 사용된 경춘전·환경전·통명전·양화당, 후궁들의 처소로 쓰인 영춘헌·집복헌 등이 있다. 아직 많은 유적이 복원되진 않았지만, 당시 곳곳에 있었던 정원 시설이 재현돼 아름다운 자연과 어우러졌던 창경궁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

*주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창경궁로 185
*가는 방법: 지하철 4호선 혜화역 4번 출구 300m 직진 - 횡단보도 건너 왼쪽 길로 300m 직진
*관람 시간: 2월~5월, 9월~10월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 6월~8월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30분까지 / 11월~1월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매주 월요일 휴관)
*관람 요금: 만 25세~64세 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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