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레져

[K-ROAD] 더위에 대처하는 스마트인의 자세 - 피스마이너스원: 무대를 넘어서

2015-06-25 19:27:13
[bnt뉴스 조윤정 기자] 여행지침서 ‘K-ROAD’는 시원한 취미생활을 즐기며 무더위에 똑똑하게 대처하고 싶은 당신을 위해 서울시 곳곳에서 열리고 있는 다채로운 전시회를 소개하고 있다. 두 번째로 만나볼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열리고 있는 ‘피스마이너스원: 무대를 넘어서’이다.

▶평화와 결핍이 만나 예술이 되다
현대미술의 지평을 넓혀온 서울시립미술관과 국내 대표 연예기획사인 YG엔터테인먼트가 손을 잡고 현대미술을 바라보는 대중의 관심 고취를 위해 앞장섰다. 이들은 뮤지션 지드래곤(G-Dragon)과 마이클 스코긴스, 소피 클레멘츠, 유니버설 에브리띵, 건축사사무소 SoA, 권오상, 방앤리 등 국내외 작가 14팀이 협업한 ‘피스마이너스원: 무대를 넘어서’라는 프로젝트를 선보이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전시명 ‘피스마이너스원’은 지드래곤이 지각하고 상상하는 세계의 다른 이름이라 할 수 있다. 이는 평화(PEACE)로운 유토피아적 세계와 결핍(MINUS)된 현실 세계를 잇는 이상과 현실의 교차점(ONE)을 의미한다. 200여 점에 달하는 작품들을 감상하며 지드래곤 및 여러 아티스트들이 표현하고자 했던 현대미술과 대중문화의 접점을 느껴보자.


❚지드래곤의 실제와 가상이 혼재된 박물관((논)픽션 뮤지엄)

전시의 시작을 알리는 (논)픽션뮤지엄은 지드래곤의 실제 이야기와 가상의 이야기가 함께 존재하는 박물관이다. 피스마이너스원이 그가 살고 있는 현실과 상상의 교차지점에 있는 세계라면, (논)픽션뮤지엄은 그 세계에 존재하는 가상의 박물관이라 할 수 있다.

패브리커(Fabrikr)가 연출한 이 공간은 예술작품, 빈티지가구, 음악 활동의 결과물, 현대미술품 등 4종류로 나뉘는 지드래곤의 소장품을 전시한다. 이곳에서는 뮤지션으로서 지드래곤의 모습과 직접 디자인한 무대의상 및 기타 오브제, 지드래곤의 개인적 취향이 묻어나는 수집 예술품 등이 조화를 이룬다. 전시물 사이사이에 설치된 토막 난 가구들도 현실과 가상의 구분을 모호하게 보이도록 연출한 재미있는 볼거리 중 하나다.


❚무제의 지드래곤

‘피스마이너스원’의 전시작품 중 대표작은 바로 권오상 작가의 ‘무제의 지드래곤, 이름이 비워진 자리’다. 사진 조각이라는 혁신적 장르를 다루는 작가가 인터넷에서 떠도는 지드래곤의 사진들을 수집하고 재구성해 만든 작품이다. 성미카엘 대천사가 악마와 싸우는 유명한 도상에 지드래곤의 모습을 대입함으로써, 선과 악의 이분법을 표현했다. 조각을 둘러싼 거울은 대상을 끊임없이 반사해 관람객으로 하여금 자기 내면에 숨겨진 양면성을 발견하고 더 나아가 이를 완벽하게 둘로 나눌 수 없음을 깨닫게 한다.


지난 6월18일 지드래곤은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위의 작품과 함께 마이클 스코긴스의 ‘안녕, 내 친구 지드래곤’을 전시의 대표작으로 소개했다. 그중에서도 ‘I Can’t Breathe’는 작가가 지드래곤의 곡 ‘Breathe’를 듣고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목숨을 잃은 흑인 에릭 가너를 떠올려 전개한 작품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지드래곤은 “마이클 스코긴스의 작품은 아이들이 장난친 낙서 같지만, 안에는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며 언급한 바 있다.


아울러 진기종 작가의 ‘어느 멋진 날, 한낮의 짧은 꿈’도 관람객의 시선을 끄는 대표작이다. 작가는 유명인을 바라보는 대중의 입장에서 또는 그와 더불어 살아가는 동시대인의 입장에서 지드래곤에게 ‘앞으로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이 작품을 기획했다. 이에 지드래곤이 “무인도에 가고 싶다”라고 답해 작가가 무인도 꼭대기에 오르는 지드래곤을 미니어처 모형으로 제작한 것. 무인도에 올랐지만, 여전히 카메라와 조명이 그를 쫓는 모습에서 무대 위의 삶을 살 수밖에 없는 그의 숙명을 표현했다.


❚어둠을 채우는 목소리(Room No.8)

어둠 속 나타났다가 홀연히 사라지는 지드래곤의 모습과 그가 만든 사운드가 조화를 이루는 공간을 마지막으로 ‘피스마이너스원’은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앞서 살펴본 전시 공간에서 예술가와의 협업을 통해 자신의 세계를 ‘시각화’했다면, 마지막 장에서는 뮤지션 지드래곤으로 돌아가 자신의 ‘소리’를 들려주며 전시를 마무리한다.


현대미술을 난해하고 막연한 것으로만 인식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번 ‘피스마이너스원’ 전시와 대중의 아이콘인 지드래곤을 매개체로 현대미술에 쉽고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길 바란다. (사진제공: 서울시립미술관)


*전시 기간: 2015년 8월 23일까지(매주 월요일 휴관)
*관람 시간: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 주말 및 공휴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매월 첫째, 셋째 주 화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관람료: 성인 13,000원/ 청소년 11,000원/ 어린이 8,000원
*전시장소: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2-3층
*교통 편: 지하철 1, 2호선 시청역 10번 출구

bnt뉴스 기사제보 life@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