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ife

하이트스파키즈 ‘이명근’ 감독 “프로게이머는 집중력이 생명이죠.” ①

이선영 기자
2009-06-15 21:24:44

하이트는 25일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열린 프로리그 KTF와의 경기에서 신상문(테란)의 활약으로 세트스코어 3:2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이명근 감독은 (CJ)조규남 감독에 이어 통산 두 번째로 프로리그 100승(91패)을 달성했다.

KOR은 2006년 온게임넷 스파키즈로 재창단. ‘신한은행 프로리그 2008’ 광안리 결승전에서 삼성전자에게 아쉽게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미라클 스파키즈’라는 신조어를 만들며 극적인 드라마를 연출했다. 2009년 4월 하이트맥주와 ‘네이밍 스폰서’를 체결하고 ‘하이트 스파키즈’로 팀명을 변경했다.

프로리그 원년인 2003년 첫 시즌, ‘KTF 에버컵 프로리그’에 KOR을 이끌고 데뷔, 감독으로는 2번째로 프로리그 정규시즌 통산 100승의 기록을 달성한 ‘하이트 스파키즈’의 이명근 감독을 만났다.

스타크래프트 잘하세요?
게임을 좋아합니다. 그러나 감독은 게임을 할 시간적 여유가 없죠. 그래도 예전에는 좀 했어요.(웃음)

프로게임단 감독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e스포츠는 새로운 분야입니다. 따라서 e스포츠의 특성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는 사람이어야 하죠. 또한 프로게이머의 연령이 낮기 때문에 청소년, 특히 프로게이머들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해요. 또 스타크래프트의 특성과 게임의 전략적인 부분을 아는 것도 중요하죠.
선수들에게는 어떤 감독님이신지요?
처음에는 유한 모습으로 다가갔어요. 그러다가 중간에 창단을 하면서 무서운 이미지를 갖기 위해 노력했죠. 선수들이 나태해졌을 때 무서운 사람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죠. 지금은 중간정도예요. 유하지만 무서운 모습을 봤기 때문에 편안하게 생각은 못하죠. 지금이 딱 좋은 것 같아요.

별명이 있나요?
개그맨 ‘정형돈’을 닮았다고 해요. 한때 저도 TV를 보다가 깜짝깜짝 놀라곤 했어요. 사람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기 때문에 개그맨을 닮았다는 말이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선수들의 이성친구도 관리를 하나요?
직접적인 관리는 안 해요. 그러나 프로게이머는 집중력이 생명이죠. 이성친구들이 생기면 경기력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에요. 물론 예외는 있겠지만 거의 없죠. 내부 방침은 이성 친구를 사귀고 있지 않으면 못 사귀게 합니다. 그러나 이미 이성친구가 있는 선수들은 헤어지지 못하게 하죠. 선수들이 처음 만날 때나 헤어질 때 가장 힘들어 하기 때문입니다.

하이트 스파키즈의 ‘문제아’는 누구인가요?
현재 스파키즈에는 문제가 될 만한 선수들이 없어요. 초창기 때 체계가 잡히기 전에 활동했던 선수들은 문제가 좀 있었죠. 방황도 하고 놀기도 좋아했어요. 그러나 지금은 그 선수들이 코치로 활동하면서 자신들의 실패 모델을 바탕으로 체계를 잡아주고 있습니다.

감독님의 눈으로 보기에 가장 괜찮은 선수는 누구인가요?
신상문 선수죠. 물론 저희 팀 선수들은 다 열심히 해요. 하지만 신상문 선수의 ‘상대를 두려워하지 않는 점’은 다른 선수들이 배워야 할 부분이예요. 신 선수는 체구가 좀 작고 여린 스타일이지만 합기도 공인 3단, 전국대회 3위까지 했었어요. 그 정도의 정상에 올라갈 수 있었던 사람들은 한계점에 부딪혀 본 경험이 많아서 한계를 잘 극복하죠. 스타크래프트를 연습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의 한계에 많이 부딪히죠. 이때 대부분의 선수들이 도피를 하거나 우회하려다가 부진한 성적을 내곤 하는데, 이를 피하지 않고 극복해 내려고 노력하는 선수가 신상문 선수예요.

선수들과의 세대 차이를 극복하는 비결
프로리그는 젊은 층의 문화이기 때문에, 감독이 젊어질 수밖에 없어요. 제가 청소년이었을 때 어른들과 겪었던 문제들을 생각해 보면 해답이 있죠. 항상 젊게 생각하려고 노력해요.




한경닷컴 bnt뉴스 이선영 기자 goodluck@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