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ife

경희궁에 펼쳐진 첨단건축의 향연

2009-07-01 18:02:34

최근 서울 도심 한복판, 600년 서울의 유구한 역사를 안고 있는 경희궁 앞마당에 독특한 천막구조의 파빌리온의 향연이 펼쳐졌다.

이는 4월25일 개관했고 6월25일에 또 다시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 '트랜스폼'을 한 것이다. 때문에 전시장 이름도 '프라다 트랜스포머'다. 임시 건축물임에도 세계적인 건축가 렘 쿨하스와 그의 오피스 OMA를 통해 태어났다.

단순한 전시건축물에 세계적인 건축가가 나섰다는 것만으로도 관심을 끌고 있다. 전체 외형은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느낌의 4면체 형상으로 이뤄졌다. 내부 공간은 미술 영화 패션 특별행사 등 네 가지 테마의 전시․공연 등을 담아낼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는 것은 역시 독특한 외형에 따른 내부의 어울림이다. 기발한 아이디어가 놀랍고 재미있다. 각기 다른 평면을 가진 4면체를 크레인으로 회전시켜 다목적 공간이 만들어지도록 구성되었다. 건축물은 땅에 고정돼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깬 것이다.

하나의 행사가 끝나면 구조체가 회전하면서 다음 행사를 위한 공간이 새롭게 펼쳐진다. 움직이는 생물 개념을 형상화한 셈이다. 발상의 전환이 돋보인다.

방문객들을 빨려들게 하는 또 하나의 매력은 주제별 공간이 각각 다르게 형상화된다는 점이다. 의상 전시 등 패션 테마 공간은 바닥 모양이 육각형 모양으로 이뤄졌고, 사각형 바닥은 영화 관람 공간, 십자형 바닥은 예술품 전시공간, 원형 바닥은 특별이벤트 공간으로 꾸며졌다.

이들 공간은 주제에 맞는 행사가 이뤄질 때 자연스럽게 모양과 공간이 바뀐다. 4월부터 6월까지는 '웨이스트 다운'이란 주제로 이탈리아의 세계적 패션업체인 '프라다'의 스커트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6월25일부터 7월9일까지 영화를 테마로 하는 전시회를 한다.

'프라다 트랜스포머'는 단순한 전시 건축물임에도 건축계에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패션과 영화 등 첨단 현대 문화를 전시하는 공간을 도심 한복판의 고궁에 마련했다는 점에서 장소가 주는 역설적 묘미를 제공했다. 600년 전통건축의 상징인 경희궁과 목적에 따라 움직이는 미래형 건축물이 서로 마주보며 만들어내는 이미지의 대조도 멋지다.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실내로 들어가면 허공에 매달린 육각형 십자형 직사각형 원형 등의 모양을 한 강철 구조물이 방문객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보기에 따라서는 어지럽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다. 이들 다양한 형상의 구조물은 박투명의 흰 막으로 덮여 있다. '코쿤'이라고 불리는 획기적인 소재다. 내구성과 신축성이 뛰어난 탓에 다양한 형상의 구조물을 감싸면서 비정형의 형상을 그대로 드러내준다.

실내에서는 반투명막을 통해 은은히 자연광이 들어온다. 반면 야간에는 내부의 조명이 밖으로 비치면서 경희궁 앞마당에 새로운 풍경을 연출한다.

프라다 트랜스포머는 오랜만에 회색빛 서울 도심에 즐거움을 주는 건축 이벤트가 되고 있다. 이 건물은 10월까지 살아있으면서 앞으로도 두 번의 변신이 예고되어 있다. 시간을 내면 주변에서 보기 힘든 멋진 변신의 목격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도움말: 명지대학교 건축학부 조교수 김남훈)

한경닷컴 bnt뉴스 life@bntnews.co.kr

마릴린 먼로가 섹시해 보였던 이유는?
▶ '롤업 팬츠'로 간지남 따라잡기!
▶ 당신은 '건어물녀'를 아는가?
▶ "나는 이효리와 휴가를 떠나고 싶다"
▶ 남자들은 여자의 속눈썹에 반하는거 알아?
▶ 스모키 메이크업 제대로 알고 하자!
★ [Open 이벤트] 빅뱅이 직접 사인한 C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