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ife

홍선스님의 한시 일기 ‘맑은 바람 드는 집’

김희정 기자
2009-07-17 13:45:01

구름도 쉬어가고 바람도 자고 간다는 추풍령 아래의 큰절 직지사. 이 절의 박물관 홈페이지에는 적지 않은 마니아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그 걸음의 목적지는 ‘한시 한 소절’이다.

지난 7년 반 동안 직지사 성보박물관장 흥선 스님이 한 달에 두 차례, 보름에 한 번씩 꼬박꼬박 올려놓은 한시와 그에 부친 짤막한 글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다. 이곳에는 자연을 부르는 맑은 바람 소리가 들려오고, 옛 선비를 만나는 듯한 인문의 향기가 은은히 피어오른다. 낮은 곳을 향한 따듯한 시선이 느껴지고, 계곡물처럼 계절 따라 흐르는 산사의 잔잔한 일상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한 수행자의 조촐한 몸짓이 그려진다.

그 때문에 이곳은 오래된 글 꼭지일수록 조회 수가 늘어나는 ‘기이한’ 인터넷 공간이 되었고, 어느덧 시간의 흐름에 비례하여 꾸준히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마니아들의 사이버 공간이 되었다. 마치 달고 시원한 물이 솟는 작은 샘처럼, 이렇게 떠들썩하고 요란스럽지 않게 마니아들을 불러 모으던 글들이 정리되어 ‘맑은 바람 드는 집’이라는 한 권의 책으로 묶였다.

책의 제목은 한때 학승들이 지혜의 칼을 벼리던 곳으로 지금은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건물인 청풍료를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동시에 그것은 직지사 박물관 홈페이지의 게시판을 아우르는 이름이기도 하다.

저자가 이 책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전하는 방법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은 한시다. 날씨와 계절에 맞게 고른 한시 한 수에 넌지시 자신의 소회를 얹어 일기처럼 자신의 일상이나 계절의 변화에 감싸인 자연의 모습을 전하기도 하고, 담담하고 나지막하게 하고픈 말을 대화하듯 풀어놓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책은 한시와 관련된 여느 책과는 지향하는 바가 사뭇 다르다. 한시를 다루는 책은 보통 한시를 소개하고 풀이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거나, 한시를 미학적·문학적·역사적으로 탐구하는 일을 중심에 두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한시가 유일한 중심은 아니다. 오히려 한시라는 징검다리를 통해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는 것이 저자의 의도가 아닐까 싶을 만치 저자의 짤막한 에세이들은 어떤 결을 지니고 있으며 단단하다. 말하자면 자신의 생각을 한시라는 프리즘을 통해 여러 빛깔로 변주하여 보여주고 있는 책, 저자 나름의 독특한 한시 읽기를 시도하고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이 지닌 또 하나의 재미는 면마다 들어 있는 저자의 손글씨를 감상하는 일. 저자는 글 꼭지마다 소개하는 한시의 원문과 번역문을 일일이 손글씨로 선보이고 있고, 손글씨의 바탕이 되는 종이 또한 단 한 장도 똑같은 것을 되풀이 사용하지 않고 있다. 결과적으로 저자의 이런 선택은 책의 성격상 자칫 딱딱하고 지루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산뜻하게 불식시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독자들에게 책장을 넘기는 또 다른 즐거움을 덤으로 선사하고 있다. (자료제공: 조계종출판사)

한경닷컴 bnt뉴스 김희정 기자 life@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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