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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 관객난입 사건, 이유 있었다!

2014-12-17 21:26:56
[전부경 기자] 소녀시대 공연 도중 한 남성이 무대에 난입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4월17일 서울 롯데월드 아이스링크 특설무대에서 열린 '엔젤프라이스 뮤직 페스티벌'에서 한 남성이 공연 중인 소녀시대의 무대에 올라 태연의 손목을 잡고 나가려는 사고가 일어났다.

오후 3시25분께 발생한 이 사건은 중간 무대진행을 맡은 개그맨 오정태가 무대를 내려가고 소녀시대가 무대에 오른 지 채 5분도 되지 않아 발생했다. 소녀시대가 첫 곡으로 '런데빌런'을 부르는 도중 한 남성 관객이 무대로 올라와 태연의 손을 잡기까지 경호원과 관계자들은 가만히 있었다.

다행히 공연 관계자들에 의해 큰 사고로는 이어지지 않았지만 남성 관객이 난입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은 누리꾼에 의해 일파만파 퍼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이날 공연을 기획한 관계자들에 항의를 하는 누리꾼도 늘고 있다.

이날 경호를 담당한 A업체는 17일 전화통화에서 "자세한 정황은 아직까지 말씀드릴 수 없다. 공연이 끝난 후 진위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어디까지 책임질지도 정해지지 않아 더 이상 말씀 드릴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사건이 발생한 아이스링크 공연장은 천막으로 꽁꽁 가린 모습으로, 현장 안쪽 모습이 쉽게 보이지 않았지만 틈새로 보이는 모습은 상대적으로 타 공연장에 비해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총 관람객: 932명 온라인 구매+현장구매) 이에 무대 난입한 모습이 보였다면 누구라도 그 광경을 확인할 수 있는 구조였다.

왜 이러한 일이 발생했나?

이날 공연과 관련해 네티즌들의 반응은 '이런 일이 발생할 것으로 예견됐다'는 반응이다. 해당 공연을 판매한 쿠팡 측의 부실한 콘서트 기획과 맞물려 경호문제에서 진행상 허점을 드러낸 것이다.

기자는 사건이 발생한 롯데월드 아이스링크 특설무대 현장을 사건 당일인 17일 찾았다. 상당수의 경호 인력이 배치됐다. 그러나 여느 공연 때와 다르게 경호 인력이 관객과 무대를 보호하는 경호에 중심을 두기 보다는 현장에서 훔쳐보는 관객들을 막는데 더 심혈을 기울인듯한 모습을 보였다.

롯데월드 아이스링크장은 돔형식으로 지하 1층 일반 이용객과 롯데월드 어드벤처 1층 이용객들이 난간에서 아이스링크 경기장을 내려다 볼 수 있는 구조로, 평소에는 아이스링크장을 오픈한다.

그러나 이 날은 3층 높이의 대형 현수막으로 공연 내부를 가렸을 뿐만 아니라 무대 옆도 검은 천막으로 가렸다. 또한 공연 내부를 가렸음에도 불구하고 아이스 링크 위층 난간에서 내려다보는 관람객을 막기 위해 위층 난간 1m 앞 가량에 바리케이드를 쳤다. 천으로 꽁꽁 싸매도 보이는 부분은 경호원이 책임졌다. 공연이 보이는 틈새를 돌아다니며 무료로 구경중인 롯데월드 내 손님을 막고 있었던 것.

이에 롯데월드 측은 "난간이 유리로 되어 있어 관객이 몰릴 경우 안전을 대비해 미리 안전장치를 한 것이다. 2010년 열린 프리크리스마스 콘서트에서도 바리케이드를 친 바 있다. 롯데월드의 안전 가이드라인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 롯데월드 관람객은 "이럴거면 아무도 안 보는 공연장에서 하는게 낫지 않냐? 하필이면 아이스링크장에서 공연을 하면서 꽁꽁 싸매나"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왜 경호가 가수와 관객을 보장하기 위한 경호가 아니라 관람을 막기 위한 경호를 하게 됐을까?

허술한 공연기획이 가장 큰 요인을 차지한다.

먼저 가격책정이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2시30분부터 3시30분 한시간 공연에 소녀시대, 김경록의 무대로 쿠팡측에서는 108,300원의 가격을 책정했다. 이는 롯데월드 자유이용권 38,000원이 포함된 금액으로 VIP석만 70,300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그리고 할인된 금액 65,000원으로 판매했다. 그것도 지정석이 아닌 구매선착순 좌석 배정이다. 2010년 2월27일 판매된 소녀시대 단독 공연 전 좌석이 77,000원이었다.

이후 팬들과 누리꾼은 가격에 의문을 표시했다. 쿠팡 회원 'Coufung'은 "65,000원짜리 공연을 선착순 배정하는 자체가 말이 안 된다. 누가 롯데월드 자유이용권 주랬나요? 그리고 솔직히 그날 공연보러 간 팬들이 누가 맘 놓고 놀이기구를 타나?", 또 다른 회원 'HERS매냐'는 '거래 강제(끼워팔기) 관계 법령'을 들어 '끼워팔기'에 관한 의혹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쿠팡 측은 끼워팔기 의혹을 전면 부정하며 판매를 시작한 지 이틀만인 4월14일 "롯데월드 이용가격 38,000원은 쿠팡이 전액 부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낮은 금액에도 불구하고 저조한 티켓판매율은 쿠팡이 판매에 더 열을 올리게 하는 계기가 됐다. 총 좌석 수량은 2700석 (VIP 600석 / R석 900석 / S석 1200석). 그러나 판매된 수량은 1부(아이유, 제국의아이들) 1200명, 2부 (소녀시대, 김경록) 931명, 3부 (2NE1, MBLAQ) 564명, 4부 (빅뱅, 가비앤제이) 1068명, 5부 (동방신기, 나인뮤지스) 744명으로 수량의 반도 채우지 못했다.

이에 소셜커머스 업체가 현장 판매까지 하게 되는 초유의 사태를 기록했다. 쿠팡은 공지사항에 "쿠팡과 함께하는 '엔젤프라이스 뮤직페스티발' 공연의 현장구매를 요청하시는 문의가 급증하여 판매하게 됐다"며 현장 판매 실시를 알렸다.

2호선 잠실역 지하철 입구에서 바로 보이는 현장 판매소는 흰 종이에 싸인펜으로 쓴 듯한 글씨로 급하게 기획됐음을 알렸다. 또한 가격은 온라인에 비해 약간 비싼 2만원, 3만원, 4만원으로 책정됐다.

이에 쿠팡은 "현장 판매 방식은 이미 일반 콘서트에서도 표가 안 팔렸을 경우 또는 그 외의 이유로 진행하는 경우가 있다. 쿠팡도 이번 진행 사안에 대하여 일반적인 방식을 취한 것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반적인 콘서트 현장 티켓 판매의 경우 온라인과 동일한 가격 또는 정가 판매되는 것이 일반적인 방식이다.

기획의 허술함은 판매에 이어 티켓 배부에도 문제를 일으켰다. 애초 100석이었던 VIP석이 600석으로 늘어나자(자리배정이 지정석이 아니라 선착순인 관계로) 미리 구매한 소비자들이 항의를 표시했다. 이에 쿠팡측은 초기 100석을 산 사람에 한해 제일 좋은 자리로 지정하겠다고 대응했다. 그러나 실제 공연장에서 소비자들은 현장 구매자와 VIP 온라인 구매자의 자리가 뒤섞여 큰 불편을 겪었다.

닉네임 'o애기꽃o'은 "VIP석 96번 좌석이었는데 (현장에 왔더니) 티켓이 없었다. (좌석) 명단 보니 96번자리 된 이름은 나 하나였다. 거의 사십분 가량 교환처 옆에 '대기'되었다. 이에 쿠팡 관계자는 "96번에 사람 없으시면 앉고, 누가 앉아 있다면 99번 좌석으로 가라"고 말했다. 내 자리에 앉았던 사람은 알고보니 현장구매였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러한 소비자의 반응에 쿠팡은 "티켓 판매 대행을 하는 입장에서 소셜커머스로 판매 딜을 담당하여 진행했다. 엔젤프라이스 업체 사이트가 아직 오픈이 되지 않아, 쿠팡 측에 판매 대행을 부탁하여 계약이 이루어 진 것이며, 저희 쿠팡은 이번 사태에 관해서 '판매한 딜'과 관련하여 고객님들과 소녀시대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며 도의적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쿠팡은 사건 다음 날인 4월18일 '전액환불'이라는 조치로 사건 진화에 애를 쓰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쿠팡측의 대응은 여전히 소셜커머스의 책임감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최근 진행됐던 버거킹 판매의 경우 아직도 진행에 차질을 빚고 있음에도 불구, 기사화 되어 이슈가 된 소녀시대 사건에 대해서만 공지와 전액 환불이라는 점을 공지, 다른 고객들에게는 확실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이번 공연을 기획한 '엔젤프라이스'는 5월 중 새롭게 론칭하는 소셜커머스업체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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