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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대한민국 공연문화 예술대상’ 수상, 윤희정의 ‘재즈 스토리텔링’

2015-05-25 17:07:58

[최미선 기자/ 사진 김치윤 기자] 나만의 것, 온리 원(only one)을 주창하며, 이른 바 ‘재즈시대(Jazz age)’를 살아가는 이가 있다. 그는 바로 재즈싱어 윤희정이다.

‘열정이 아닌 그리움’으로 재즈를 시작한 지는 벌써 25년. 윤희정이 숱한 뮤지션들 속에서 독보적인 자리매김이 가능했던 이유는 바로, 그의 삶 자체가 ‘재즈 스토리텔링’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번 2015 럭셔리 브랜드 모델시상식 국제행사 중 ‘대한민국 공연문화예술 대상’을 수상하게 된 것은 더욱 뜻 깊다. 이는 국내 재즈 시장의 성장과 대중음악으로의 조우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 봤던 윤희정의 재즈시대를 위한 헌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랫동안 열심히 노래하는 사람으로 살다 보니, 이런 상도 받게 되네요”라는 짤막한 소감은, 지금도 재즈를 살아가고 있는 그이기에 더욱 가치 있게 빛났다.

인트로(Intro) 윤희정 ‘재즈 시대’의 서막


“1972년도 세노야 데뷔 이후 1990년대 초반 어떤 기획자 한 분이 찾아왔다. 그 후 멘토 오브 갓파더(Mentor of godfather)라 불리는 이판근 선생님을 찾아가게 됐다. 그는 왜 어렵게 재즈를 하려고 하는지 물었다. 고행의 길인데 잘 할 수 있는지도 물었다.”

“오히려 오기가 생겼다. ‘도’도, ‘레’도 아닌 아지랑이같은 사운드에 매료됐다. 여태껏 들어보지 않던 음악이었다. 벌써 25년 전이다.”

“재즈를 하는 것처럼 공부를 했다면, 어떤 분야에서라도 성공했을 지 모른다. 그런데 재즈는 다른 분야와는 많이 다르다. 해도 해도 끝이 없다.”

“재즈는 ‘그리움’이다. 패션(passion)이 아닌 컴패션(compassion). 열정이 아닌 연민이다. 손에 잡히지 않는 어떤 것이 바로, 나에게 있어 재즈다.”

제 2막(Deuce spot) 재즈는 ‘온리 원’이다.


“최근에는 재즈와 대중음악과의 조우가 점차 많아지고 있다. 대중음악은 물론, 영화, 뮤지컬 등 곳곳에서 흑인음악을 비롯한 소울풀한 음악들과 재즈가 많이 들리고 있다. 대중들에게 스며든 것일까. 재즈를 사랑한 나로서는 반가운 소식이다.”

“싱어송라이터로 살고 있는 내 딸은 행복한 음악을 했으면 좋겠다. 훌륭한 뮤지션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지그시 바라보고 싶다.”

“내가 재즈를 선택하게 된 것은 행운이다. 누군가가 재즈를 선택하게 된 것을 후회하지 않느냐고 물으신다면, 조금 더 먼저 몰랐던 것을 후회한다고 답할 것이다.”

“음악은 1, 2, 3등이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초이스만 있을 뿐이다. 특히 재즈는 즉흥연주를 기반하는 창의적인 것을 표현하는 음악이기 때문에 ‘넘버 원이 아닌 온리 원’이 되어야 한다고 항상 생각한다.”

파이널 챕터(Final chapter) 윤희정의 ‘재즈 스토리텔링’


다양한 음악 관련 콘텐츠로, 재즈 스토리텔링을 구사하고 있는 윤희정. 100회 250명이라는 괄목할 만한 규모의 콘서트 ‘윤희정&프렌즈’를 시작으로, 재즈를 보고, 듣고, 읽을 수 있는 ‘이 노래, 아세요?’의 출간, 크리스마스 시즌의 화려한 갈라 쇼 ‘재즈 크리스마스’와 음악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고 힐링을 전달하는 ‘재즈 프렌드 파티’까지. 그의 인생 곧 ‘재즈 스토리텔링’을 지금부터 살펴본다.

윤희정&프렌즈(YunHeeJung&Freinds CONCERT)

“재즈를 대중들에게 알리고자 시작한 것이 ‘윤희정&프렌즈’다. 1997년 정동극장에서 시작하여 2000년도에 문화일보 홀로 옮겼고, 2011년까지 15년 동안 100회를 통해 250여 명의 다양한 직업을 가진 프렌즈들을 탄생시키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송일국, 전 헌법재판관 송인준, 신애라, 김효진, 이은결, 박상원, 김미화, 김미숙, 이하늬, 옥주현 등 수 많은 스타들과 정치 경제문화를 이끄는 프렌즈들은 트레이닝을 거쳐 ‘재즈싱어’라는 코너를 통해 데뷔했고, 재즈를 사랑하게 됐다.”

“모든 프렌즈들은 ‘직관’을 통해 프로포즈하게 되었다. 직관을 통해서 재즈를 두려워하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이들을 알아보고 설득했다.”

이 노래, 아세요?

“100회를 끝으로 15년 동안 윤희정&프렌즈를 통해 힘들게 쌓아온 노하우를 2011년 책으로 출간했다. 이 책이 바로 ‘이 노래 아세요?’다. 이 책에는 QR코드 90개를 통해 ‘동영상을 보는 책’으로 유명해졌다. 일종의 IT와 감성의 콜라보레이션이었다.”

재즈 크리스마스(JAZZ CHRISTMAS)

“10년 동안 하고 있던 빅 쇼(THE SHOW)는 웨스틴 조선 호텔로 장소를 옮겨 2011년에 ‘재즈 크리스마스’라는 타이틀로 바꾸어 진행했다. 크리스마스 시즌을 위한 가스펠, 크리스마스 캐롤, 라틴, 재즈 등 다양한 장르 음악들을 즐길 수 있는 화려한 갈라 쇼를 선보이고 있다.”

재즈 프렌드 파티(JAZZ FRIENDS PARTY)

“‘재즈 프렌즈 파티’는 1, 2, 3기를 거쳐 4기를 준비 중이다. 재즈를 통해 모든 사람들과 정을 나누고 마음을 교감하며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테마다. 바쁜 일상에서 느끼기 힘든 여유와 배려를 찾고 함께 노래하며 음악을 나누고 힐링을 전달할 수 있는 파티로, 열심히 만들어 나가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을 지금도 천천히 걸어간다. 재즈만의 즉흥연주의 비밀은 난 아직도 모른다. 그러나, 힘든 길인 걸 알면서도 오늘도 나는 재즈의 길을 걷는다. 엔돌핀과 세라토닌이 번갈아 가면서 나오는 재즈를 통한 나의 인생. 그 자체가 스토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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