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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프 전성시대-먹방의 순기능

2015-10-01 23:16:03

[정아영 인턴기자] 여러 복(福) 중 제일은 먹을 복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음식은 우리에게 늘 고맙고 좋은 것으로 여겨진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요즘 방송가는 ‘먹방’ 춘추전국시대라 부를 정도다. 먹는 방송의 범람, 연예인 같은 스타셰프의 등장이 영 달갑지 않다는 반응도 있지만 한 번 달궈진 요리 예능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우리 인생에 있어 먹는 일은 결코 거르고 넘어갈 수 없는 중요한 과업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과하다 싶을 정도로 넘쳐나는 ‘먹는 방송’ 역시 착한 구석을 꽤 가지고 있지 않을까.

>>트는 채널마다 먹방,쿡방


공중파, 케이블 할 것 없이 리모컨이 가리키는 곳에는 대부분 흰 앞치마를 두른 사람들이 웃고 떠들며 맛있게 먹는 모습이 등장한다.

요리 예능에서 볼 수 있는 흔한 풍경으로는 패널과 게스트가 함께 요리하며 토크를 하고 다 함께 만든 음식 맛보기. 이런 똑같은 레퍼토리가 지겹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아마 지금도 방송국 한 켠 회의실에서는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새로운 먹방을 기획하고 있을 것이다.

요리 대결, 집밥 레시피, 전국 맛집 탐방, 요리 미션, 퀴즈 등 음식이 주제가 되니 무궁무진한 콘셉트의 프로그램이 가능하고 저마다의 매력 또한 색다르기 때문. 먹방이 꾸준히 사랑받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음식 앞에선 모두가 무장해제


먹는 행위는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 중 하나다. 하지만 현대인에게 식사란 그저 주린 배를 채우는 단순한 행위로 치부되지 않는다. 먹스타그램이 등장하고 먹방이 이토록 뜨거운 인기를 누리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우리에게 ‘먹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더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일이라 볼 수 있다.

음식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유명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일본의 한 인기 드라마는 식당이 주배경이다. 소박한 음식 하나에도 저마다의 사연이 얽혀있어 그로 인해 울고 웃는 인생사를 담고 있다.

또한 예로부터 우리는 음식으로 ‘정’을 나누었다. 식구라는 말도 함께 도란도란 둘러앉아 밥을 먹는다는 뜻. 사람은 여기에서 따뜻함을 느끼고 안정을 찾는다. ‘혼밥족’이라는 신조어를 만든 1인 가구 시대에 먹는 방송이 화두로 떠오른 것이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닐 것이다.

>>스타 셰프의 탄생


먹는 방송이 인기 가도를 달리게 되면서 셰프들도 덩달아 바빠졌다. 마치 연예인처럼 스케줄을 잡고 방송에 출연하고 심지어 CF를 찍는 현상도 생겨났다. 이런 모습에 부정적인 시선을 던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스타셰프의 탄생이 그리 나쁜 현상은 아니라 볼 수 있다. 과거와 달리 요즘 어린이들 장래희망란에는 파티시에나 셰프가 심심찮게 등장한다. 이는 요리사라는 직업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긍정적으로 바뀌었다는 증거다.

무엇보다 셰프는 누군가를 위해 음식을 하는 일이 즐겁고 행복한 사람들이다. 또한 여럿의 손을 빌려 함께 먹을 음식을 하면 그 자체로 재미있는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법. 이처럼 요리란 반드시 주방에서만 행해지는 것이 아니다. 인생을 맛있게 만들어주는 중요한 조미료 중 하나이며 셰프 역시 일에 대한 자부심과 사람에 대한 애정을 가진 멋진 직업이다.
(사진출처: O'live ‘오늘 뭐먹지’, JTBC ‘냉장고를 부탁해’ ,tvN ‘삼시세끼’ ,tvN ‘수요미식회’, 샘킴 인스타그램, bnt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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