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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나 혼자 산다” 혼사남의 방스타그램 이야기

2017-09-29 20:01:35

[김효진 기자] 나 홀로 가구 시대가 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혼자서도 멋지게 즐기는 혼족들이 늘고 있다. 혼밥·혼맥 등 다양한 문화가 탄생하고, 겉모습만 치장하던 그냥 뷰티에 이어 내가 쉬는 곳까지 안락하게 가꾸며 홈스케이프, 방스타그램이라는 신조어까지 탄생했다.

집이란 공간을 뛰어넘어 내가 쉴 수 있는 안식처다. 아무런 치장을 하지 않아도 되고, 늦은 밤 지친 몸으로 귀가한 나에게 편안함을 선사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런 공간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며 멋있게 솔로 라이프를 즐기는 이들이 늘며 최근 방스타그램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사생활 노출을 꺼리던 예전과 달리 내방 인테리어를 공개하며 정보를 공유하는 등 방스타그래머들의 활약이 대단하다. 외로운 혼자가 아닌 멋진 혼사족 _seubi의 인테리어 포인트와 그만의 솔로 라이프 이야기를 들어보자.

혼사남 @_seubi


혼사남 집에 대한 편견을 날려버린 _seubi. 집안 곳곳 묻어나는 그의 센스와 먼지 한 톨 없을 것 같은 깨끗함에 모델하우스가 아닐까 하는 착각을 들게 한다. 훈훈한 외모와 닮은 그의 공간은 누구나 따라 하고 싶은 인테리어가 특징이다.

Q: 포스팅마다 엄청난 좋아요를 자랑하며 수많은 팔로워의 소유자다. 방스타그램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A: 서울로 직장을 얻으며 상경해 혼자 살기 시작했다. 가족들과 떨어져 있는 만큼 더욱 나만의 공간은 따뜻하길 원해 인테리어에 좀 더 신경 쓰게 되었다. 그러다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리게 되었고, 거창한 것이 아닌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만 꾸며낸 ‘나의 방’이 다른 사람들의 관심과 공감을 산다는 것이 감사하고 신기해 하나둘씩 집안 모습을 담은 사진을 올리다가 시작된 방스타그램이다.


Q: 방 구조를 자주 바꾸는 것 같다. 작은 공간에서 매번 이렇게 다양한 느낌을 연출하는 나만의 인테리어 팁은?

A: 통창이 돋보이는 나의 방. 이러한 특징을 살려 통창으로 느껴지는 계절감과 날씨를 고려해 침대 배치를 한다. 채광이 잘 드는 계절과 추운 겨울, 풍경이 멋스러운 날 등에 따라 침대의 위치를 가장 먼저 정하고, 주변 가구를 배치한다면 어렵지 않게 인테리어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Q: 나의 소중한 방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곳과 그 이유는?

A: 작은 공간일지라도 소파도 넣고 싶고, TV도 들여 넣고 싶은 마음 가득했다. 이러한 욕심을 모두 채우기 위해선 구역별 공간을 분리할 필요가 있다. 하나의 공간을 분리해 사용한다면 거실과 침실, 부엌을 모두 가진 셈. 그렇게 구분해 나만의 침실을 만들었고, 매일 쉬며 생활하는 시간이 가장 많은 침실이 좋다.


Q: 전체적인 집 분위기가 따뜻하고, 편견일지 모르겠지만 전혀 남자의 손길이라고 믿어지지 않는다. 포근함을 살리기 위해 추천하는 인테리어 방법은?

A: 방안 불을 다 켜지 않더라도 조명 하나로 따스함을 전할 수 있다. 일을 마치고 쓸쓸히 들어간 어두운 방을 밝혀줄 조명은 때론 나에게 위안이 되고, 포근함을 선사한다. 이런 조명이 좋아 두 개 정도의 조명을 방 안에 설치했다. 나에게 가까이 있는 조명과 멀리 있는 조명은 서로 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가까이 있는 조명이 있어 잠들기 전까지 형용할 수 있는 따뜻함을 주고, TV나 휴대폰 액정에서 나오는 빛과 달리 꿀잠을 선사한다.


Q: 100만 원이 주워진다면 나의 방 어떤 부분에 더 투자하고 싶은가?

A: 침구가 주는 분위기와 그 역할은 매우 크다. 보통 한 가지 침구를 이용하기보단 서로 다른 패턴이나 소재 등을 이용한 레이어링 법을 좋아한다. 전체적으로 원목 소재가 돋보이는 방에 어울리는 그레이&화이트 침구를 구입하고 싶다.


Q: 멋진 방뿐만 아니라 요리 솜씨도 대단하다. 요리와는 어떠한 인연이 있고, 가장 자신 있는 요리는 무엇인가?

A: 혼자 먹는 밥이라고 대충 때우는 건 금물. 일과를 마친 저녁 시간, 혼자 보내는 시간이야말로 어쩌면 나에게 가장 큰 휴식이 될 것이다. 출근 준비로 바쁜 탓에 아침은 건너뛰고, 일에 지쳐 먹는 듯 마는 듯 보내버린 점심을 대신할 저녁은 혼자일지라도 근사해야 할 것. 어린 시절부터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고, 음식을 전담하시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요리에 대한 거부감이 전혀 없었다. 주로 된장찌개를 자주 하고 제일 잘한다. 이것 또한 아버지의 손맛을 그대로 이어받은 듯하다.

Q: 혼사남과 솔로 라이프 입문기에 들어선 이들을 위한 조언을 부탁한다.

A: 집은 나의 하루와도 같은 것. 집에서 생활하는 모든 것이 나의 일과가 되며 내가 가장 오랜 시간 머무는 곳이다. 이러한 특징을 살려 집에 안락함과 편안함을 실어주기 위해 내가 좋아하는 것들 위주로 채우면 된다고 생각한다. 내가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것들이 가득 찬 공간에서의 하루는 그 어떠한 일보다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Q: 마지막으로 나에게 집이란?

A: 나에게 집은 성장 과정이다. 혼자 산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부동산에서 처음 집을 계약할 땐, 아버지와 영상통화를 하며 계약을 했으며 공과금을 밀려 독촉 전화가 온 적도 있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르는 것투성이였고, 곤란한 경험도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공과금을 내는 일도 집 안 구석구석을 정리하고 꾸며나가는 일도 내겐 너무나 익숙한 일상이 되었다. 집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고, 이 공간 속에서 한 발짝 한 발짝 성장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나만의 공간에서 얼마큼 성장하고 다가올 앞으로의 나날들이 기대된다. (사진출처: _seubi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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