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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기술 ② “당신이, 나를 좀 이해해줘…”

김희정 기자
2014-05-17 19:17:00
전편 사례에서, 아내는 들어오자마자 양말을 벗으라는 남편의 요구를 들어주면서도 속으로는 불편했을 것이다.(만약, 남편이 ‘연수받고 오느라고 고생 했겠다’고 하며 따뜻하게 맞아주었다면 이 장면이 달라졌을 것이다)

아들에게 옥수수를 먹지 못하게 하는 남편이 섭섭하여 먹어보지도 않고 딱딱한지를 어떻게 아느냐고 반문한다. (남편 입장에서는 이 말이 자기를 비난하는 뜻으로 들렸을 것이다)

이 반응은 남편으로 하여금 아내가 자기 입장만 늘어놓는다는 주장을 하도록 하는 자극이 되었다. 또한 남편은 아내가 식사준비는 거들어주지도 않고 며칠 동안 손수 밥을 해먹은 자신의 고충은 아랑곳없이 자기 입장만 늘어놓는 것에 화가 났을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부부가 자신의 견해(전제)를 움켜쥐고 그 전제가 흔들리면 큰일이라고 생각하는 나머지 부부간의 적응적 경험이 부족해서, 조절과 타협을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본다.

그러나 남편은 아내가 집을 비워도 손수 밥을 지어먹는 성실한 가장이고, 아내는 직장 일을 하는 주부인데 식사준비를 안 거들려는 것도 아니고, 양말을 벗고 들어오라는 남편의 요구를 들어준다. 겉으로는 별 문제가 없는 것 같으면서도 부부간에 이런 모습을 보일 때 우리는 이 부부들에게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그것은 바로 상대에 대한 이해.

이런 경우들에서 어떻게 하면 대립을 피할 수 있을까?
그것은 남편이나 아내 한 쪽에서 먼저 상대의 주장에 반대를 하지 말고 반응을 멈추거나(행동멈춤) 반응을 바꾸는 것(행동바꿈)이다. 반응을 멈추거나 바꾸면 자극도 멈추어지므로, 이것이 바로 기술이 된다. 그러나 이런 기술을 생활 장면에 적용하려면 많은 인내가 필요하며, 이러한 인내를 얼마나 어떻게 어느 때에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청사진을 그려보는 것이 계획이다.

예를 들면 아내 입장에서 ‘며칠간 집을 비웠고, 남편이 식사준비를 하다 보니 귀찮은데다가, 애가 소화가 안 되니까 옥수수를 먹지 못하게 하나보다.’ 라고 생각해 보는 것이다. 남편 입장에서는 ‘아내가 화장실 문을 닫으려고 아이에게 옥수수를 먹으라고 했는데 옥수수를 먹지 말라고 하니까 언짢아져서 딱딱해도 먹으면 어때 라고 억지를 부리는구나’라는 생각을 해보면서.

자신의 반응이 자기에게 유리하게 되도록 즉, 상대를 자극시키는 것이 되지 않도록 좌우, 전후를 살펴보는 것이 계획이다. 다시 말하자면 상대를 자극시키려는 의도는 없었지만 나의 주장을 하려고 하니 - 안 하면 큰일 날 것 같다. 평생 상대를 이기지 못하고 손해만 보고 살 것 같아 불안하다 - 그러니까 ‘안 할 수가 없어서 말을 하는데 말을 하고 보니 그 결과는 다시 나에게 돌아와 나를 괴롭히게 되는구나’ 하는 점을 알아차리는 것(행동멈춤/행동바꿈에 대한 동기강화, 자각, 시도 등)이며, 이런 계획이 잘 이루어진다면 행동멈춤, 행동바꿈 등의 실행이 수월해진다.

그러면 목표는 무엇일까? 지금 이 부부들은 서로 상반된 입장으로 대립되는 경우를 제시하면서(상대가 받아들이지 않음을 보면서도) 서로를 비난한다. 맨 처음 남편의 요구에 따라 아내가 양말을 벗은 것 외에는 상대를 수용하려는 기색은 없으며, 서로를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부부간에 이해를 주고받지 못하면 계속 자기주장만 되풀이할 수밖에 없다. 그런 자기주장은 부부 중 누구라도 먼저 자기를 양보하고 상대를 받아주는 이해의 물꼬가 트여야 해소될 것이므로, 그 때까지 이들은 힘겨루기를 아니 할 수가 없을 것이다.

결국 이 부부들의 해결목표는 상대 배우자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사례에서 이해 부족 --> 소통 안 됨 --> 대립 의 순서로 부부갈등이 발생, 유지되었다면 해결을 시도하기 위해서는 대립 포기 --> 소통을 위한 조절 및 타협 --> 상호간 이해를 촉진시킴 의 순서로 노력하는 것이 좋다. 하기 쉬운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유리하다. 요약해 보면, 기술은 현재상황에서 문제의 진행(확산)을 멈추도록 하는 행동멈춤, 행동바꿈, 긍정적지지, 격려 등이고 계획은 기술을 실천하여 목표를 달성하도록 하는 연결고리(동기를 강화시키는 인내, 집중, 자각을 명료화시키는 효율적 인식, 그리고 기술시도 등) 그리고 목표는 문제해결 및 변화에 필요한 핵심요인이 된다.
(심리치료사 이선희)

한경닷컴 bnt뉴스 김희정 기자 life@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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