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피카소가 와인 두병에 그림을 그렸다고?

2011-11-11 21:06:41

“작품비는 필요 없어요. 그 대신 ‘샤또 무똥 로칠드’를 선물로 주세요”

[이송이 기자] 앤디 워홀, 샤갈, 베이컨 예술의 거장들이 샤또 무똥 로칠드의 라벨에 들어가는 그림을 그리기로 한 뒤 한 말이다. 화가들은 작품에 대해 금전적으로 보상받는 대신 자신이 그린 라벨의 빈티지를 포함한 다른 한해의 샤또 무똥 로칠드를 받는다. 더욱 놀라운 것은 지금까지 이러한 거래를 거부한 화가는 단 한명도 없었다는 것.

세계적인 와인 애호가들이 죽기 전에 꼭 마셔야 하는 최고의 와인 1순위로 꼽힌 이 와인의 매력은 맛뿐만 아니라 라벨에도 있다. 세계적인 예술 거장들의 손을 거친 라벨들은 우리를 흥분의 도가니로 이끌기에 충분하다.

‘PREMIER JE SUIS SECOND JE FUS MOUTON NE CHANGE(나는 이제 일등이다, 2등이었으나, 무똥은 변하지 않는다)’ 1973년 피카소의 몽환적인 선과 색 위에 인쇄된 ‘샤또 무똥 로칠드’에 적힌 라벨 문구다. 이는 세계적 와인의 명가 로칠드 가문의 자부심을 한문장으로 대변하고 있다.


필립 드 로칠드가 라벨의 예술성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45년이다. 2차세계대전이 연합군의 승리로 끝나자 평화를 축하하는 의미로 그 해 레이블에 처칠 수상의 승리를 의미하는 ‘V’를 넣었고, 자신의 친구 필립 줄리앙이라는 화가에게 부탁함으로써 예술가들의 작품을 이용한 예술적 레이블이 탄생한 것이다.

초창기에는 장 위고, 장 콕토와 같은 화가들이 작품을 맡았다. 1955년 유명 화가인 조르주 브라크가 라벨 디자인을 제공하면서부터 그 후 세자르, 미르, 피카소, 델보, 베이컨 등이 참여 했고 해가 거듭될수록 아트 컬렉션까지 이르게 됐다.

1981년부터는 ‘라벨로 보는 명화’라는 제목으로 세계 곳곳의 박물관에서 전시회를 개최해 라벨과 와인의 예술세계를 대중들과 공유하고 있다.

현재 어마한 몸값을 자랑하는 그들이 그림의 답례로 와인 2병만을 받았다는 것만으로도 이 와인의 가치가 얼마인지 짐작할 수 있다. 그들이 사랑했던 샤또 무똥 로칠드. 사람들에게 세계적 거장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샤또 무똥 로칠드의 라벨.

손바닥만 한 작은 그림이지만 큰 벽면을 가득 매운 그림 같은 꽉 찬 매력을 준다. ‘도전은 과정이 아름답다’는 말처럼 샤또 무똥 로칠드는 1등급 와인을 만들려는 장인정신과 그 와인을 사랑하여 자신의 예술의 혼을 담근 라벨이 만나 더욱더 큰 가치를 부여받는 것 아닐까. (사진제공: 대유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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