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에디터의 사적인 취향①] 봄 날의 우울을 잠재워 줄 도서 BEST

2016-03-22 20:43:59

[최수진 기자] 출근 후 만나는 동료가 나에게 웃어 주는가. 그 웃음은 ‘진짜 웃음’이 아닐지 모른다. 취업포털 ‘커리어’가 조사한 직장인 우울 실태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 82.1%가 우울증을 겪고 있다.

직장인이 우울함을 겪는 이유로는 ‘현재와 미래에 대한 불확실한 비전’이 44.44%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으로 많은 업무량과 업무량에 미치지 못하는 급여가 뒤따랐다. 하루 9시간 이상 근무하면서도 미래에 대한 불확실함과 그에 미치지 못하는 보상이 우울함을 가져 오는 것.


이 가운데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당 조사에 참여한 직장인 중 43.47%가 장기간 휴식과 여행을 꼽았다. 바쁜 일상에서 잠시나마 휴식을 취하는 시간, 책 한 권으로 마음을 다져보는 건 어떨까.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김종덕)에서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5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15년 한 해 동안 평균 독서량은 9.1권이다.

바야흐로 독서의 계절은 가을이라지만 따뜻한 봄볕을 만끽하며, 마음을 포근하게 해 줄 책 3권을 꼽았다.

# 책으로 떠나는 여행_ 이혜승 <모로코 낯선 여행>


여행을 가고 싶지만 쉽사리 떠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럴 땐 여행서적을 추천한다. 이혜승의 ‘모로코 낯선 여행’은 저자가 아무런 준비 없이 떠난 여행지 모로코에서의 일상을 포토에세이 형식으로 담았다.

저자는 바쁜 우리의 일상과는 다르게 모든 것이 여유롭게 돌아가는 모로코의 일상 속에서 사진을 촬영하고, 느낀 바를 담담한 문체로 그려냈다. 더불어 모로코 여행에서 유용한 정보까지 함께 수록, 낯설지만 신비로움과 여유로움을 느끼고 싶다면 이 책을 선택해보길.

에디터 한 줄_ “왜 같은 삶을 살면서 빨리 죽으려 하나요? 느리게 살면 그만큼 많이 느끼니까 더 오래 사는 거예요. 어차피 모든 일에는 알라만이 아는 적당한 때가 있는데 그때는 저절로 나옵니다. 달리는 기차 안에서 아무리 뛰어 봤자 목적지에 빨리 도착하는 건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매 순간을 맘껏 즐기세요”


# 봄에는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싶다면_ 안나 드 노아이유 <사랑 사랑 뱅뱅>


마음 가득한 우울함을 강렬한 사랑의 감정으로 승화시켜 보자. 안다 드 노아이유는 남성중심의 사회였던 20세기 초 파리지앵의 찬사를 받은 유일한 여류 시인이다. 당시 공쿠르상 최초 수상자가 됐음에도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탈락하고, 이에 대항한 심사위원이 전원 여자인 페미나상을 만들었다.

이 작품은 사랑의 영원하지 않음, 삶에 대한 덧없음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그의 성격 때문이었을까, 미처 시작하지 못한 사랑이 아닌 대담하지만 결국 불타 없어지는 재와 같은 느낌을 준다.

에디터 한 줄_ 베로나의 어둠 속에서는/ 줄리엣이 죽는 소리가 들리고/ 정열과 불안의 도시 베니스에 가면/ 질식사하는 데스데모나가 보인다/ 베로나의 어둠 속에서는/ 줄리엣이 탄식하며 죽는 소리가 들리고/ 열정과 불안의 베니스에서는/ 데스데모나가 질식사하는 모습이 보인다/ 우리는 사랑의 과잉에 놀라/ 심장이 멎기를 갈망한다/ 쾌락은 오직 빌려주는 것이고/ 인생은 그냥 주는 것인데


# 음식으로 얻는 위안_ 유지나 <언제 우리 식사 한번 하지요>


사람들은 흔히 우울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맛있는 음식을 찾는다. 입과 식도를 통해 들어오는 음식이 아닌 눈과 마음으로 먹는 음식은 어떤 맛일까.

여행을 좋아하고 글 쓰는 것을 좋아하는 작가 유지나는 소중한 사람을 위해 밥을 짓는다. 작가는 그들을 위해 요리하며, 그때 마다 느끼는 감정을 담았다. 문체는 매우 서정적인데,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마치 내가 작품 속 소중한 사람이 된 듯 위안을 얻는다.

에디터 한 줄_ 다가올 시간들은 불안하고 일상은 부서질 듯 위태롭게 느껴질 때, 그대로 잠이 들면 우주 끝 어딘가로 튕겨나가 날카로운 별의 조각에 찔려 사라져버릴 것 같은 아슬아슬한 밤이 오면… 모서리 없는 둥근 식탁에서 수프를 두 그릇쯤. 부드럽게 목을 타고 넘어가는 눈물 닮은 따뜻한 수프를. 눈물마저 차가웠다면 우리 얼마나 힘들었을까. 눈물은 조금 따뜻하고 든든한 수프 한 냄비 남아 있어 다행이다. 오늘 밤. (사진출처: 예스24, bnt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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