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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인시대 vs 감격시대, 드라마 속 1930년대 스타일링 분석

2014-03-19 11:12:35

[최원희 기자] 2002년 당시 국내를 뛰어넘어 국외까지 엄청난 위상을 떨치며 1년에 가까이 방영됐던 SBS 드라마 ‘야인시대’를 기억하지 못하는 이는 드물 것이다.

1930년대 한, 중, 일을 배경으로 삼국의 협객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랑과 우정, 의리를 다루는 KBS2의 느와르 드라마 ‘감격시대: 투신의 탄생’. 이 드라마가 당시 김두한과 시라소니의 이야기를 모티프로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이 드라마와의 차별성이 대두됐다.

화려한 액션을 선보인 드라마는 티저 영상부터 주목을 받으며 ‘야인시대’와 함께 화두에 오른 것. 그리고 ‘시라소니’라는 같은 캐릭터를 선보이며 비교를 피해가는 것은 더욱 어려워졌다.

‘감격시대’는 ‘야인시대’의 위상을 이어가고 싶었던 것일까. 아니면 그것과는 또 다른 당시의 시대상을 그려내고 싶었던 것일까.

> 야인시대 vs 감격시대


상하이만의 화려한 색채감을 배경으로 심플하고 강렬한 액션과 모험, 러브스토리를 전개하고 있는 ‘감격시대’는 우정이 마치 현재 각국의 대리전쟁인 것처럼 갈등과 흥미진진함을 더하고 있다.

반면 ‘야인시대’는 독립군 사령관 김좌진 장군의 아들로 태어난 김두한이 엄마를 잃고 거지패로 들어오며 김좌진 장군을 잃게 된다. 그리고 후에 독립군이 되기 위해 만주로 가려고 하지만 실패하고 우연히 쌍칼의 부하로 들어온다. 또한 그의 자리를 이어받으면서 정치의 길에 오르게 된다는 내용을 갖고 있다.

대략적 줄거리와 배경 자체를 살펴보아도 이 두 드라마는 다르게 구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같은 시기를 어떤 의상으로 그려낼 지에 대해서도 궁금해지는 것은 사실이다.

>> 김두한 vs 신정태


스타일링은 드라마의 몰입도를 좌지우지하기도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두 드라마가 서로 같은 시대를 반영했다고 해서 같은 의상을 선보일 필요는 없다. 하지만 동시대를 반영한다는 특성상 극적 전개를 돕는 의상 선택에 대한 비교 평을 피해가기는 어려울 것.

김두한과 신정태. 극을 끌고 나가는 남자 주인공들의 의상에서는 2002년과 2014년임을 감안했을 때 의상에서의 큰 차이를 느낄 수는 없다. 셔츠, 타이, 중절모를 이용하는 비슷한 스타일링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야인시대’의 김두한은 그뿐만 아니라 다른 배역들까지도 통일된 스타일링을 선보였다. 트렌치 코트, 셔츠, 타이, 베스트까지 이 아이템을 캐릭터 하나하나에 모두 레이어링 해주며 극적 대립구도를 더욱 배가시켰던 것이다.

반면 ‘감격시대’의 스타일링은 이를 따왔지만 현대적인 감각이 믹스매치 되었다는 평이다. 같은 스타일링을 선보이기도 하지만 재킷 안에 터틀넥을 레이어링 해주며 트렌드를 반영했다.

두 드라마는 남성복에서는 전체적으로 낮은 무채색 톤의 의상들을 선택해주며 극의 전개를 도왔다. 하지만 ‘야인시대’의 김두한은 싸우며 흐트러지는 순간에도 포멀한 의상을 유지하는 반면 ‘감격시대’ 신정태는 조금 더 캐주얼한 의상들을 선택했다.

>>> 나미꼬 vs 데쿠치가야


2002년 당시 ‘야인시대’ 드라마와 함께 떠오른 인물 중 하나는 나미꼬 역이었다. 일본과 조선의관계를 초월한 사랑과 화려한 색채와 스타일링으로 칙칙한 무채색 톤 드라마에 화룡점정을 찍으며 새로운 캐릭터로 떠오른 것.

이와 비교되는 역으로는 단연 일국회의 회주인 덴카이의 손녀이자 후계자인 ‘감격시대’의 데쿠치가야 역이다. 매회마다 화려한 기모노와 액세서리들을 선보이며 상하이만의 화려한 색채들을 더하는 데에 일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미꼬는 원색의 화려한 컬러들의 의상들도 마다하지 않았다. 레드 혹은 블루 컬러와 같은 강렬한 컬러감으로 자신을 드러내며 극에 화사함을 더하는 반면 블랙이나 브라운 톤의 포멀한 의상들을 선택하며 극적 대립구도를 구성하기도 했다.

데쿠치카야는 화사한 액세서리, 코사지 그리고 세련된 컬러와 화려한 무늬의 기모노와 의상을 선택했다. 또한 복수를 꿈꾸는 배역의 특성상 화려함 속에 칼날을 감추는 듯한 인상을 남기며 극의 분위기를 전개하는 스타일링들을 선보이기도 했다.

두 캐릭터는 같은 듯 다른 스타일링을 연출했다. 칙칙한 드라마에 화려한 색채를 불어넣으며 극을 살아 숨 쉬는 데에 일조한 반면 나미꼬는 심플한 모자를, 데쿠치가야는 화려한 헤어 액세서리를 선택하는 스타일링을 선택한 것.

드라마가 극을 전개하는 데에 있어 스타일링은 하나의 작은 역할일 뿐일 수도 있고 극을 끌어나가는 중심의 자리에 위치할 수도 있다. 또한 배역에 따라 드라마에 화룡점정을 찍는 스타일링을 해야 하는 캐릭터는 꼭 주인공이 아닐 수도 있다.
(사진출처: SBS 드라마 ‘야인시대’, KBS2 드라마 ‘감격 시대: 투신의 탄생’ 공식 홈페이지 및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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