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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글리 베티’가 내리는 패셔니스타의 정의

2014-04-24 19:16:54

[최원희 기자] 패션 테러리스트 혹은 패셔니스타. 미국 ABC 드라마 ‘어글리 베티’의 베티 수와즈를 이 두 경계선에 서 있는 주인공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내면 속 깊은 자신감과 따뜻한 감성을 지닌 베티는 다소 엉뚱하고 촌스럽지만 꽉 찬 내면을 가진 이로 허술한 외모지상주의자들 속에서 주변인들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어 나가는 캐릭터다. 그리고 그 드라마 속 어떤 굴욕 속에서도 항상 당당하고 활기찬 베티를 보고 있자면 지금의 ‘나’의 모습에 대한 자기 반성의 시간까지 갖게 된다.

눈에 띄는 아름다움은 아니지만 그만의 따뜻함과 착실함으로 시즌 1부터 4까지 성실하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드라마 ‘어글리 베티’. 화려하면서도 외로운 패션계의 이면을 따뜻하게 그려내며 보는 이들에게까지도 ‘자신감’을 불어넣어주는 주인공 베티 수와즈에 대해 알아보자.

Chapter 1 ‘어글리 베티’ 속 진정한 주인공


베티는 취업에 있어서 외모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깨버린 캐릭터다. 뉴욕의 패션 잡지사에 면접을 보기 위해 발을 디디지만 문전박대를 당하며 에피소드의 서막을 여는 이 드라마는 어찌보면 한국에서는 보기 어려운 드라마일지도 모르겠다.

소화하기 어려운 패턴과 컬러가 뒤섞인 스타일링의 조합, 빨간 테 안경, 컬러가 가미된 치아교정기까지. ‘거지 역’을 연기함에 있어서도 새하얀 이를 드러내며 예쁘게 보이고 싶어 하는 마당에 자신의 단점을 돋보이게 하는 역을 맡으려는 이는 없을 것이기 때문.


그리고 그 역할조차 조연 배우들에게 조롱 당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드라마라면 더욱 이 역을 맡으려는 배우는 찾기 힘들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주인공 베티 역을 맡은 아메리카 페레라에게 ‘진정한 연기자’라는 수식어를 붙여주고 싶다.

드라마의 퀄리티는 캐릭터를 맡은 이의 몰입도에 따라 좌지우지 되기도 하는데, 이 점에서 그는 살신성인의 연기를 보여주며 캐릭터에 자신을 던졌기 때문이다.

Chapter 2 베티 수와즈의 도전


시즌 1화에서 주인공 베티의 스타일링은 정말 ‘어글리’라는 단어가 딱 맞아 떨어진다. 알 수 없는 패턴과 그 패턴의 컬러에 맞춘 그의 잇 아이템들은 ‘최악의 스타일링 지침서’ 교본을 만들고 있는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옷 잘 입기로 소문난 뉴욕의 패션 잡지사에서 자신만의 스타일링으로 많은 이들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그는 매 회를 거듭할수록 새로운 스타일링을 선보이며 자신만의 패션세계를 펼친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것은 베티는 그를 상징하는 빨간 테와 치아교정기는 버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채색 톤의 톤 다운된 컬러는 취향에서 배제한 채 원색 계열의 컬러를 고집하며 스타일링을 선보이는 것.

이 때 안경을 벗는 나름의 과감한 시도도 해보지만 곧 원래 베티의 모습으로 돌아오며 그의 패션은 제자리를 맴돈다.

Chapter 3 그를 촌스럽게 만든 것


드라마 어글리 베티는 베티의 패션에서 그를 촌스럽게 만든 것은 우리의 편견 가득한 시각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시즌 1화에서 4화로 갈수록 그의 시그니처인 빨간 테와 치아교정기를 배제하고도 무난하고 세련된 스타일링을 선보이기 때문이다. 베티의 스타일링을 조롱하던 모드사의 사람들조차도 그를 인정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외모가 중시되는 사회에서 외모를 뛰어넘은 능력만으로 자신의 위치를 찾아가는 베티를 그려낸 드라마는 아주 작은 운만 따라준다면 ‘능력’으로 주변의 인식을 깨뜨릴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넌지시 전하기도 한다.

드라마가 극을 전개하는 데에 있어 스타일링은 하나의 작은 역할일 뿐일 수도 있고 극을 끌어나가는 중심의 자리에 위치할 수도 있다. 그런 면에서 ‘어글리 베티’는 배우 자신보다는 캐릭터 역에 맞는 스타일링과 메이크업을 선택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이는 데에 주력하는 선택을 보여주었다. (사진출처: 미국 ABC 드라마 ‘어글리 베티’ 시즌1~4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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