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Photo&Fashion] 강렬하지만 쓸쓸한 사진 작가, 마리오 소렌티

2014-06-17 09:59:27

[최원희 기자] 사진을 찍는 이들에게 사진과 패션은 뗄래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를 넘어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마리오 소렌티는 즉흥적이면서도 실험적인 사진들을 통해 예술성과 상업성을 동시에 이끌어내는 작가다.

꼴라주를 연상시키는 듯한 다채로운 컬러, 인간 내면의 고독함과 그 속의 아름다움을 내포하고 있는 듯한 쓸쓸한 애틋함, 비현실적인 인간의 모습 등 표현하고자 하는 것들을 강렬하지만 고독한 자신만의 색채로 풀어내는 것.

“처음 패션사진을 시작했을 때 사진가로서의 경력이나 감각은 전혀 없었다. 그저 열정만이 있었을 뿐. 유럽을 돌아다니며 모델 활동을 통해 약간의 돈을 벌 수 있었는데 이는 내가 패션사진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었다”

1990년대 초반부터 작가로서의 이력을 남기기 시작한 마리오는 모델 생활을 통해 패션사진의 세계로 접근했지만 현재는 사진 작가이자 감독 그리고 보그와 하퍼스 바자의 누드 모델 사진작가로 활동하며 명성을 떨치고 있다. 여성의 몸을 아름다우면서도 애틋하게 표현하며 과감하지만 과감하지 않은 사진을 찍어내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에서 태어나 10살이 되던 해 뉴욕으로 이주를 한 이래로 줄곧 뉴욕에서 자라왔다. 뉴욕 광고계에서 꽤나 유명했던 프란체스카 소렌티의 어머니와 화가 아버지 슬하에서 자란 그는 동생과 함께 타고난 예술적 기질을 지니고 있었다.

90년대 초반부터 조금씩 이름을 알리고 있었던 그들의 소문은 캘빈 클라인의 광고 디렉팅을 총괄하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귀에 흘러갔고, 이는 마리오의 인생을 바꾸는 기회가 됐다. 끈적거리는 ‘옵세션’의 이미지를 쇄신시키라는 미션을 완벽하게 성공시키며 포토그래퍼로서의 입지를 다질 수 있었던 것.


10층 정도 높이의 건물 벽면 한 쪽을 가득 메웠던 이 광고는 그에게 미쏘니, 발리, 질 샌더 등 유명 브랜드들과의 협업의 기회를 만들어주었고, 이는 패션 매거진에도 알려지며 보그, 더블유, 하퍼스 바자 등 세계적인 매거진들과의 협업까지도 이끌어냈다.

브루스 웨버와 리처드 아베돈과 같은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거물 포토그래퍼들과만 작업을 하던 캘빈 클라인이 영입한 새로운 작가라는 사실과 더불어 그의 느와르적인 작업물이 당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그들의 작업에 원인을 알 수 없는 급작스러운 동생의 죽음이라는 깊은 내면의 고독이 찾아왔다.

결과적으로 이는 마리오의 작업을 상업성을 뛰어넘는 예술적인 장르로 이끌며 새로운 작업 형태를 띄게 하는 데 영향을 미쳤지만, 그의 기억 속에서는 ‘꽃 피우지 못한 천재 작가의 죽음’으로 남아 있다.

그를 평가하는 이들은 이 계기가 마리오만의 작업물을 완성시켰다고 표현한다. 고독한 색채를 이용하면서도 잘 다듬어진 패션 사진을 완성시킨다고.


모델들의 새로운 면모를 담아낼 때 그는 친밀감을 이용한다. 그리고 이 작업물들은 과한 노출에도 불구하고 사랑스러우면서도 애틋한 빛을 지닌다.

어떤 이들은 그를 동생의 그늘이 만들어낸 아티스트라고도 표현하고, 어떤 이들은 그를 향기가 짙은 작가라고 표현하지만 어떤 말도 한 사람의 인생을 정확하게 표현할 수는 없다. 하지만 작품을 보는 이들 모두가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은 그의 색채가 고요하면서도 애틋한 그림자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사진출처: 마리오 소렌티 공식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보그 파리 및 이태리 공식 홈페이지 캡처)


bnt뉴스 기사제보 fashion@bntnews.co.kr

▶ 모델에게 배우는 레인부츠-샌들 스타일링
▶ 애니 레보비츠 “나는 그저 내 시간을 찍을 뿐이다”
▶ 일상에서도 편하게 입는 Miss & Mrs의 내추럴 스타일
▶ 2014 F/W 패션 코드는 ‘드레스 다운(Dress-down)’?
▶ 때론 심플하게! 때론 화려하게! 스타들의 여름 코디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