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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isual] 올드스쿨 로맨스: 에프엑스 ‘Pink Tape’

2014-06-27 10:51:31


[여혜란 인턴기자] 머릿속의 멜로디가 하나의 음반으로 탄생되기까지, 잘 뽑아낸 수록곡만큼 공들이는 것은 바로 ‘아트 디렉팅’이다.

바야흐로 ‘비주얼’시대다. 뮤직비디오는 오래전부터 존재했지만 ‘아트워크(Artwork)’로서의 모든 것이 음악과 융합되어 단순한 뮤직비디오를 넘는 필름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

음악과 아트의 무경계가 허용되는 ‘뮤직비디오’. 그 첫 번째 비주얼 이야기, 에프엑스의 두 번째 앨범 ‘Pink Tape’ 영상이다.

#01. <과거> 불완전한 소녀들의 ‘놀이’


“…사랑을 처음 접한 순간에는 사랑이라고 확언한다. 심리적으로 광기, 공허, 공황, 이 순간이 영원할 것이라는 환상…”

크리스탈의 나지막한 영어 내레이션으로 시작되는 몽환적인 이 영상은 핑크 테이프(Pink Tape)의 ‘아트필름’이다. 정식 뮤직비디오인 ‘첫 사랑니’ 이전, 그러니까 타이틀곡도 공개하기 전에 아트필름이라는 영상을 티저 사진과 함께 먼저 공개해 기대감과 궁금증을 자아냈다.

말하지 않아도, 활자로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영상과 음악으로만 그 이상의 것을 이끌어 내기에 충분했다. 앨범 수록곡 ‘미행’과 함께 재생되는 이 영상은 마치 소녀와 여자의 경계선상에 있는 듯한 에프엑스의 모습이 그려진다.

특히 크리스탈의 붉은 머리는 그 경계를 상징하고 있었다. 소녀의 방황과 반항, 여자의 성숙함을 함께 느끼게 한 것이다. 또 그 경계선은 장난기 어린 표정으로 면사포를 가지고 노는 설리의 모습에서 다른 느낌으로 표현되었다.


마치 첫사랑의 불안과 환상을 기록한 한 편의 비디오테이프를 재생시킨 것 같다. 순수하지만 위태롭고 모호한 그 추상적인 어떤 것을 시각적인 스타일링과 색감으로 표현해냈다.


진한 눈썹과 얼굴의 옅은 주근깨는 다듬지 않은 소녀의 모습이 그대로 투영되어 있다. 설리의 빈티지한 이어링과 멤버들의 스쿨룩은 북유럽의 오래된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도 든다.

#02. <현재> 숨어있던 커튼에서 나오다


아트필름이 그들의 과거 모습이라면, 타이틀곡 ‘첫 사랑니’의 뮤직비디오는 현재의 모습 같다. 시대가 지났지만 늙지 않은 ‘이 시대 그 소녀들의 모습’인 듯 화려하고 스타일리시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아트필름과는 달리 진하고 반짝반짝 빛나는 눈으로 카메라를 똑바로 응시하며 검정, 빨강, 노랑, 주황, 파랑 등의 컬러들이 선명하게 표현된다.


마치 아트필름의 연장선상에서, 정체성은 찾았지만 아직은 미완성된 여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하다. 한쪽 귀에만 달린 볼드한 이어링, 오버사이즈의 헤어밴드, 비스듬하게 얹은 베레모 등은 멤버 각자의 개성을 나타내는데도 한 몫 했다.

특히 한 쪽 눈썹과 눈 주위의 큐빅, 그리고 불그스름한 두 볼은 과거에 동경했던 신비로운 여자의 세계에서의 자신을 드러내 또 다른 무드의 ‘하이틴 로맨스’를 떠올리게 했다.

여자 아이돌그룹의 콘셉트는 보통 몇 가지로 국한된다. 러블리, 섹시, 귀여움 혹은 중성적 힙합. 에프엑스의 앨범은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지만 그들만의 색깔을 만들어왔다. 마치 사랑에 대한 호기심부터 시작한 소녀의 성장과정을 보는 듯해 다음 신보가 더욱 기대되는 것이다. (사진출처: 에프엑스 공식 홈페이지, ‘Pink Tape’ 아트필름 영상&티저, ‘첫 사랑니’ 뮤직비디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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