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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테러리스트로 불렸던 남자, 프레디 머큐리(Freddie Merc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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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연도 기자]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가 역대 음악 영화 흥행 1위를 기록하면서 퀸의 열풍이 다시 불고 있다.

시대를 뛰어넘는 음악의 힘이 제대로 통했다. 현재 영화는 누적 관객 수 850만(12월 24일 기준)을 기록하며 전례 없는 흥행 행보를 보여주고 있으며 퀸의 명곡들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중에서도 영화 동명 곡인 ‘보헤미안 랩소디’는 멜론에서 팝 일간, 주간 차트 1위에 이름을 올렸고 이외 타 음원 사이트 순위에서도 상위권에 머물렀다.

영화의 주인공은 퀸의 보컬리스트인 프레디 머큐리다. 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음악과 패션 등 그의 모든 것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음악만큼이나 파격적이었던 그의 패션 센스에 대해 입을 모아 ‘시대를 앞서갔던 자’라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당시엔 비주류로 불렸을지 몰라도 현시대에선 최고의 패셔니스타로 통하는 남자, 관중의 넋을 사로잡았던 최고의 프런트맨, 오페라를 사랑했던 예술인. 프레디 머큐리의 조금 특별한 ‘뉴트로’ 패션을 살펴보자. 

>> 시대를 앞서 나갔던 프레디 머큐리의 패션


프레디 머큐리는 산업디자인학과 출신으로 초창기 공연 비용 절반 가까이를 무대와 의상에 사용했을 정도로 패션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던 뮤지션이다. 그러나 당시 대중들은 그의 음악적 재능엔 박수를 보냈던 반면 지나치게 독특한 의상에 대해선 ‘영국 대표 패션 테러리스트’라는 혹평을 쏟아내곤 했다.

그러나 오늘날 그의 억울한 누명은 벗겨졌다. 1970~80년대엔 패션 부적응자로 낙인이 찍혔을지 몰라도 현시대에선 트렌드를 정확히 관통하는 패셔니스타임이 틀림없다. 특히 1985년 ‘라이브 에이드’ 당시 입었던 랭글러 데님 팬츠와 아디다스 운동화, 스터드 암 밴드는 빈티지 마니아들을 비롯해 트렌디한 패션 피플들 사이에서 주문 폭주가 끊이질 않고 있다는 후문이다.

또한 1986년 영국 웸블리 공연 때 착용했던 의상은 그의 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스타일 중 하나로 손꼽힌다. 옐로우 밀리터리풍 레더 재킷, 삼선 화이트 팬츠, 아디다스 헤라클레스 스니커즈까지. 이날 그가 착용한 의상은 요즘 젊은 친구들 사이에서 유행한다는 스타일과 전혀 다를 바가 없을 정도다.

>> 장발에서 포마드 헤어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한 장면에서 메리는 자신을 힐긋거리며 사이즈가 있는지 묻는 프레디에게 여성복 매장이지만 상관없지 않냐는 말을 건넨다. 장면으로 유추하건대 아마 메리는 극히 남성적인 얼굴선의 프레디 머큐리였지만 취향만큼은 여성성을 지녔음을 간파한 것으로 보인다.

데뷔 초기 그는 여자 못지않은 장발 헤어에 화려한 무늬와 컬러, 타이트한 핏의 섹슈얼한 의상을 즐겨 입었다. 그러다 80년대 이후 그의 음악적 스타일이 달라졌듯 헤어스타일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여성스러웠던 모습은 사라지고 콧수염을 길렀으며 머리는 짧아졌다. 그의 시그니처 의상처럼 여겨졌던 발레복을 벗고 대신 가죽재킷을 입고 나오기 시작했다.

한결 남성스러워진 그의 모습에 대해 항간에선 다양한 추측들이 무성했다. 게이의 성향을 감추기 위해 머리를 잘랐다거나 콧수염을 기른 이유가 돌출 치아를 가리기 위해서였다는 등의 소문들이 떠돌았다. 그중 가장 일리 있어 보이는 추측은 당시 게이 문화의 영향을 받았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프레디의 다큐멘터리 ‘Who Want To Live Forever’에서 지인들의 인터뷰를 보면 미국 뉴욕 여행에서 게이 클럽에 자주 드나들었는데, 이때 프레디가 미국의 게이문화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 젠더리스 패션의 선구자


영화에서도 암시했듯 그는 게이였다. 인도 출신의 이방인이자 성소수자였던 그는 사회에서 당당할 수 없었던 비주류, 요즘 말로 ‘아웃사이더’였다. 동성애자에 대한 억압이 심했던 당시의 사회적 시선으로부터는 자유로울 수 없었지만 패션에서만큼은 자신의 성향을 마음껏 펼쳐 보이던 그였다.

아마 그는 70년대 초 남자 가수들이 특이한 옷차림에 화장을 하고 무대에 올랐던 글램록의 영향을 받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긴 머리와 진한 매니큐어, 화려한 액세서리, 플리츠 형식의 케이프 의상, 올인원 보디슈트 등 남성과 여성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패션을 선보였던 머큐리. 그런 의미에서 그는 최근 유행으로 떠오르고 있는 젠더리스(genderless) 패션, 앤드로지너스 룩(Androgynous Look)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겠다.

영화 속에서 “우리는 사회 부적응자를 위해 노래하는 부적응자”라고 말하던 프레디 머큐리의 대사가 여전히 귓가를 맴돈다. 음악, 패션 등을 통해 탈규범을 외치던 그의 삶은 편견과 관습, 이데올로기, 차별 등 억압으로부터의 반항이자 Bohemian Rhapsody(방랑자의 광시곡) 그 자체가 아니었을까. (사진출처: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스틸, ‘It's A Hard Life’, ‘Killer Queen’, ‘I Want To Break Free’, ‘We Are The Champions’, ‘I Was Born To Love You’ 뮤직비디오 캡처, 프레디 머큐리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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