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프랑스 스타 디자이너] ② 이자벨 베니슈

2009-07-13 21:09:24

페미닌 & 큐트 감성의 조화!

요즘 파리에서 잘나가는 어포더블 럭셔리 브랜드 중 하나는 레쁘띠다.

최근 웨어펀인터내셔날(대표 권기찬)이 한국 전개권을 획득하며 국내 패션마켓에서 이슈로 떠올랐다. 이 브랜드는 20~26세 여성을 메인 타깃으로 파리지엔의 크리에이티브와 시크 컨셉을 보여 준다. 파리스럽지만 상당히 글로벌한 감성을 표현하는 것이 이 브랜드가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는 이유 중 하나다. 화려할 법한 프린트와 다양한 염색 기법도 고급스럽고 색감을 갖춘 고유의 시크함으로 변한다.

이 브랜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팅은 이자벨 베니슈가 맡고 있다. 그는 학생 시절 주변 사람들에게 옷을 만들어 주기 시작해 지금의 남편과 함께 1992년 샹티에 거리에 쇼룸을 오픈했다. 18살이 된 딸을 둔 엄마인 베니슈는 ‘어린 여자’, ‘막내둥이’를 뜻하는 브랜드명처럼 참신하고 신선한 디자인을 끊임없이 선보인다.

그는 “레쁘띠는 전 세계 막내둥이 여성처럼 귀엽고 젊고 이미지를 제안하고 있다. 심플 & 페미닌하고 스타일리시한 트렌드를 조화롭게 만드는 것에 중점을 뒀다. 그 기저에는 진정한 파리지엔 스타일을 선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니슈가 생각하는 파리 스타일은 시크하고 트렌디한 여성의 착장으로, 감정과 분위기에 따라 자유롭게 ‘믹스매치’할 수 있는 것이 포인트다. 레쁘띠의 한 시즌 컬렉션 또한 모든 아이템이 수월하게 코디된다. 컬러와 아이템 품번이 달라도 멋스러운레쁘띠만의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그는 “레쁘띠는 글래머러스한 파리지엔 이미지를 담고 있다”면서 “파리지엔은 젊은 여성을 뜻한다. 그 여성은 매우 여성스럽고 패셔너블하다. 패션을 따라가는 것보다 자기만의 개성을 즐긴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레쁘띠가 파리의 다른 브랜드와 분명히 다른 점은 페미닌 감성과 다채로운 컬러 때문이다. 그가 선보인 페미닌은 프렌치 시크 컨셉과 맞물려 ‘오종종하게 귀엽다’기보다 시원한 실루엣에서 엿보이는 고급스러움이다. 엘레강스 퓨어 스타일리시 등을 모토로 한 올 F/W시즌 컬렉션에서도 컬러와 유니크한 디테일이 쏟아진다. 가장 주목할 컬러는 블루 블랙 화이트군이다. 블루 컬러는 이 브랜드의 스테디셀러이자 베니슈가 가장 좋아하는 색상이기도 하다. 강렬한 블루 컬러가 원피스 재킷 니트에 모던하면서도 여성스러운 디자인에 녹아 든다.

재킷류는 올 F/W시즌에 눈여겨볼 품목이다. 트위드 가죽 알파카 등 다양한 소재의 겨울 재킷이 선보인다. 특히 코트나 재킷의 어깨 디테일에는 레쁘띠만의 독창적인 디테일이 적용된다. 어깨를 강조한 입체 디자인이지만 입었을 때 여성 실루엣의 아름다움을 희석시키지 않는다. ‘역시 이자벨 베니슈!’라고 감탄사가 쏟아진다. 또 F/W시즌 컬렉션은 벨트가 포인트 액세서리로 활용된다. 그는 “벨트는 컬렉션의 완성이 될 것이다. ‘가면 뒤 얼굴’, 가면 뒤에 숨어 있는 얼굴을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색다르지만 도를 지나치지 않는 것이 베니슈의 디자인 철학이다. 그는 ‘길거리(on the street)’의 일상에 뿌려진 다양한 것에서 디자인 소스를 찾는다. 채소 그림 또는 숍인테리어에서도 많은 영향을 받는다. 실제로 레스토랑에서 본 채소 그림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프린트물이 지난 여름에 히트를 쳤다. 이와 함께 사람으로부터도 많은 흥미를 느낀다. 그는 “사람들은 모든 것을 갖춘 존재다. 각각 다른 개인 캐릭터에서도 많은 영감을 받는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 여성에 대해서는 “매우 새롭다. 엘레강스하다”며 관심을 드러냈다.

파리 패션업계에서 성격 좋은 디자이너로 정평이 난 베니슈는 자신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100% 활용하는 디자이너다. 낯선 이들에게도 마음을 솔직 담백하게 풀어내는 그녀의 화술을 듣다 보면 얼마나 많은 가능성과 상상력이 옷에서 표현하는지를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 그것은 레쁘띠의 힘으로 표출된다. 긍정적인 마인드의 소유자인 베니슈에게 디자이너로서의 한계점을 찾을 수 없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자유분방한 행보를 보여 준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성공적인 라인익스텐션을 들 수 있다. 베니슈는 “레쁘띠의 비전은 페미닌과 컬러다. 풍성한 컬렉션에 페미닌한 감성을 터치해 세계화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지난 2년 전에 그의 사무실을 찾았을 때 가장 눈에 들어온 대표 상품군은 다양한 프린트 원피스물이었다.

페미닌 & 큐트 감성을 메인 오리지널리티로 잡은 레쁘띠의 대표 상품이자 효자상품으로서 전체 상품에서 무려 40%를 차지했다. 하지만 2년이 흐른 지금 베니슈는 풍성한 상품군을 선보인다. 니트와 원피스에 집중됐던 여성 의류 부문을 수트 팬츠 티셔츠 등 다양한 아이템별 확장을 시도했다. 잡화 브랜드의 라인익스텐션에도 도전했다. 현재 레쁘띠는 니트웨어 드레스 팬츠 수트 등 여성 의류를 비롯해 스카프 가방 유아동복 등 완벽한 컬렉션으로 완성됐다.

베니슈가 선보인 잡화 몽사크(monsac, 나의가방)는 여타 브랜드 상품과는 확실히 다르다. 다기능성과 디자인성을 고려한 20~30대 여성을 위한 필수 품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클러치백과 크로스백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클럽에서 춤을 추고 술을 마실 때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초슬림형 크로스백도 대표적인 인기 상품이다. 그 가운데 n.8 가방은 베스트셀러이다. 8자 모양과 비슷하다고 해서 소비자들이 붙여준 이름이다. 이와 함께 엄마와 아이가 함께 입을 수 있는 레쁘띠필스도 단독 매장에서 선보인다. 디자인도 차별화된다. 2년 전에 여성용 옷을 유아동 사이즈로 작게 만들었다면, 요즘에는 함께 맞춰 입은 것 같지 않은 전혀 다른 디자인을 제안한다.

그는 “내가 디자인한 옷을 입은 여성을 봤을 때의 감동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컬렉션을 완성하는 데 9개월이 걸린다. 아이를 출산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면서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행복이다. 여성의 행복은 독립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전 세계 막둥이(les petites) 여성들이 독립적인 여성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레쁘띠는 파리 리옹 등 프랑스에서 22개 매장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유아동복 매장도 오픈했다. 한국에는 올 F/W시즌에 2개 매장을 오픈하며, 2년 안에 10개점으로 늘릴 계획이다. 한국과 더불어 글로벌 마켓에도 노크하고 있다. 올해 안에 런던에 1개 오픈, 벨기에에 3개점, 스페인 마드리드에 진출한다. 그리스 이탈리아 러시아 두바이 진출을 앞두고 있는 상태이다. (기사제공: 패션비즈 파리현지 윤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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