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프랑스 스타 디자이너] ⑦ 티에리 질리예

2009-07-13 21:12:41

1997년 브랜드 런칭부터 쉬지 않고 수직 성장하는 자딕&볼테르.

자딕&볼테르는 유명 샹송 가수 세르주 갱스부르의 딸로도 잘 알려진 여배우 샤를로트 갱스부르, TF1의 뉴스 앵커우먼 로랑스 페라리, 프랑스 대통령 부인이자 샹송 가수인 카를라 브루니 등 가장 프랑스적인 셀러브리티가 직접 숍에 와 마구 사들이는 브랜드로도 유명하다.

자딕&볼테르 설립자이자 브랜드 컨셉의 중심에 있는 티에리 질리예는 역사와 전통이 있는 패션 비즈니스 가문의 후예이다. 티에리 질리예의 증조부는 1900년대 초기부터 군복과 속옷을 제작하는 프랑스에서 제일 큰 니트웨어 제작회사 사장으로 프랑스 의류업계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다.

바로 르네 라코스테와 함께 라코스테를 설립한 앙드레 질리에이다.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패션 비즈니스 노하우와 타고난 감각, 네트워크, 탄탄한 재정적 뒷받침 등 시작부터 출발점이 달랐던 자딕&볼테르가 오늘날 최고자리에 오르는 것은 이미 예정된 결과이다.

그러나 패션 비즈니스를 체계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기반에 반드시 더해져야 하는 원동력은 바로 맨파워이다. 아티스틱한 창작성과 패션을 향한 식지 않은 열정으로 똘똘 뭉친 패션피플 티에리 질리예, 세실리아 본스트롬, 캐롤 제를랑은 오늘날 자딕&볼테르의 성공을 이끈 영광의 3인방이다. 휴일인 매주 수요일은 아동복 피팅모델 역을 하며 아버지 공장에서 보낸 티에리 질리예는 자신을 ‘패션 중독자’로 부른다.

티에리 질리예와 함께 컬렉션을 총지휘하는 미모의 두 크리에이티브 디자이너가 있다. 고등학교 졸업 후 파리로 건너와 15년째 프랑스 패션계에 몸담고 있는 스웨덴 출신의 크리에이티브 디자이너 세실리아 본스트롬과 모델 출신인 캐롤 제를랑이다.


브랜드 창립자 티에리 질리예는 자딕&볼테르의 최고경영자(CEO)와 아티 매니저 일을 겸하고 있다. “권위 있는 경영인이 책상에 앉아 최종 사인만 하면 그만인 시대는 끝난지 오래다. 21세기 경영 방식은 다르다. 특히 패션기업은 CEO에게도 아티스틱한 부분이 상당히 중요하며, 회사가 굴러가게끔 하는 모든 팀원의 재능이 충분히 발휘되고 의견이 함께 어울리도록 리드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

자딕&볼테르는 대표 디자이너나 경영인의 이름을 빌려 브랜드가 성장해 가기를 기대하지 않는다. 컬렉션을 완성하는 데 동참하는 모든 팀원의 노력으로 좋은 결실을 맺는다고 생각한다”고 경영인이자 디자이너로서의 철학을 전했다.

남성복 여성복 아동복 슈즈 가방 지갑 벨트 선글라스 등 자딕&볼테르의 풀 컬렉션이 모두 모여도 한목소리를 내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시장에 소개하기 위해 무대 뒤에는 엄청난 작업량이 있다. 일체의 아웃소싱 없이 단 7명으로 이뤄진 디자인팀의 완벽한 팀워크가 발휘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자딕&볼테르는 충분히 패셔너블하지만 패션 빅팀을 위한 브랜드가 아니다. 진과 캐시미어 스웨터에 하이힐을 신으면 손색 없이 파티에 갈 수 있는 시크한 제품을 소개한다. 약간 통통한 체형, 나이가 어린 소녀, 그녀의 어머니들이 다이어트 없이도 편안하게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게 하는 덕분에 타깃 고객층도 폭넓다”고 세실리아 본스트롬이 브랜드 컨셉 방향을 설명했다.

자딕&볼테르의 차별화된 아이덴티티에 대해서 티에리는 “프랑스 문학작가 볼테르와 그의 작품 등장인물 자디크에서 따온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브랜드명에서 먼저 소개된다. 또한 최근 일렉트로 록 밴드 ‘플레이그라운드’의 음반 제작, 소피 마르소의 최신작인 영화 ‘LOL’ 의상 협찬, 향수 ‘톰므(TOME) I’ 출시 등 아티스틱한 콜레보레이션 방식으로 시크한 브랜드의 오리지널리티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모델 출신인 액세서리 아트 디렉터 캐롤 제를랑은 시계 장갑 벨트 슈즈 가방 등 액세서리 디자인과 브랜드 화보 등 커뮤니케이션 일도 병행한다. “개인적으로 스카프 모자 장갑 등 포인트를 줄 수 있는 액세서리를 이용해 코디하는 방식을 항상 좋아한 나의 개인적인 선호도가 자딕&볼테르에도 많이 적용된다.”

스카프 손목시계 앵글부츠로 모던록 스타일을 연출해 인터뷰에 임하는 그녀의 이미지가 자딕&볼테르에 그대로 전해진다. “매주 수요일 아버지 공장에서 피팅 모델을 했던 티에리 질리예처럼 나도 프랑스 전역 25개 도시에 의류점을 경영하던 부모 덕분에 패션과 함께 자랐다. 15세부터 모델로 활동했다. 7년 전에 우연히 코르시카 휴가지에서 티에리 질리예를 만난 뒤 친구로 지내다가 2년 전에 자딕&볼테르에서 그에게 함께 일을 하고 싶다고 제안했다. 우리는 ‘패션사랑’으로 이어진 인연이다.”

자딕&볼테르의 의류 담당을 맡고 있는 아트 디렉터 세실리아 본스트롬은 프랑스 여성들의 페미닌한 카리스마를 항상 동경한 스웨덴 출신 디자이너이다. “리브고슈에 사는 프랑스 여성들이 자딕&볼테르 스타일에 100% 일치하는 그룹이다. 스키니진과 플랫슈즈에 쇼트한 가죽재킷, 니트 목도리로 자연스러운 매력을 강조하는 소비자들이다. 가장 영감을 많이 주는 프랑스 배우는 샤를로트 갱스부르와 오드리 토투이며, 나는 스웨덴 출신답게 미니멀리스트적 감각을 디자인에 반영시킨다”

이미 모든 것을 손에 쥐었을 것만 같은 자딕&볼테르의 디자이너 세실리아 본스트롬은 디자이너로 어떤 꿈은 품고 있을까. “4년 전 회사에 왔을 때 자딕&볼테르은 이미 최상의 자리에 있었다. 자딕&볼테르의 스웨터를 시즌마다 사러 돌아오는 고객들에게 서프라이즈가 첨부된 만족을 전해주는 것이다.”

자딕&볼테르의 멈추지 않는 성장 비결은 바로 컬렉션의 힘이다. 고급스러우면서도 트렌디하고, 실용적이고 자연스럽게 연출할 수 있는 룩을 찾는 현대 쇼퍼들의 입맛을 날카롭게 알아내고 과거에 비싸고 올드한 느낌의 캐시미어나 실크 등 고급 소재를 록한 젊은 디자인으로 업그레이드한 뒤 가격을 다운시킨 자딕&볼테르이다. 삶이 패션이고 패션이 삶인 자딕&볼테르 디자이너 3인방의 뜨거운 패션 사랑으로 일궈낸 결실이다.
(기사제공: 패션비즈 파리현지 심용승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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