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패션계 ‘그때 그 사람들’ 지금은? ②

2009-07-13 21:17:04

정귀섭 사장, 화가로 데뷰 후 꾸준히 작품 활동

정귀섭 전 하라패션 사장은 화가로 데뷔했다. ‘화가 정귀섭’은 지난 2007년 첫 데뷰 전시회를 연 이후 꾸준히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 2003년 지센을 끝으로 패션계에서 아쉽게 물러난 정사장은 이후 경기도 수지의 자택에서 화가로서 작업에 몰두해 왔다.

여성캐릭터 브랜드의 원조(?)로 불리는 뛰어난 감성의 정귀섭씨는 논노 디자이너로 패션계에 입문한 국내 내셔널 브랜드의 1세대 디자이너다. 이후 하라패션을 윈으로 여성 캐릭터 시장에 포문을 연 데 이어 파세르, F컬렉션, 엣마크로 이어지는 여성복의 새로운 디렉션을 제시해 온 패션 전문인. 논노와 하라패션 사장에 이어 다컴퍼니를 설립하고 Da를 런칭했으며 슈페리어 레노마와 패션네트 커스튬바이리씨의 디자인 디렉터로 활동하기도 했다.

임소숙 전 사장, 중국 전문 컨설턴트로 활약
국내 여성복의 ‘미다스 손’ 임소숙 전 모리스커밍홈 사장은 현재 중국 전문 기획회사를 설립, 컨설턴트로 변신했다. 최근 그는 가로수길에 조직을 갖춘 사무실을 내고 중국 리딩 의류기업의 여성복 기획컨설팅을 시작했으며, 성과가 좋아 올 봄에 이 업체에서 임사장이 주체가 된 신규 여성복 브랜드도 2개 런칭했다. 롯데백화점 자체상품(PB)인 타스타스 기획도 함께 맡고 있다.

중국 시장에 도전하는 그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높다. 그와 함께하고 따르던 수많은 디자이너와 직원들에게 그의 변신은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때문에 그의 성공과 실패, 새로운 도전은 국내 디자이너의 현주소와 바로미터를 의미하기도 한다. 디자이너, 디자인 디렉터, 여성 경영인을 거쳐 다시 기획컨설턴트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임사장은 최근 젊은 디자이너들과 함께 옷을 기획하고 만들어내고 있다.

그는 “옛날로 다시 돌아간 느낌”이라며 “다시 시작한 일로 행복하다”고 말했다. 기획에만 집중하는 일 자체도 그렇지만 다시 거울 앞에 선 누님(?)같이 임사장은 한결 자유롭고 편안해 보였다.

1952년생인 그는 국내 여성복을 대표하는 1세대 디렉터로 손꼽힌다. 논노와 나산을 거쳐 대하패션(현 네티션닷컴) 시절 세라비, 센스, EnC를 런칭하고 미샤 브랜드 주역으로, 이어 모리스커밍홈을 런칭하며 모수인터내셔널을 창업해 여성 CEO로 활동했다. 런칭 브랜드마다 히트를 기록해 ‘국내 여성복의 미다스 손’으로 불리기도 했지만 모수인터내셔날의 부도로 뼈아픈 회사 정리의 아픔을 겪기도 했다. 그후 더휴컴퍼니(대표 권성재)가 런칭하는 여성복 브랜드 보니알렉스 디자인 감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홍선표씨, 아들 로빈과 상하이에서 거주
패션계 대부 홍선표씨는 현재 외아들인 ‘로빈’과 함께 중국에 거주하면서 상하이와 서울을 오가며 새로운 데님 비즈니스를 준비하고 있다. 제일모직 ‘상무’ 타이틀로 중국 내 후부와 라피도 사업의 디렉터 역할과 함께 중국시장을 겨냥한 신규 브랜드 라피도핑크를 출시했지만 ‘중국 사업 실패’라는 평가를 받으며 제일모직을 퇴사했다.

제일모직은 중국 사업에서 100억원 이상 거액을 투자했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는 자체 평가로 이후 거의 정리가 이뤄진 상태다. 홍선표씨는 이러한 중국사업에 대해 책임을 짐으로써 다소는 불명예스럽게 퇴직했다. 그는 다시 자유인으로 돌아와 중국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비즈니스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홍선표씨는 닉스와 스톰, 카파 등 언제나 국내 캐주얼 브랜드 역사에서 한 획을 그어온 인물이다. 런칭하는 브랜드마다 히트는 물론 시장내에 새로운 디렉션을 제시해 온 탁월한 감각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카파 런칭에 이어 카파차이나에서 카파를 중국에 전개하며 중국 비즈니스의 노하우와 경험을 쌓아 왔으며, 한때 동대문에서 중저가 홀세일 데님 브랜드인 로빈H를 런칭하기도 했다.

김명림씨, 수입 편집숍 사장 활동 재개
국내 여성복 대표급 디자인 디렉터 김명림씨도 아트 이후 모습을 감추었다가 편집숍 사장으로 돌아왔다. 최근 가로수길에 ‘퀸(KWIN)’이라는 매장을 오픈한 그녀는 한결 건강하고 자유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일본 등 다양한 나라의 브랜드를 그녀의 감성에 맡게 편집한 이 매장은 한눈에도 감각있는 사람이라면 눈에 확 들어올 법한 상품으로 가득 차 있다. 특히 요즘 유통가(백화점과 편집숍) 바이어들이 부쩍 높은 관심을 표하는 벨기에 등 북유럽 쪽 브랜드를 중심으로 구성하고 있다.

캐주얼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한 여성복 남성복 신발 스카프 모자 가방 액세서리는 물론 트렌디한 음악CD, 디자인 관련한 핫한 서적에 이르기까지 물건 하나하나에는 ‘김명림 스타일’의 테이스트가 묻어 나온다. 상품 가격은 4만~5만원의 서적부터 10만원대 니트, 20만원대 스키니 팬츠, 50만원대 트렌치 코트 등 다양하다. 안목 높은 디렉터가 엄선한 스타일리시한 패션상품을 구성하고 있다.

한편 김명림씨는 1990년대 여성캐릭터 시장을 강타한 윈, F.컬렉션, 레지데67, 유팜므 등을 디렉팅한 스타 디자이너이다. 국내 여성캐릭터 브랜드의 런칭 주역이면서 캐릭터 마켓의 히스토리를 얘기할 때 빠질 수 없다. 강한 캐릭터와 카리스마로 국내 여성복 역사에 획을 그은 인물이다. 요즘같이 ‘오리지널리티’가 중요해지는 시대에 그녀의 감성은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는 있음에도 지금 그것을 현장에서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 (기사제공: 패션비즈 민은선, 김숙경, 문명선 기자)

한경닷컴 bnt뉴스 패션팀 fashion@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