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패션계 ‘그때 그 사람들’ 지금은? ③

2009-07-13 21:17:11

하상옥씨도 중국 패션 컨설턴트로 활동

국내 대표급 여성복 디렉터인 하상옥씨는 중국 패션 컨설턴트로 변신했다. 얼마 전까지 에프앤에프 엘르 총괄 디렉터로 활동한 하상옥씨는 F&F를 퇴사한 이후 잠시 휴식기를 가진 후 중국 전문 컨설팅 회사인 다비다컨설팅(대표 정송향)의 디자인 컨설팅을 맡게 됐다. 새로운 중국 비즈니스를 시작한 그는 한국 패션시장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접목하는 새로운 도전에 대해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그는 “국내 여성복 업계에서 느낀 한계를 넘어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보았다”고 말했다. 또한 국내 패션계에서는 경험이 많지만 일정 나이 이후의 디렉터를 부담스러워하지만 이런 인력들을 중국에서는 환영한다는 것이다. 이런 상호관계로 인해 향후 중국 디자인 컨설팅 부문에 대한 국내 디자인 인력 공급 컨설팅 업무도 병행할 계획임을 밝혔다.

1962년생인 그는 성신여대 의류학과 졸업 후 지난 1985년부터 논노를 거쳐 하라패션, 풍연물산, 경빈 지센, 미샤, 이원에프아이 데스틸, 제일모직 엘르레이디, F&F 엘르레이디 등 국내 대표급 기업과 브랜드의 디자인실장 및 기획 이사를 맡으면서 국내 정상급 여성 캐릭터 브랜드의 주역으로 주목받아 왔다.

이지연씨, 커뮤니케이션 로이 대표로
여성복 캐주얼 대표 디렉터인 이지연씨는 현재 커뮤니케이션 로이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시스템, 니켄리쯔, 96ny, 닉스의 런칭 멤버로 한섬과 지엔코를 거쳐 마틴싯봉에 이르기까지 화려한 디자인 경력을 자랑하는 이대표는 최근 ‘모든 것을 시각적으로 소통한다’는 의미의 커뮤니케이션 로이를 설립했다.

로이(L’oeil)는 프랑스어로 눈(eye)이라는 뜻이다. 이 회사는 옷, 공간 디자인은 물론 광고 이미지 등 눈으로 볼 수 있는 모든 작업과 여러 브랜드의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MD, 비주얼 크리에이티브, 광고 등의 숨은 실력자들로 구성원 세팅도 마쳤다.

친언니이자 전 네티션닷컴 뉴욕지사장으로 활동한 이지수씨가 이 회사의 마케팅을 맡아 함께 회사를 운영하고 있어 큰 힘이 되고 있다. 특히 온라인 사업팀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영 피플 대상으로 런칭한 온라인 쇼핑몰 샵에이트(Shop8 www.shop8.co.kr)를 런칭했다. 샵에이트는 케이블방송 ‘악녀일기’를 통해 유명해진 에이미(본명 이윤지)와 이대표가 함께 기획한 쇼핑몰로, 최근 희소성 높은 상품들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희소성 높은 상품에 메리트를 느낀 단골 고객이 많이 생겼다. 이지연씨는 23년 동안 다져온 디자인력을 발휘해 디자이너 편집숍 등에 직접 디자인한 상품도 내놓을 생각이다.

아비스타 결별 이경희씨, 패션계 떠나나?
여성복 스타 디자인디렉터 이경희 전 아비스타 상무는 현재 거취가 불분명하다. 아비스타를 떠난 그는 케이아린(대표 이상미)을 설립해 ‘내추럴’을 아름답게 해석한 여성 캐릭터 브랜드 쉬에나브리시를 런칭했지만 갑자기 국내가 아닌 해외 진출을 선언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독특한 캐릭터의 컨셉과 매장 인테리어, 새로운 실루엣과 상품 구성 등으로 차별화한 쉬에나브리시는 기대를 모으기도 했지만 그것도 잠시. 여행하면서 새로운 자신의 인생을 찾겠다고 회사를 정리하고 패션계를 떠난 그는 현재 강도 높은 영어레슨을 받으며 조용히 생활하고 있는 가운데 패션계 지인들과도 교류가 거의 없는 상태다.

‘정말 떠나나’에 대한 그의 행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전 상무는 자타가 공인하듯 언제나 마켓에 새로운 이슈를 불러온 성공 디자이너이기 때문이다. EnC, 96NY, A6를 비롯해 BNX, 탱커스, 에린브리니에, 비록 공식 런칭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쉬에나브리시에 이르기까지 런칭할 때마다 그는 늘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특히 BNX와 탱커스는 해외 시장에서도 색다른 오리엔탈리즘과 패션스타일로 화제를 모았다.

그를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나타날 것이다, 패션계를 떠나 해외에서 살 것이다, 아비스타로 돌아갈 것이다 등 후문이 분분하다. 그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이던 간에 분명한 것은 ‘이경희’라는 이름과 그가 남긴 아름다운 발자취는 국내 패션역사에 아주 뚜렷한 획을 남길 것이다.

그녀는 상품 기획부터 매장에 이르기까지 모든 프로세스를 하나의 컬러와 컨셉으로 디렉팅하고 자유롭게 디자이너와 머천다이저, 때로는 마케터 역할까지 경계없이 넘나드는 국내 몇 안되는 진정한 디자인 디렉터였기 때문이다. 그가 패션계를 떠난다는 것은 큰 상실이다.

박호준씨, 트렌디한 사케집 ‘쿠노요’ 사장
국내 트래디셔널 상품 기획 전문가이던 박호준씨는 세정을 끝으로 패션계를 떠나 지난해 가로수길에 일본 사케(일본 소주) 전문 노바다야키 ‘쿠노요’를 오픈, 요식업체 사장으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패션계에서 유명한 베스트 드레서이기도 했던 그가 운영하는 사케집 ‘쿠노요’ 구석구석에는 그의 패션 노하우가 잘 녹아 있다.

일본통인 그가 장시간 일본에 체류하며 발품을 팔면서 유명한 노바다야키와 전문 사케집에서 배우고 습득한 해박하고 전문적인 사케 지식은 물론 맛있고 새로운 각종 안주, 패션 감각이 녹아 있는 인테리어를 맛볼 수 있다. 고급스러운 식기들도 모두 그가 구입했다.

박사장은 사케에 관해서도 해박해 그에게 청하면 ‘강의’ 수준의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요리 역시 새로운 레시피로 개발한 것이 많다. 아직도 “트래디셔널을 너무 사랑한다”는 그는 메뉴에도 TD 사랑을 담아 ‘폴로코스’, ‘타미코스’, ‘빈폴코스’로 명명했을 정도다.

박사장은 신한인터내셔널의 폴로랄프로렌과 다니엘에스떼 상품기획 MD팀장을 시작으로 제일모직 빈폴, 동일레나운 까르뜨블랑슈 등의 상품기획과 마케팅 총괄을 담당하고 이어 예신 노튼과 세정의 니 등 다양한 브랜드의 상품기획자로 재직했다. 이후에는 트라이브랜즈에서 6개 브랜드를 총괄했다.

그는 또한 TV와 신문 광고모델로 등장하기도 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트루프랜즈(사진) 신문광고 ‘당신은 어떤 여행을 하고 있습니까?’ 편에서 제복을 입고 운전하는 KTX 운전기사 역할로 등장,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지닌 베테랑 이미지를 연기했다.

SK텔레콤의 ‘생각대로’시리즈 광고 중 ‘T끼리 온가족 할인’ 편에서는 나비넥타이를 맨 유쾌한 아버지 역으로 등장했다. ‘쿠노요’의 단골인 광고계 사람에 의해 모델로 발탁됐다. “40대 중년의 남자인데 부드럽고 여유로운 풍모와 스타일리시한 아우라, 다방면의 해박한 지식과 유머를 지녔기 때문”이라는 이유였다. (기사제공: 패션비즈 민은선, 김숙경, 문명선 기자)

한경닷컴 bnt뉴스 패션팀 fashion@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