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패션계 ‘그때 그 사람들’ 지금은? ④

2009-07-13 21:17:16

이석화 전 사장, 문화 서포터로 나서다

이석화 전 지엔코 사장의 근황이 궁금하다. 이 전 사장은 지엔코 퇴직 후 현재는 문화 마케팅을 진행하는 회사 고문으로 있다. 이 전 사장이 경영권을 넘긴 지엔코는 최근 엘록을 정리하는 등 이 전 사장의 아쉬움이 크다.

“지엔코의 경영과 직원들에게 마이너스 요소가 될 여지가 조금이라도 있었더라면 지분 매각은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한 이 전 사장의 의지와는 달리 WGF 펀딩회사에 이어 큐로컴이 최대주주가 된 현 지엔코 직원들은 브랜드 정리와 함께 회사를 떠나는 등 마이너스 요소가 크다.

최근 지엔코가 서어스데이아일랜드와 TI 포맨으로 나름대로 선전하고 있지만 이 전 사장이 경영하던 시절보다 많이 다운된 것이 사실이다. 엘록을 비롯해 푸드사업인 미얌미얌도 정리했다.

신명은 전 감사, 美 사우스폴 디렉터로
이석화 전 사장과 함께 콤비로 활동한 신명은 전 지엔코 감사는 미국 사우스폴로 유명한 위키드패션(대표 김대완)의 디렉터로 활약하고 있다. 원래는 지난 2007년 지엔코가 미국 법인인 지엔코홀딩스를 설립하고 대표를 맡아 출국할 계획이었지만 조인할 것으로 예상한 조지포먼사와의 관계 불투명 및 지엔코의 여러 변화와 맞물려 지엔코 지분을 정리하고 재미사업가가 운영하는 위키드패션과 인연을 맺었다.

뉴저지에 위치한 사우스폴과 LOT29 등의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는 이 회사는 직원은 400명, 매출은 연 5억달러를 올리고 있다. 오너가 한국 출신인 만큼 한국 브랜드 출신 디자이너와 MD를 선호해 1년에 한두 차례 정기적으로 한국 디자이너를 스카우트하고 있다.

디자이너로 출발해 한주통산에서 10년, 지엔코에서 10년을 보내고 앞으로 10년은 미국에서 승부해 한국 패션 디렉터로서의 새로운 도전을 하고 하고 싶다며 출국한 2007년 이후 신 전 감사가 꿈꾸는 글로벌 브랜드 실현이 이뤄지길 기대해 본다.

힙합맨 전충민 전 사장, 새로운 사업 구상 중
국내 패션 마켓에 힙합 브랜드 존재를 알린 주인공은 바로 전충민 전 엠에프트레이딩(현 유니버셜 티에스) 사장이다. 1997년 이 회사를 설립해 MF!로 국내에 힙합캐주얼 브랜드 붐을 일으키고 2005년 초에 MF!를 IT 회사인 휴먼드림에 매각한 뒤 다시 2년 뒤 MF트레이딩의 전문경영인을 맡아 컴백하는 등 MF!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을 맺고 있는 그가 지난해 다시 엠에프와 결별했다.

현재는 본인이 구상한 셀렉트숍 및 다양한 아이디어로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전 전 사장은 문화콘텐츠와 조인한 다양한 마케팅을 강력하게 추진한 CEO였다. 엠에프의 M&A 이후 2005년 3월에 설립한 JMC트레이딩에서는 ‘비비부스’로 셀렉트숍 마켓에 진출하고 새롭게 전문경영인을 맡은 엠에프에서도 ‘릴러시스트 라운지’ 셀렉트숍을 준비하는 등 변화하고 있는 마켓을 읽는 능력이 뛰어났다.

전 전 사장은 골프웨어 포커스, 히즈허즈를 전개하고 있던 주앙패션에서 2년여 동안 실무를 쌓고 이신우 오리지널리에 MD로 입사해 4년여 동안 일인다역을 하며 쌓은 노하우로 92년에 독립했다. 이때 처음 런칭한 브랜드가 BYZANCE라는 진캐주얼 브랜드다. 기획과 디자인은 국내에서 하되 홍콩에 오더를 해 여러 유통망으로 판매하는 선진시스템을 도입했다.

1994년에 펠레펠레 사업부장을 맡으면서 MF 브랜드에 대한 그림을 그렷으며, 펠레펠레 멤버 7명과 함께 98년 압구정동에 엠에프 1호 매장을 오픈하고 ‘브랜드가 단지 트렌드를 좇는 것이 아니라 문화와 접목해야 한다’는 자신의 지론을 실현시켰다. 많은 젊은 패션인에게 도전과 성공의 멘토 역할을 해온 전 전 사장의 새로운 도전이 기대된다.

강덕남 사장 → 학계, 경문수 사장 → 사업
2005년에 “캐주얼에 대한 새로운 욕구와 변화가 지금 이 순간에도 소비자들로부터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소비자 감성에 뒤처지는 캐주얼 브랜드들은 장기간 정체와 총체적인 몰락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강덕남 전 샘앤에프 사장(1961년생).

캐주얼 마켓의 화제 메이커로 패션계의 이단아로 불리기도 했던 그는 독립 전에 몸 담은 세정과미래에서 니를 런칭한 사업본부장 상무 출신이기도 하다.

부산공대와 경영대학원 석사 출신으로 세정의 주임 직책에서 레크 브랜드를 런칭하며 15년 만에 40억원의 펀딩을 받는 사장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주인공이 됐던 그에게는 ‘뛰어난 지략가’ ‘추진력 있는 전술가’라는 닉네임이 오래도록 붙어 다녔다. 이는 세정과미래의 니를 런칭하고 3년 만에 1000억원 브랜드로 정착시킨 파워에서 얻어낸 꼬리표다.

그러나 그가 직접 경영한 차세대 캐주얼 브랜드를 지향한 레크에서는 불운했다. ‘패션비즈니스의 성공 키는 실력도 돈도 아닌 운’이라는 자조적인 말이 강사장의 경우에 해당한다. 현재 그가 주요 기업들의 브랜드 컨설팅 활동과 함께 직원들을 후배라고 불러왔듯이 학생들을 제자보다 후배로 삼아 대학에서 그가 평상시 좋아하던 많은 책을 읽으며 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2005년에 예신퍼슨즈(회장 박상돈)의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되며 큰 화제가 됐던 경문수 전 사장은 지난해 퇴사 후 분당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마케팅 판촉과 관련한 사업 아이템이다. 경 전 사장은 제일모직 신시아로리와 로질리, 엘르 디 사업본부장 출신으로 여성복 디렉터로 인정받아 왔으며 예신의 대표이사 사장직에서 물러난 뒤 마음 고생을 많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셔츠 전문가 이덕엽 전 사장, 푸드사업 펼쳐
셔츠 전문업체인 로얄어패럴 기획이사를 거쳐 99년에 독립해 셔츠 전문 인터넷 쇼핑몰 ‘이셔츠(www.eshirts.co.kr)’를 오픈한 이덕엽 전 사장은 힐스보러(Hillsboro)」 브랜드로 맞춤셔츠를 인터넷상에서 판매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이지 오더 셔츠(Esay Order Shirts) 시스템을 제안하면서 가격은 맞춤셔츠의 30%이자 기성셔츠의 70%로 제안했다. 그러나 타이밍이 너무 빨랐다. 맞춤셔츠를 주로 입는 30~50대 고객들이 인터넷으로 셔츠를 주문하는 수요층이 성형되지 않아 고전했다. 참고 인내하며 기다리기에는 사업자금이 너무 부족했다.

결국 2004년에 이를 정리하고 180도 사업 방향을 바꿔 일본의 지인을 통해 ‘왕다꼬야끼’라는 푸드 아이템 사업을 시작했다. 재료 가공기술을 익히기 위해 직접 요리도 배운 그는 지금은 30개의 가맹점을 확보한 사업가로 변신했다. 600만~800만원의 소자본 투자로 창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불황일수록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기사제공: 패션비즈 민은선, 김숙경, 문명선 기자)

한경닷컴 bnt뉴스 패션팀 fashion@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