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패션계 ‘그때 그 사람들’ 지금은? ⑤

2009-07-13 21:17:23

김미선 이랜드 헌트 본부장, 종교계로

국내 캐주얼 브랜드 최초의 1000억원 매출 역사를 기록한 헌트를 총괄한 김미선 전 이랜드 본부장을 기억하는 사람이 많다. 작고 다부진 체구와 온화한 웃음으로 이랜드 퇴사 후 한국리더십센터 부사장과 성과향상센터 사장을 맡아 패션계 CEO들의 교육 현장에서 그는 꽤 유명한 여장부 스타 CEO였다.

1988년 이랜드에 입사해 이랜드 브랜드장 및 헌트본부장을 역임하며 이랜드 캐주얼 발전의 키맨으로 활동한 그는 2000년부터 한국리더십센터에서 일했으며, 이곳 부사장을 거쳐 2005년 11월에는 계열사인 한국성과향상센터의 사장으로 선임됐다. 프랭클린 플래너 등 업무 능률 향상을 위한 다양한 도구 코칭 시스템 교육으로 많은 기업인과 친숙했던 그녀가 선택한 길은 독실한 크리스천의 길에 올인하는 것이었다.

‘언제나 유쾌한 농담을 날리던 환한 웃음. 작은 몸집 한 가득 뿜어나오는 열정의 카리스마와 장난기 가득한 미소로 편안하게 해주는 따뜻함,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답을 늘 가지고 있는 전설적인 탁월함. 새벽 기도로 시작해 늘 책을 가까이 하고 공부하는 성실함, 옆에 존재하는 것으로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등 배울 것이 많은 상사. 내 밑에서 일하라 부르면 언제든 달려가고 싶다.’이는 김사장과 함께 일한 직원이 표현한 그에 대한 그리움이다.

많은 어록을 남긴 그가 지인들에게 보낸 이메일 중 ‘온유함은 다른 사람의 입장에 서는 것, 엄격함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진리를 지키는 것, 희생은 더 좋은 것을 얻기 위해 좋은 것을 포기하는 것, 파격적이라 함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것’이라는 메시지는 요즘 같은 시기에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글귀다.

선원규씨, NYU에서 EMBA 과정 공부
국내 패션 비즈니스 산업구조 전반에 관해 탁월한 식견을 자랑하는 선원규씨는 현재 미국 NYU 경영대학원(Stern)에서 EMBA(Executive MBA) 과정을 밟고 있다. 올해 7월이면 공부를 끝내고 귀국할 예정이다.

그는 1988년 2월에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5년 동안 이랜드그룹에서 기획조정실과 전략기획실에서 활약했다. 특히 그가 리틀브렌(현 이랜드월드 전신)에서 전략기획실 실장으로 활동하던 IMF 당시에는 외국자본의 투자를 국내 패션기업 가운데 최초로 이끌어 낼 정도로 탄탄한 기업구조를 만들었다.

2002년 9월에 모라비안바젤컨설팅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실무에서 터득한 내용을 토대로 경영컨설턴트로 활동했다. 2004년에는 FnC코오롱에서 경영기획실 담당 임원으로 지식경영시스템 구축에 힘을 실었다. 2005년에는 한섬에서 역시 경영기획실 상무로 회사의 중장기 비전 수립과 인력 평가 및 보상 시스템을 구축했다.

국내 굴지의 패션기업에서 전략가로 활동한 그는 2006년에 미국으로 건너가 실무 경험을 토대로 한 이론적인 무장에 돌입했다. 실무와 이론을 겸비한 그가 돌아와 한국 패션마켓의 질적 수준을 한 단계 올려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응삼 전 사장, 중국 아울렛 벤더로 변신
역시 이랜드 출신으로 지난해 12월 말 와이드홀딩스를 떠난 이응삼씨는 넥스트파트너스를 설립하고 중국 일본으로 여성복 영캐주얼 이월상품 수출 사업을 시작했다. 재취업과 사업의 두 갈래 고민 중에 장래를 생각하여 사업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그의 주 업무는 국내 패션브랜드들의 이월상품 중 브랜딩 때문에 국내 유통을 꺼리는 브랜드 상품들을 중국 베트남 일본 등 제3국에 수출하는 일이다.

불황으로 인해 대다수의 영캐주얼 브랜드들이 판매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패션기업 입장에서 브랜딩을 지키면서 재고를 소진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수출하는 것으로 보고 이 사업을 시작했다. 다행히 국내 온라인 초창기의 멤버이고 에프터유(현 패션스토리)의 창업주라는 프리미엄이 있어 많은 온라인 쇼핑몰 업체가 넥스트 파트너스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아울렛을 전개하는 파트너와 제휴가 돼 속도가 붙고 있다.

박영희 25년 디렉터, 프로모션 창업
디자이너 출신 대모인 박영희 디렉터는 스폿 기획 전문, 디자인 프로모션 회사 유어스토리를 운영하고 있다. 한양대 의류학과 출신으로 85년에 세라비, 센스 때부터 시작한 그의 패션 경력은 25년째를 맞는다.

페페, 뼝뼝, 디자이너스에디션, 로제, 앗슘, 비아트, 엠씨, 데코, 비지트인뉴욕 등 그녀가 몸 담은 브랜드에서 국내 여성복 마켓의 흐름을 읽을 수 있듯이 쉼없이 달려왔다.

“25년 동안 한국 패션이 나에게 투자하고 알려준 많은 지혜와 노하우를 유어스토리에서 디자이너 후배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는 박영희 사장은 최근에 오픈한 청담동 사무실을 정리하고 송파구로 보금자리를 옮겼다. 어려운 시기에 공간보다 몸집을 가볍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사제공: 패션비즈 민은선, 김숙경, 문명선 기자)

한경닷컴 bnt뉴스 패션팀 fashion@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