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디자이너 릴레이 인터뷰] 최범석 ②

이선영 기자
2009-06-20 19:36:01

의정부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동대문 시장으로 진출한 그는 'MU'라는 브랜드로 연이어 히트상품을 만들어내며 승승장구했다. ‘가진 것도, 아는 것도 없다’는 뜻이다.

여행을 좋아하는 그가 우연히 본 파리 컬렉션이 잘나가던 그를 자극했다. “옷을 돈벌이만이 아니라 표현의 도구로 삼고 싶었어요” 돌아와 서울 컬렉션에 나갈 궁리를 해봤지만 경력·학력의 장벽이 높았다. 그러나 그는 꼭 10일 만에 만든 옷 10벌을 들고 다시 찾아가 허락을 받아냈다.

2003년 동대문 출신으로는 최초로 서울 컬렉션 무대에 선 그는 이를 계기로 동대문에서 압구정동으로 진출. 이후 11차례의 컬렉션 출품. 자신의 이름을 내건 브랜드 ‘General Idea by Bumsuk’라는 브랜드를 선보였다. 2006년 30살의 나이로 프랑스 파리 쁘렝땅 백화점에 ‘제너럴 아이디어’ 입점. 파리를 시작으로 뉴욕, 상하이, 일본 등 세계 시장으로 뻗어가고 있다.

디자이너 최범석의 성공 포인트는 자신감과 끈기. “학력도 경력도 부족하잖아요. 그래서 직접 옷을 들고 가서 설득해요” 그의 성공은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니라 발로 뛰어서 쟁취한 것이다.

하지만 그가 항상 탄탄대로를 달렸던 것은 아니다.

“너무 힘들어서 맥주를 사 가지고 동대문이 보이는 남산에 올라갔어요. 비가 조금씩 내려는데 눈물이 나더라고요”

동대문 도매시장에서 장사를 할 때였다. 주문 들어온 옷을 넘기자마자 그 옷을 주문한 회사가 부도났다. 또 가진 것을 모두 쏟아 부었던 기획 상품이 외면당하면서 10억 원에 달하는 전 재산이 공중분해 되기도 했고, 잠깐 한눈을 팔아 한 회사에 투자했지만, 그 회사가 망하면서 큰 빚을 지기도 했다.

어려운 점도 많았지만 동대문에서 시작했기에 경험적으로 얻은 게 많다. 그는 “이렇게 바닥에서 시작해 온갖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살아남는 법을 배웠어요"라고 회상한다.

그런 어려운 과정을 거쳤기 때문일까. 그에겐 집요한 면은 있지만 까다롭진 않다. "자유분방하면서도 적절히 타협하면서 사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설명하는 디자이너 최범석. 자신의 스타일로 틀을 만들어놓았으면서도 대중의 감성을 따라가는 감각은 거기서 나온 것이 아닐까?

‘최범석 스타일’, 제너럴 아이디어(General Idea)

‘최범석 스타일’. 그의 옷은 한 번만 봐도 알아볼 수 있을 정도다. 스키니 진에 엉덩이까지 덮는 헐렁한 후드 티셔츠, 그리고 발목까지 올라오는 하이톱 슈즈.

아이돌그룹 빅뱅의 의상이나 홍대 앞에서라면 흔히 볼 수 있는 젊은이들의 패션을 연상하면 된다. 좋게 얘기하자면 개성 넘치고, 나쁘게 얘기하자면 튄다.

그런데 디자이너 최범석의 브랜드는 '제네럴 아이디어(General Idea)'다. 도대체 어디가 평범하다는 걸까?

“일반적이라는 말은 어떤 관점에서 정의하느냐에 따라 달라지죠. 명품 브랜드를 좇아가는 디자인이 아니라, 개성이 강하고 패션에 관심이 많은 젊은이들이 즐겨 입을 만한 대중적인 트랜드를 이끌고 있어요”

실제로 '제네럴 아이디어'의 티셔츠는 몸에 착 감겨 몸매를 드러내면서도 펑크나 로큰롤 트위스트로 고급스럽게 표현돼 패션에 관심이 많은 젊은 남성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자극적이고 대담하면서도 거부감이 없고 자연스러운 스타일로 마니아층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

"전 입을 수 없는 옷은 안 만들어요. 그건 '아트'지 '패션 디자인'이 아니잖아요. 제가 저 정도 가격이면 돈 주고 입을 만한 옷이다 싶은 것으로 만들어요. 브랜드 가치를 높이느라 턱없이 높은 가격에, 평소에 입기 곤란한 옷을 만들고 싶지는 않거든요"

'제네럴 아이디어'는 권상우, 이준기, 류승범, 김현중 등 많은 남자 연예인들이 즐겨 찾는 브랜드로 유명하다. 드라마 '풀하우스'에서 정지훈이 입어서 눈길을 끌었고, 드라마 '봄날'에선 조인성이 입고 나와 주목을 받았다. 또 그룹 '신화'의 8집 앨범 재킷작업으로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디자이너의 명성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는 그 쇼를 찾은 인기 연예인들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판가름 나기도 한다. 그렇게 따지자면 최범석은 늘 최상의 밸류를 자랑한다.

언제나 ‘핫 플레이스’에서 ‘간지’나는 파티를 펼치는 제너럴 아이디어 패션쇼 현장에는 보기만 해도 눈이 즐거운 미남 셀레브리티들이 가득하다. 하지만 이제 최범석은 그의 이름 석 자만으로도 군중을 거느릴 수 있는 ‘패션계의 아이돌’이 되었다. (3편에 계속)


한경닷컴 bnt뉴스 이선영 기자 goodluck@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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