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디자이너 릴레이 인터뷰] 서상영 “이제 패션은 에코(Echo)다!” ①

이선영 기자
2009-07-09 21:43:30

‘단순함의 미(美)’, 디자이너 서상영

“가장 단순한 것이 가장 완벽한 아름다움이죠” 점점 더 화려하고 다양한 패션들이 유행 할수록 단순하고 기본적인 스타일들이 각광받고 있다. 단순함, 간결함, 친근함을 강조한 컨셉트로 심플하면서도 패셔너블한 디자인을 추구하는 디자이너 서상영을 만났다.

“저는 기본적으로 베이직한 것이 좋아요. 처음에 한국에 와서 보니까 장식적이고 화려한 옷들은 많은데, 베이직한 옷이 의외로 없더라고요. 최근 개성을 중시한 다양한 패션들이 유행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미의 기준은 대부분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베이직하면서도 퀄리티가 높고 누구나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옷, 대중에게 사랑 받는 옷을 만들고 싶어요”

디자이너 서상영이 생각하는 ‘베이직한 것’은 ‘완벽한 것’이다. 덜어 낼 것도 더할 것도 없는 완벽함. “얼핏 보기에는 단순하고 비슷해 보이지만 왠지 맘에 드는 것이 있잖아요. 심지어 는 아주 똑같아 보이는 물건에도 다름이 있죠. 누구나 이런 것을 구분 할 수 있는 감각이 있다고 생각해요”

파리유학은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


대학에서 불문학을 전공한 그가 졸업 후 바로 프랑스 파리로 유학을 떠난 이유는 전공인 불문학을 공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패션에 대한 열망’ 때문이었다. 그는 파리 유학 생활을 떠올리며 “제 인생의 터닝 포인트였어요. 너무 좋았죠. 정말 운이 좋았어요”라며 흥분했다.

어려서부터 옷을 만들고 싶었던 그는 집안의 반대로 불문학을 전공했다. 그러나 그의 열망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았다. “대학을 다니면서 진지하게 미래를 고민하게 됐어요. 작은 일이라도 혼자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가장 하고 싶고, 잘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하다가 중, 고등학생 때부터 좋아했던 ‘옷’을 만드는 일에 도전해 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군대를 전역한 후에 복장학원을 다녔죠. 하면 할수록 재미있고 더 하고 싶더라고요”

졸업 후 그는 프랑스 유학과 함께 패션 디자인으로 전공을 바꾸었다. “프랑스 파리에 있는 ‘스튜디오 베르쏘(Studio Verso)’에서 2년 동안 공부 했어요. 유럽은 한국과 문화적으로 많이 달라서 적응하는 것을 힘들어 하는 분들이 많은데 저는 여러 가지로 좋았어요. 다행히 프랑스로 유학을 가서 불문학인 전공하고도 무관하지 않았고요. 저와는 정말 잘 맞는 도시이고 고마운 도시예요”

그는 공부하는 틈틈이 ‘겐조(KENZO)’, ‘에릭 할리(ERIK HALLEY)’, ‘마틴 싯봉(Martine Sitbon)’ 등 세계적인 패션 기업에서 일하는 행운을 얻었다.

“파리는 학교를 다니면서 일을 할 기회가 많아요. 일을 진행하는 과정은 한국과 별다른 차이가 없지만, 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한국과 다르게 많은 준비를 하죠. 또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얘기하는 것을 좋아해요”

파리에서의 경험은 아직까지 그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다. 옷의 유통기한은 6개월. 세계적인 패션 회사에서 일해 본 경험은 그에게 ‘감(feel)은 속도(Speed)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을 일깨워 주었다. 그래서 그는 감각에 의존하기 보다는 철저한 사전조사와 기록·자료를 바탕으로 기획하고 일한다.

패션 디자이너 컬렉션을 인터넷으로?


모든 것이 이미지로 표현되는 21세기는 영상 미디어 시대. ‘옷’이 아닌 ‘이미지’를 팔겠다는 그의 도전은 2003년 10월 첫 컬렉션을 시작으로 계속 이어져 왔다. 첫 개인 컬렉션을 캣워크가 아니라 쇼를 필름으로 찍어서 영상관에서 상영한 것. 그는 또 프로 모델이 아닌 남자 일반인 20명을 모델로 세웠다.

“섭외 기준은 제가 생각했을 때 ‘멋있는 사람들’이었어요. 타이거JK, DJ샤인,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 등 아실만한 분들도 있지만 친구들을 비롯해서 포토그래퍼, 건축가 등 다양한 사람들을 섭외했죠. 20명 중 15명은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이었어요. 무작정 전화를 걸었죠. 물론 처음엔 다들 의아한 반응이었지만 결국 승낙을 받아냈어요. 20명을 섭외하고 촬영하는데 2달이 넘게 걸렸죠”

당시 국내에서는 획기적인 기획이었다. “데뷔무대인데 위험한 방법이 아니냐며 많은 분들이 우려하셨어요. 그러나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많은 분들이 도와주시고 관심을 가져 주셔서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컬렉션 중 하나가 됐어요”

>> 2편에 계속

한경닷컴 bnt뉴스 이선영 기자 goodluck@bntnews.co.kr

▶ 드라마 속 ‘싱글남’ 패션 스타일 엿보기
▶ 바캉스 룩의 필수! 조리 샌들 고르는 법
▶ 섹시한 '가슴골'을 만들자!
▶ 미스코리아 진, 김주리의 환상적인 워킹
▶ 완벽남 이승기, 트리플 크라운 달성
▶ 우리에게 맞는 ‘피임법’은 따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