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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매일매일이 킬라그램 ‘birthday’

2017-03-08 16:04:53

[조원신 기자] ‘쇼미더머니5’에 출연해 독보적인 유니크함으로 시청자들을 매료시킨 래퍼 킬라그램과 bnt가 패션 화보로 만났다.

첫 등장부터 파란을 일으키며 심사위원들에게 극찬을 받고 우승 후보로 점쳐지던 킬라그램. 자이언티-쿠시와 만나 독특한 앙상블을 이루며 기대를 모았지만 아쉽게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그렇게 떠나간 자리에 강렬하게 남겨진 존재감은 여전히 많은 이들의 뇌리에 남겨졌다.

더욱 더 견고해진 랩 스킬로 다시 한번 자신의 존재감을 입증시키려는 킬라그램. 그런 그와 함께 한 화보는 유일무이한 킬라그램의 목소리만큼 독특한 매력으로 가득했다. 매일 매일이 생일 같다는 킬라그램의 파티에 초대될 준비가 됐다면 함께 즐겨보자.

-화보 촬영 소감
기존에 했던 촬영보다 더더욱 신선했다. 스타일링적인 면이나 감각적인 부분에서 새로운 걸 더 많이 시도했던 것 같다. 즐거웠다.

-마음에 들었던 콘셉트
첫 번째 콘셉트에서의 눈물 연기.(웃음) 화보를 위해 담배를 처음 피워봤는데 너무 어지럽더라. 목도 아프고.(웃음) 그걸 떠나서 가장 마음에 들었다.

-어릴 적 꿈도 ‘래퍼’였는지.
어릴 적 꿈은 과학자였다. 우주여행을 한 번에 갈 수 있는 거라던가 정말 말도 안 되는 발명품을 만드는 게 꿈이었다. ‘래퍼’가 되고 싶었던 건 고등학교 무렵이었다.

-랩을 시작하게 된 계기
원래 박자 타는 걸 좋아해 랩을 하기 전에는 춤을 췄고 춤을 추기 전에는 비트박스를 했다. 그러다 아는 형들의 권유로 랩을 시작했는데 너무 재밌어서 시작하게 됐다.

-한국어와 외국어 모두 유창하다.
한국에서 태어나 3개월이 되던 때 미국에 가 유치원에 들어갈 나이까지 지냈다. 이후 영어밖에 못 하던 나와 부모님이 말이 통하지 않아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다시 돌아갔고, 초등학교 2학년 무렵까지 지내며 배웠다. 그 뒤 LA에서 쭉 살았지만, 중학교 이후에 사귄 한국인 친구들 덕분에 (한국어가) 줄지 않고 더 늘었다.

-랩을 시작한 뒤 활동은 어떻게 해왔는지.
랩 하기 전에 글 쓰는 걸 좋아해 작사 쪽으로 많이 해보려고 했었다. 그렇게 해오다가 한국에 들어와 2013년도부터 2년간 랩과 작사를 하며 영어 강사 일을 병행했다. 그때는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해야 좋아할까 하는 생각만 하며 음악을 했었는데 그게 함정이었던 것 같다. 음악이 재미없어지더라. 그래서 그만두고 공부를 다시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어느 순간부터 뜨고 싶은 마음보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나만의 독특한 스타일이 생겼다. 원래는 KG였는데 그때 닉네임도 킬라그램으로 바뀌었다. 그래서 나는 내가 킬라그램이 되면서 바뀐 게 아니라 스스로 성장했고 나 자신을 찾았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보다 내가 좋아하는 걸 하기 시작하면서 자신감이 생겼고 쇼미에 나가게 됐다. 사실은 안 나가고 싶었다.(웃음)

-왜 나가고 싶지 않았던 ‘쇼미더머니’에 지원했는지.
현재 내가 속해있는 ‘사이커델릭 레코즈’에 쇼미 오디션 일주일 전 계약하게 됐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 건데 원래 회사에서도 나가라고 했었다. 하지만 나는 그러고 싶지 않았고 회사에서도 존중해줬다. 그렇게 안 나가려고 했는데 회사와 내가 만나며 생기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크다 보니 가족 같은 분위기처럼 그냥 한 번 해보지 하게 됐다. 그래서 오디션 전날에 나가기로 하고 지원하게 됐다. 그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지원했지만 당시에 쇼미에 나가면 어느 정도 잘될 거라는 느낌이 왔다.(웃음)

-1차 오디션 당시 어땠는지.
그때 랩을 하면서 너무 당황했다. 랩을 시작하니 심사를 봤던 쌈디 형의 표정이 밝아지면서 좋다는 느낌의 몸짓을 취하니 되레 더 긴장됐다.(웃음)

-2차에서는 쿠시, 도끼, 길, 사이먼 도미닉, 팀발랜드까지 있었는데 더 긴장되지 않았나.
사실 나는 많이 긴장하는 편이 아니라서 괜찮았다. 그나마 그런 성격 탓에 쇼미더머니를 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근데 올라간 분들을 보면 거의 다 그런 거에 긴장을 안 한다. 그게 아니면 쇼미는 가사 외울 것도 정말 많아서 조금 힘들어지는 것 같다.

-랩을 잘하는 것과는 별개인 부분이기도 하다.
정말. 못 올라오신 분 중에 잘하는 분들이 진짜 많았다. 근데 긴장해서 가사 까먹고 박자 놓치고 하면 붙여줄 수가 없으니까. 그런 상황을 보면 참 안타깝다.

-2차 때 반응도 좋았다.
한 분 한 분 오셔서 너무 잘 들었다고 해주셔서 큰 영광이었다.

-킬라그램에게 영향을 줬던 래퍼는.
어렸을 때 랩은 다 하이톤인 줄 알았다. 왜냐면 내가 알던 래퍼가 에미넴 딱 한 명이었는데 다음에 알게 된 래퍼가 드렁큰 타이거였다. 둘 다 하이톤이라 어렸을 때부터 하이톤으로 연습했다. 어쩌면 그래서 지금 이런 톤이 된 걸 수도 있고. 원래 목소리가 얇은 탓도 있기도 하지만 그래서 영향을 많이 받은 거 같다.

-롤모델은.
롤모델을 특별히 생각해보지는 않았다. 그냥 내가 사는 삶을 최고로 사는 게 중요한 거 같다.(웃음)


-다시 ‘쇼미더머니’ 이야기로 넘어와서, 한국으로 넘어와 가장 눈에 띄었던 래퍼가 누구였나.
지투가 정말 잘해 눈에 띄었다. 그렇지만 LA팀이 더 잘했다고 생각한다.(웃음)

-자이언티 쿠시 팀에 지원하게 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 이유는 프로듀서 무대가 너무 완성도 있었다. 나는 항상 신선하고 새로운 걸 좋아하는데 그때 공연했던 노래 자체도 신선했고 자이언티+쿠시 조합 자체도 너무 좋았다. 그때 자쿠 형들 팀이 1등을 했는데 정말 모두가 동의할 정도로 좋은 무대였다.

두 번째 이유는 앞서 말했듯이 뭔가 쇼미에 나가면 내 인생에 큰 변화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자쿠팀에 가면 무조건 뽑힐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내가 촉이 좋다.(웃음)

-그렇게 기대 속에 합류하게 됐지만, 첫 무대 ‘신사’에서 떨어졌다. 많이 아쉬웠을 것 같은데.
아쉽기는 했지만 앞서 언급했다시피 내 촉이 굉장히 좋은데 100% 떨어질 줄 알고 있었다.(웃음) 그렇다고 열심히 하지 않은 건 ‘절대’ 아니다. 정말 최선을 다해서 임했다. 그래서 떨어졌지만, 너무 좋은 경험이었고 그 자리에 함께 한 것 자체가 매우 좋았다.

-당시 방송에서 서출구와 미묘한 기류가 있었는데.
아니 그런 건 전혀 없었다. 출구와 굉장히 친했다. 지금도 함께 ‘방 탈출 게임’ 크루의 멤버로 자주 연락하며 지낸다.(웃음)

-탈락에 대해 많은 분이 아쉬워했었는데 느꼈나.
당시 나는 미국에 있어 실제 한국의 반응에 대해서는 몰랐지만, 인터넷과 SNS에 달린 댓글과 연락을 통해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당시의 내가 부족했기에 탈락에 대해 억울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탈락 후 어떻게 지냈는지.
쇼미를 통해 내가 잘하는 게 뭐고 못하는 게 뭐였는지 깨닫게 됐다. 그래서 잘하는 점은 더 강점으로 만들고, 못하는 점에 대해서 더 노력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 덕분에 지금은 그때보다 많이 늘었다.

-이후 ‘언프리티 랩스타’에 출연했다.
쇼미 이후 한국에 처음 들어오는 거였다. 들어가자마자 그날 촬영이었는데 랩을 해야 하는 걸 비행기 타기 전에 알았다. 준비할 시간이 없어 조금 당황스럽긴 했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했다.

-언프 래퍼들 중 눈에 띄는 래퍼가 있었나.
내가 한국에서 2년간 랩을 하던 시절 애쉬비와 친했다. 그 뒤에 정말 오랜만에 서로 조금씩 더 이름을 알리고 성장한 모습으로 언프리티에서 만나니 너무 신기했다. 둘 다 그런 무대에 서 있다는 게. 약간 멋있는 순간이었다. 친구와 함께.(웃음)

-이후 산체스와 ‘대기실’이라는 곡을 발표했다. 쇼미 이후 친해진 건지.
맞다. 산체스 형과 같은 날 떨어져 탈락 동기이기도 하다.(웃음)

-‘대기실’은 어떤 곡인가.
‘대기실’은 대기실 안에 있는 불안함과 모두가 같은 꿈을 향해 달려가는 것에 대한 곡을 쓰자고 해 나왔던 곡이다.

-이후 개인 싱글 앨범도 발표했다.
사실 지금까지 나왔던 트랙들은 내로서 조금 아쉬운 곡들이라 많이 부족함을 느낀다. 지금은 그때보다 성장해 좋은 트랙들을 많이 쌓아 놨으니 기대해 달라.

-산체스 외에도 함께 작업 해보고 싶은 뮤지션이 있는지.
자이언티 형과 해보고 싶다. 아직 얘기해보지는 않았지만 이제 연락 한 번 드려볼까 한다.(웃음) 또 쌈디형. 진짜 완전 옛날 스타일로 죽이는 트랙을 만들어보고 싶다.(웃음)


-화보 촬영 두 번째 콘셉트 때는 같은 소속사 식구들이 도움을 주기도 했다.
로스 형과 앱신트가 도움을 줬다. 로스 형은 풍기는 분위기와 어울리는 강력한 랩을 구사하는 래퍼로 정말 랩을 잘하는 형이다. 앱신트는 조금 더 부드러운 음악을 한다. 나를 포함 셋이 함께 사는데 같은 소속사이며 서로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된다. 기상 후나 취침 전이나 셋 다 가사를 쓰고 있다. 같이 어디 가서 가사 쓰자 이런 얘기도 하고. 함께 운동도 하고.

-운동?
(다급하게) 촬영 전날 처음 했다. 딱 한 번 했다.(웃음)

-(웃음) 각설하고, 동료들과 함께 한 소감.
너무 좋았다. 지금 제일 친한 친구들이기도 하고. 아까 하면서도 계속 그랬다. 가족사진 같다고.(웃음)

-그들의 활동 계획
둘 다 한국에서 활동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로스 형 같은 경우는 이번에 나온 지투 앨범에 피처링을 했다. 꼭 찾아보길 바란다.

-당신의 앨범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있는지.
아직 계획은 없지만 만들어둔 트랙이 엄청 많다. 쇼미 할 때 자이언티 형이 내게 노래 쪽으로 빠지면 더 잘 될 거 같다고 했었다. 그래서 노래하는 트랙들도 많이 만들어 뒀다. 개인적으로 먼저 보여드리고 싶은 건 랩 하는 트랙이다. 정말 이거 킬라그램 맞아? 하는 트랙이 나올 수도 있다.(웃음) 조만간 나오는 건 ‘영피스톨즈’라고 나랑 데비, 인크레더블이 만든 팀의 싱글 앨범이 나올 예정이다. 굉장히 재밌다.

-앞으로의 계획.
음악적으로 다양하게 보여드리고 싶고 랩을 잘하는 모습과 새로운 면도 보여드릴 계획이다. 또한, 많은 한미 아티스트들과도 작업하고 싶다.

-끝으로 한 마디.
내가 재밌다고 생각하는 것, 내가 즐겁다고 생각하는 것, 내가 인생을 살고 있다고 느끼게 해주는 것들을 더 많이 하고 또 계속하고 싶다. 계속 랩만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내 인생이 나를 데려다주는 곳으로 가고 싶다. 이렇게 오늘 bnt 화보 현장에 데려다줬듯이.(웃음)

기획 진행: 조원신
포토: 차케이
의상: 슈퍼스타아이
슈즈: 팀버랜드
주얼리: 비파스톤
모자, 마스크, 헤어 밴드: 배드테이스트
헤어: 크로체나인 지윤 헤어 실장
메이크업: 크로체나인 김수현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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