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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더욱 단단해진 배우 황보라의 이야기

2017-04-25 15:50:47

[황연도 기자] 저마다 배우 황보라를 기억하는 방법은 각양각색이다. 누군가에겐 왕뚜껑 소녀로, 혹은 시트콤 속 코믹녀로, 또 누군가에겐 MBC ‘불어라 미풍아’ 속 왈가닥녀인 조희라 역으로. 그를 한 가지로 정의 내리긴 어렵지만 언제나 쾌활한 에너지를 안겨준다는 사실만은 변함이 없다.

그러나 모든 배우들이 그러하듯 그에게도 성장통은 있었다. 배우에게 꼬리표가 생긴다는 것은 연기의 폭을 제한시키는 지름길인 법. 너무 강한 개성은 오히려 그의 발목은 붙잡았고 슬럼프를 이겨내는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그렇게 쓴맛과 단맛을 고루 맛보며 자신을 내려놓는 법을 터득한 그는 어느덧 데뷔 15년 차 배우가 되어 있었다.

어떤 캐릭터든 자신만의 색채로 소화하는 힘. 그리고 사람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지혜. 그에겐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탄탄하고 깊은 내공이 묻어난다. 한층 더 단단해진 배우 황보라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bnt와 두 번째 화보 촬영 소감

일단 스태프들과의 호흡이 너무 좋았고, 재미있었다. 촬영도 빠르게 진행돼서 좋았다(웃음).

Q. 가장 마음에 들었던 콘셉트

두 번째 야외에서 찍었던 콘셉트이다. 컬러도 강렬했고 안에 의상을 과감하게 튜브톱으로 입었던 점도 새로웠다. 모니터를 확인해봤을 때 바로 인생 컷이 나온 것 같아 기뻤다(웃음).

Q. 평소 패션에 대한 관심은 많은 편인가

관심 많은 편이다. 좋아하는 브랜드들이 있는데, 요즘 렉토 좋아한다. 지춘희 디자이너 의상도 좋아하는데, 선생님과는 인연을 맺어온 지 오래됐다. 패션쇼도 항상 초대해주셔서 거의 대부분 참여했다.

Q. 근황

MBC ‘불어라 미풍아’ 끝나고 현재 방송 예정 드라마인 ‘쌈, 마이웨이’ 촬영 중이다. 김지원 씨의 고등학교 동창으로 등장할 예정이다. 한때 여주인공과 함께 아나운서를 꿈꿨으나 그 꿈을 이루지 못하고 시집을 가버린 친구로 나온다.

Q. 영화 ‘소시민’에 출연하게 된 계기가 독특하다고 하던데

주로 내가 해왔던 역할은 밝고 통통 튀는 캐릭터가 많았다. 그런데 '소시민' 시나리오를 직접 읽은 후 평소 내가 해보지 못했던 캐릭터라는 것에 끌렸고, 연기해보고 싶다는 갈증이 생기더라. 그래서 직접 부산까지 찾아가 감독님께 셀프 캐스팅을 했다. 재숙이는 해보지 못한 캐릭터이기도 하지만 여성의 위치에서 당당하게 할 말 다하는 사이다 역할을 한다는 점에도 끌렸다.

Q. MBC ‘불어라 미풍아’에서 열연했던 조희라 역에 대한 소감

나는 조희라 역할을 연기하면서 정말 재미있었다. 철없는 희라의 모습이 나와 비슷해서 내 색깔과 맞는 자연스럽고 편한 연기를 했다(웃음).

Q. 황보라의 연기 철학은 무엇인가

얼마 전 SBS ‘K팝스타 시즌 6’에서 박진영 씨가 했던 말에 굉장히 공감을 느꼈다. 연기든 노래든 자신의 목소리와 색깔로 표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씀을 하시더라.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한다. 나만의 목소리와 색깔로 연기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억지로 무언가를 만들어 연기하는 것은 한계가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어떤 캐릭터를 맡아도 나만의 목소리로 연기하려고 노력한다.


Q. 14년째 왕뚜껑 소녀의 이미지가 남아있다. 가끔은 이런 꼬리표를 탈피하고 싶진 않은지

여전히 나는 감사할 뿐이다. 그 CF로 인해 주목을 많이 받기도 했고, 그냥 매사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하는 편이다. 이런 수식어가 있는 것 자체가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웃음).

Q. 도전해보고 싶은 CF

샴푸 광고를 찍어보고 싶다. 내가 머릿결이 진짜 좋은 편이라 잘 할 자신 있다(웃음). 얼마 전에 강균성 씨가 샴푸 광고를 찍으신 걸 봤는데, 기억에 많이 남더라(웃음). 뭔가 미녀들만의 광고였던 고정관념을 깨는 듯했다. 나도 뻔한 것 말고 색다르고 독특한 샴푸 광고를 찍어보고 싶다.

Q. 배우의 길을 걷게 된 계기

고등학교 때 차태현 선배님의 팬사인회에 갔다가 우연히 캐스팅이 됐다. 그 뒤로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마음을 먹게 되었고 이 길을 걷게 됐다. 당시엔 부모님께서 반대를 하셔서 못했고, 대학을 연극 영화학과에 들어가면서 연기를 시작했다.

Q. 지금까지 연기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

영화 ‘좋지 아니한가’이다. 첫 영화이기도 하고, 나를 지금 이 자리까지 있도록 해준 고마운 작품이다. 내 한계의 선을 넘으려고 노력했던 작품이기도 했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배우는

천호진 선생님. 연기를 떠나서 사적으로 제일 오랫동안 연락해왔던 분이시기도 하고, 내가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아버지처럼 나를 많이 위로해주셨던 감사한 분이다.

Q. 시간 약속을 중요시하시는 것 같더라. 유난히 촬영장에서 늦는 걸 용납 못하는 이유가 있는가

연륜이 높으신 선생님들께서 항상 일찍 오시는 모습을 보고 본받게 됐다. 촬영을 앞두고 지각을 하지 않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고 기본이다. 이젠 몸에 밴 것 같다. 연기에 있어서는 예민한 스타일이고 잘 하려는 욕심이 많다 보니까 촬영이 있는 전날엔 외출도 자제하는 편이다. 연기는 10년이 지나도 여전히 어렵다. 촬영장에선 실수를 만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고, 그렇기 때문에 언제나 긴장을 놓칠 수가 없다.

Q. 슬럼프

공백기는 언제나 슬럼프를 안겨준다. 그리고 작품이 끝날 시기에도 슬럼프가 온다. 작품이 끝나갈 때쯤엔 우울해지더라. '언제 또 일을 할 수 있을까'에 고민과 걱정이 많은 편이다. 그래서 예전엔 여행도 못 갔다. 일이 언제 들어올지 모르기 때문에. 그렇게 나 자신을 놓지 못한 채 생활을 했었는데 요즘엔 안 그러려고 한다. 쉴 땐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여행을 자주 다닌다. 여행을 가면 좋은 점이 내가 평소 나태하고 게으른 편인데, 여행을 가면 보람차게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여행을 갈 땐 경비가 아까워서라도 하루하루를 굉장히 열심히 보내게 되더라(웃음). 그렇게 많은 것을 보고 느끼며 내 마음을 다잡으려고 한다.

Q. 유독 하와이를 예찬하는 이유가 있는지

그곳은 습도, 온도, 공기 등 모든 것이 완벽하다. 하와이에 가면 너무도 평온해서 마음에 안정이 오고, 불면증도 없어졌다. 가면 딱히 하는 것도 없다. 바다에 들어가서 헤엄치며 노는 것도 안 한다. 그냥 거리를 걷거나 건강식을 먹곤 한다. 다른 어떤 나라를 가도 하와이만한 곳이 없는 것 같다.

Q. 하와이에 가는 이유 중 하나가 뷰티템 구입 때문이라고

하와이 뷰티 제품은 장난 아니게 좋다(웃음). 특히 추천해주고 싶은 제품이 립밤이다. 이걸 바르면 각질이 깔끔하게 제거된다. 또 보디 오일도 추천한다. 또 아기 엉덩이에 바르는 크림을 얼굴에 바르고 있다. 너무 순한 제품이고 이걸 바르고 자면 다음날 얼굴에서 광이 난다.

Q. 취미

그림이다. 보는 것도 좋아하고 직접 그리는 것도 즐긴다. 걷는 것도 취미 중 하나이다. 하와이에 가는 이유도 걷기 위해서 가는 것이다. 평소 장비 같은 것도 갖추고 하루에 1만 5천보 이상은 걷는 것 같다. 하와이에 가면 3만 보 이상 걷는다.

Q. 피부 관리 비결

일단 1일 1팩을 하는 편이고 일주일에 꼭 한 번씩은 스킨케어를 받으러 피부과에 간다. 그리고 나는 사우나에 가서 땀도 쫙 빼고 얼굴 때도 민다(웃음). 다들 안 좋다고들 하던데, 나는 너무 상쾌하고 기분이 좋더라.

Q. 외모 중 가장 마음에 드는 부위

내 짱구 눈썹이다. 눈썹이 풍성하고 예쁜 편이다. 내가 이상하게 몸에 털이 많다. 머리숱도 풍성한 편인데, 겨드랑이에는 또 털이 없는 편이다(웃음).

Q. 그렇다면 콤플렉스 부위는

눈 사이가 약간 멀다. 그래서 앞트임을 해볼까 고민해본 적도 있었다. 그리고 어렸을 때부터 입술 두꺼운 게 굉장히 콤플렉스였다. 어릴 땐 눈 사이 멀고 입술까지 두꺼우니까 동남아 여성 느낌이 났다(웃음).


Q. 롤모델

故 김영애 선생님이다. 연기만 생각하셨던 인생이 너무 멋있으셨고 나도 앞으로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

Q. 마동석 씨가 부러운 적도 있다고

애니메이션 ’모아나’를 봤는데, 작품 속 마우이 캐릭터를 캐스팅한다면 딱 떠오르는 사람이 무조건 마동석 씨더라. 그 오빠의 대체불가한 매력이 부럽다. 나도 ‘이 역할을 황보라 아니면 안 된다’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개성 있고 유니크한 배우가 되고 싶다.

Q. 하정우에게 본받고 있는 점이 많다던데

내가 명함을 관리하는 것도 정우 오빠를 보면서 많이 배웠다. 오빠는 인간관계를 참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인데, 초, 중, 고등학교 때의 어렸을 적 친구들과도 여전히 친하게 지낸다. 정말 큰 마음을 가진 사람이다.

Q. 함께 호흡하고 싶은 배우

배성우 오빠이다. 이번에 영화 ‘더 킹’을 봤는데 오빠의 연기를 너무 재미있게 봤다. 특히 마지막 장면은 너무 웃겼고 잊을 수가 없다(웃음). 그분과 함께 코미디 연기를 꼭 한번 해보고 싶다.

Q. 연애 스타일

제 멋대로인 스타일이다 하하. 자유로운 스타일이라고 할까(웃음). 그리고 이상형은 웃기고 재미있는 남자에게 끌린다. 개그 코드가 맞는 사람이 좋더라.

Q. 결혼은

아직은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 마흔이 되기 전엔 하고 싶은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그런데 요즘 들어 아기들이 너무 예쁘더라.

Q. 특별한 습관이 있다고 들었다.

명함을 받으면 그 사람을 잊지 않기 위해 어떤 계기로 만났고, 그 사람의 특징 같은 것을 적어놓는다. 만나게 되는 모든 사람들을 기억하고 싶다. 사람이 진정한 재산 아닌가.

Q. 도전하고 싶은 분야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그림으로 개인전을 열고 싶다. 인물 추상화 위주로 말이다. 주변에 그림 그리는 사람들과도 친분이 두터운 편이다. 그리고 어렸을 때부터 화실 다니면서 그림을 배웠고 미대생을 꿈꾸기도 했었다. 그리고 내가 애니메이션을 너무 좋아한다. 그래서 애니메이션 더빙도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

Q.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

tvN ‘혼술남녀 시즌2’에 꼭 출연하고 싶다. 이건 꼭 써달라(웃음). 내가 또 ‘맥주 매니아’이지 않는가 하하. 술 취한 연기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 할 자신 있다.

Q. 예능 욕심은 없는지

예능 욕심 많다(웃음). tvN ‘SNL 코리아’에 출연해보고 싶다. 또 여행 관련 예능 프로그램도 나가보고 싶다. 요즘 tvN ‘신서유기’ 너무 재미있더라. 이렇게 게임과 동반하는 프로그램에 나가면 정말 즐기면서 할 수 있을 것 같다(웃음).

Q. 술은 좀 즐기는 편인지

잘 마시는 건 아니지만 즐길 줄은 안다. 특히 맥주 엄청 좋아한다. 소주는 못 마시고 맥주는 분위기에 따라서 잘 마신다(웃음). 사우나 가서 땀을 뺀 후 시원하게 마시는 맥주를 정말 좋아한다. 맥주의 온도도 중요시하는 편인데, 아주 시원한 온도로 마시는 걸 즐긴다. 그래서 김치냉장고에 넣어두고 마신다. 주사는 내가 흥이 많은 편이라 춤을 그렇게 잘 춘다(웃음).

Q. 요즘 친하게 지내는 연예인

최근에 이요원 언니랑 친하게 지내고 있다. 같이 노래방 가서 미친 듯이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기도 한다(웃음). 조용해 보이지만 막상 친해지면 하나도 안 조용하고 정말 쿨한 스타일이다. 털털함 그 자체이다. 진짜 성격 좋은 언니다.

Q. 목표

특별한 건 없다. 그저 죽을 때까지 오래도록 연기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그게 내 목표이다.

기획 진행: 황연도
포토: 차케이
영상 촬영, 편집: 박승민, 김시영
의상: 맘누리, 스타일난다, 유니케
구두&백: 율이에
아이웨어: 라피스 센시블레
시계: 미사키
팔찌: 티아도라(TEDORA)
헤어: 에스휴 뷰티살롱 허효진 부원장
메이크업: 에스휴 뷰티살롱 홍명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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