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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데이비드 맥기니스 “아시아계 미국인 배우로서 롤모델 되는 것이 목표”

2017-05-26 16:45:52

[허젬마 기자] 훤칠한 키에 이국적인 마스크, 턱을 뒤덮는 수염에서부터 범상치 않은 배우 포스를 진하게 풍기며 촬영장에 등장한 배우 데이비드 맥기니스.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1998년 우연한 기회로 이재한 감독의 영화 ‘컷 런스 딥’으로 데뷔해 어느덧 연기 인생 20년차를 맞이한 베테랑 연기자다.

이후 ‘태풍’, ‘기담’, ‘아이리스’, ‘구가의 서’ 등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연기의 폭을 조금씩 넓혀온 그는 특히 작년 한해 뜨거운 열풍을 일으켰던 ‘태양의 후예’에서 신스틸러 악당 ‘아구스’ 역을 맡아 드라마의 흥행에 혁혁한 공을 세우는데 성공, 현재는 드라마 ‘맨투맨’에서 러시아 첩보국 소령 ‘페트로프’ 역을 맡아 박해진의 친구이자 조력자로 열연 중이다.

외모에서 풍겨지는 이미지 때문인지 유독 강하고 센 역할들을 주로 맡아왔던 그는 사실 누구보다 밝고 장난끼 많은 성격의 소유자. 촬영이 진행되는 동안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개진하는가 촬영장에 울려퍼지는 음악에 맞춰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리듬을 타는 등 그동안 우리가 미처 볼 수 없었던 이면의 매력들이 쏟아져 나왔다.

아시아계 미국인 배우로서 자신과 비슷한 입지에 있는 이들에게 롤모델이 될 수 있는 배우로 성장하고 싶다는 데이비드 맥기니스. 언제가 그의 이름이 대한민국 땅에 우뚝 솟는 날이 오길 바래본다.

Q. 화보 소감

너무 재미있었다. 서로의 아이디어를 모아 재미있는 작업을 할 수 있었다. 결과물이 기대된다.

Q.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작업을 할 때 의견을 제시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렇다고 반드시 내 의견을 따라주길 바라는 건 아니다. 함께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공유해보고 그 중 더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의 의견을 따르면 되는 거니까.

Q. 근황

일단 얼마 전 ‘맨투맨’ 촬영이 끝났다. 그리고 내일은 예능 촬영 차 미국으로 떠난다. 두 남자가 여행을 떠나는 콘셉트인데 로빈 데이아나와 함께 촬영한다.

Q.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이재한 감독의 ‘컷 런스 딥’으로 데뷔를 했는데 어떻게 처음 배우가 될 결심을 했나?

시작은 정말 우연해 의해서였다. 적시적지에 의해서였달까. 당시 나는 갓 대학을 졸업하고 뉴욕의 다운타운에서 일을 하며 지내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 그 시기에 이재한 감독이 영화 속 ‘제이디’ 역할에 어울리는 인물을 찾고 있었는데 우연히 그의 눈에 띈 나를 보자마자 적임자라 생각했다고 한다. 그의 권유로 오디션을 보게 되었고 합격을 해 처음 연기를 시작하게 됐다. 이것으로 내 인생의 많은 부분이 바뀌게 됐다.


Q. 작년 ‘태양의 후예’가 큰 사랑을 받았는데 ‘아구스’ 역에는 어떻게 캐스팅이 된 것인가?

이 역시 우연에 의해서라고 말할 수 있다. 당시 LA에서 머무르고 있던 중 배우 하정우의 갤러리 오픈 소식을 들었다. 하정우와는 2007년 ‘두번째 사랑’이라는 영화에 함께 출연해 친분이 있는 사이라 인사도 할 겸 전시회에 들렀다.

그리고 그곳에서 우연히 ‘태양의 후예’의 PD 중 한 명인 강명찬 프로듀서를 만나게 됐는데 그가 나에게 ‘아구스’ 역에 캐스팅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왔고 그렇게 드라마에 합류하게 된 것이다. 사실 나는 당시에 다시 한국에 돌아갈 거라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전시회에 단지 30분 동안 머무르는 사이 그와의 만남으로 한국행이 결정됐다.

Q. 멤버들과는 아직도 연락을 하고 지내나?

가끔 연락을 주고 받는다. 송중기 씨와는 저번 주에도 문자를 주고 받았다. 너무 바쁜 친구라 시간 내기가 어려워 잘 만나지는 못한다.

Q. 친하게 지내는 연예인은?

배우 박성웅. 한번씩 만나 어울리곤 한다.

Q. 배우로서의 인생을 되돌아봤을 때 가장 큰 성취는 무엇이었나

두말할 것 없이 ‘태양의 후예’. 이 드라마에 출연했던 건 내 배우 인생에 가장 큰 업적이다. 최고의 역할을 맡아 연기할 수 있었고 나 역시 최선을 다해 열연했던 작품이다.

Q. 연기를 하는 데 있어 약점이라 생각되는 부분이 있다면?

사실 수줍음을 많이 타는 편이다. 지금 이렇게 보면 잘 상상이 되지 않겠지만 과거의 나는 수줍음 많고 내성적인 아이였다. 지금도 그런 면이 조금 남아있다.

Q. 촬영 때 보니 표정연기가 매우 좋던데

그런가? 과거의 나는 표정이라곤 정말 없는 사람이었다. 배우가 되고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게 되면서 조금씩 바뀌게 된 것 같다. 이건 마치 상품을 팔아야 하는 모델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웃음).

Q. 이제는 좀 나아진 것 같나?

여전히 배우는 중이다. 오늘처럼 테이블 밑에 들어가 촬영한 것도 처음이지 않나(웃음). 매 순간순간이 배움의 연속이다.


Q. 한국 여배우 중 이상형에 가까운 사람이 있다면?

글쎄. 다들 너무 예쁘지만 사실 나는 배우나 모델을 여자친구나 와이프로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들과 사적인 만남을 가져본 적도 거의 없다. 딱히 이유가 있는 건 아닌데 그냥 그런 생각이 있다.

Q. 배우로서의 목표는?

아시아계 미국인으로서 나와 같은 입지를 가진 이들에게 본보기가 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Q. 언젠가 미국에서의 활동 계획도 가지고 있는지?

당장은 없다. 언젠가 그럴 기회가 오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당분간은 한국에서의 활동에 전념할 것이다.

Q. 한국에서 활동하는 것에 있어 장애는 없는지

일단 무엇보다 언어가 큰 장벽이긴 하다. 그러나 언어 문제만 제외하면 매우 만족스럽게 일하고 있다. 오히려 영어를 사용하면서 이렇게 내가 소화할 수 있는 일이 주어지는 환경에 감사하다. 사람들도 친절하고 한국에서의 생활에 매우 만족한다.

Q.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많은 응원으로 지지를 보내주셔서 감사하다. 이 모든 게 ‘태양의 후예’ 덕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다양한 작품을 통해 좋은 모습으로 인사드릴 테니 지켜봐주시면 감사하겠다.

기획 진행: 허젬마
포토: 윤호준
의상: 비슬로우, FRJ, 탑텐, 행텐
슈즈: 지클래식, 사토리산
선글라스: 삼도
시계: 잉거솔
헤어: 보떼101 하영 실장
메이크업: 보떼101 정은주 부원장
장소: 파티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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