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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제2의 전성기’ 정인영

2017-07-07 17:26:03

[임미애 기자] 카메라 앞에서 더욱 반짝이는 정인영. 큰 키에 건강미 넘치는 몸매, 위풍당당한 표정은 보는 이들의 카타르시스를 자극한다.

정인영은 한때 야구여신으로 주목받았지만 지금은 tvN ‘코미디빅리그’ MC로 유명하다. 능청스러운 센스와 아나운서다운 진행 실력은 마치 MC석이 메인 무대인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의 또 다른 도전, SBS CNBC ‘유행통신’ MC. 강예빈과 함께 전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정보를 소개하고 있다.

정인영은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일이 많다. 라디오, 예능 등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기 위해 스케줄이 없는 날에는 다방면으로 경험을 쌓고 있다. 그는 지금 곧 다가올 ‘제2의 전성기’를 준비하고 있다.

Q. 오늘 화보 촬영 소감.

지금까지 도전하지 않았던 색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자리였다(웃음). 어릴 적부터 키가 큰 편이라서 그런지 다른 사람들 앞에서 애교 부리는 일이 다소 어색한데 오늘은 촬영장 분위기가 워낙 좋아서 저도 모르게 귀여운 표정과 포즈를 짓게 됐다(웃음). 새로운 나를 발견한 느낌?

Q. 평소 애교가 없는 성격인가 보다.

친한 사람들한테는 애교를 많이 부린다. 다만 어릴 때부터 키가 컸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저에게 귀여운 이미지를 기대하지 않는다 하하. 그래서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애교를 잠시 접어두는 편이다(웃음). 그리고 낯가림이 있다. 이번 촬영은 7년간 함께 일한 헤어, 메이크업 선생님들과 같이 작업해서 덜 어색했다.

Q. 낯가리는 성격, 아나운서로서 또는 방송인으로서 장점은 아니겠다.

반반이다. 방송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과 인터뷰를 했다. 낯가리는 성격 때문에 인터뷰가 긴장되기도 하지만 상대방이 낯을 가릴 때는 그분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 남들보다 좋은 것 같다(웃음). 인터뷰이의 심정을 알 수 있기에 좀 더 편하게 분위기를 이끌어 갔다.

Q. 키 176CM에 볼륨감 있는 몸매, ‘아나운서가 아닌 다른 길을 생각해본 적 없는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겠다.

“미스코리아에 도전해본 적 없는가”라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그럴 때마다 저는 “미스코리아에 지원하기에는 골격이 너무 크다”고 답한다(웃음). 과거에는 지금보다 더 낯가림이 심했기 때문에 사람들 앞에서 수영복을 입을 자신감도 없었다 하하. 그래서 미스코리아는 생각해본 적도 없다. 어릴 때는 영어 공부를 좋아했다. 그래서 영어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웃음).

Q. 영어 선생님 꿈에 대한 미련은 없는지.

미련은 없다. 현재는 스포츠 심리 쪽으로 꿈이 있어 대학원에서 공부 중이다. 대학원에 지원할 때 목표는 스포츠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과 인터뷰 또는 토크쇼를 진행하는 것이었다. 지금은 보다 폭넓게 스포츠 선수 혹은 관계자를 상담하는 분야, 이에 대한 강의를 하는 방향도 생각 중이다(웃음).

Q. 방송 일과 대학원 공부를 병행하는데 어려움은 없는지.

미안한 마음이 크다. 대학원 학생들은 아침 9시부터 밤 10시까지 학교에서 공부 혹은 강의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데 저는 수업 시간에만 학교에 간다. 물론 아무도 눈치 주진 않지만 괜스레 미안한 감정이 든다.

Q. 완벽해 보이는 몸매, 그럼에도 콤플렉스는 있겠다.

정말 많다. 키에 비해 손과 발, 머리가 작은 편이다. 발이 너무 작아서 하체가 잘 붓는다. 발가락도 못생겼다.

Q. 가장 자신 있는 신체 부위는?

쇄골 라인. 필라테스와 헬스를 꾸준히 했더니 쇄골 모양이 일자로 변했다.

Q. 필라테스와 헬스가 몸매 관리의 비결인가.

KBSN 소속 아나운서 시절에는 생활 패턴이 규칙적이지 않았다. 9시~18시까지 아나운서로서 일을 하고 18시 이후에는 방송을 하다 보니 규칙적으로 운동할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몸 상태가 많이 안 좋았고 퇴사 후 건강을 챙기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필라테스와 헬스를 시작했다.


Q. ‘유행통신’ 방송을 하면서 다양한 음식을 먹고 있다. 아무래도 몸매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는 직업인만큼 먹는 방송이 부담스럽기도 하겠다.

저는 먹는 걸 좋아한다. 공동 MC로 출연하고 있는 강예빈 언니도 먹는 걸 좋아한다(웃음). 예빈 언니는 입이 짧은 편이지만 저는 많이 먹는 편이다 하하. 촬영 때 메뉴를 3~4개 정도 시키는데 정말 모든 음식이 맛있더라(웃음). 군것질을 좋아해서 쉬는 시간에는 과자를 먹는다.

차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에 틈틈이 운동한다. 차 안에서 운동하고 촬영 다음날 평소보다 더욱 열심히 운동하고. 촬영 다음날에는 몸무게가 1~2kg 늘어있다. 그래도 ‘유행통신’은 일주일에 하루 촬영이기 때문에 다른 날에 관리만 해주면 몸매를 유지하는데 어려움은 없다.

Q. 식단 관리를 안 하는 스타일인가 보다.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곁들여서 한두 잔 술 마시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식단 관리가 힘들다 하하. 중요한 스케줄이 있을 때 단기적으로 식단 관리를 하고 있다.

Q. 주종은?

소맥이랑 와인. 주량은 소주 한 병이다. 한 병 마시면 기분이 좋아진다 하하.

Q. ‘유행통신’의 MC가 되어서 가장 좋은 점은?

강예빈이라는 사람을 알게 됐다는 것. 성향은 다르지만 너무 잘 맞는다. 저는 헤어와 메이크업보다 스포츠에 흥미가 있고 예빈 언니는 패션과 뷰티에 관심이 많다. 성향은 정말 다르지만 서로 모르는 부분에 대해 대화하면서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곤 한다.

그리고 가치관이 비슷하다. 생각하는 기준이 비슷하다. 예빈 언니는 성격이 매우 털털하고 저를 친동생처럼 챙겨준다. 사적으로도 연락하고 있다(웃음). 사실 처음 강예빈과 공동 MC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잘 맞을지 걱정스러웠지만 사전 미팅 자리에서 언니와 매우 가까워졌다. 촬영 전부터 둘이서 술도 마시고(웃음).

Q. 강예빈의 첫인상이 궁금하다.

처음 만났을 때 ‘우와, 연예인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본격적인 촬영에 앞서 타이틀 촬영이 있었는데 그때 언니가 실내화를 두 개 챙겨서 저에게 하나를 건넸다. 머쓱해하면서 저를 챙기는 모습을 보고 언니도 낯을 가리지만 따뜻한 성격이라는 걸 느꼈다. 그때 이후로 매우 가까워졌다.

Q. 욕심나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하고 싶은 프로그램은 많다(웃음). tvN ‘집밥 백선생’이나 JTBC ‘냉장고를 부탁해’처럼 음식 관련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싶다. 모든 예능인의 꿈이겠지만 나영석 PD가 제작한 프로그램도 출연할 수 있으면 좋겠다 하하. 라디오도 하고 싶다. 라디오는 오랫동안 꿈이었다.

Q. 프리랜서로 전향할 때, 어느 분야에 최강자가 되고자 마음먹은 부분이 있을 텐데.

장기적으로는 이금희 선배님처럼 되고 싶었다. KBS ‘아침마당’을 오랫동안 진행하면서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일을 하셨다. 그리고 라디오도 오랫동안 진행하시고(웃음). 목소리에 따뜻함이 묻어있는, 정감을 불러일으키는 사람이 되고 싶다.

단기적으로는 건강을 회복하는 게 우선이었다. 살도 찌고 많이 흐트러져있는 편이었다. 여자 예능인으로 살아남으려면 나를 가꿀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너무 나태해진 것 같아서 겉모습을 건강하고 아름답게 관리하며 스스로를 정비하고 싶었다.

Q. 프리랜서 활동에 대한 불안감은 없었는지.

여자 예능인의 자리가 많지 않기에 불안하기도 했지만 불안해할 시간에 어떻게 하면 오래 버틸 수 있을지 고민하자고 마음을 바꿨다. 그래서 방송이 없어도 내가 즐거울 수 있는 일을 하려고 노력했다. 무엇이든 배우면 기회가 왔을 때 활용할 수 있으니까(웃음).

Q. 어떤 취미 생활을 하고 있나.

기본적으로 운동. 그리고 요리도 배웠다. 집에 사람들을 초대해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 걸 좋아한다. 여행도 다니고(웃음).

Q. 정인영이 대중에게 알려지는데 ‘코미디빅리그’가 한몫했다. ‘코미디빅리그’는 정인영 씨에게 어떤 프로그램인가.

MC를 맡기 전부터 워낙 좋아했던 프로그램이다. 일주일에 한 번 그 자리에 있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개그맨은 인생을 즐겁게 사는 사람들 같다. 별것 아닌 일에도 웃음이 끊이질 않고(웃음). 개그맨은 일주일 내내 코너를 짜고 무대에 서기 때문에 끊임없이 에너지가 필요하다.

정말 대단한 일이지만 어느 누구도 힘든 내색을 하지 않는다. 리허설 중 갑작스럽게 수정 사항이 생겨도 불평하는 사람이 없다. 긍정적으로 의견을 수렴한다. 그리고 급하게 바뀐 부분을 실전 무대에서 멋지게 소화한다.

Q. 정인영 씨와 가장 개그코드가 비슷한 개그맨은 누구인가.

정말 많지만 문세윤, 안영미, 김용명 씨를 꼽고 싶다(웃음).

Q. 바로 옆에서 매주 개그 코너를 보면서,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이 든 개그맨이 있다면.

박나래, 장도연, 이국주는 ‘코미디빅리그’ 외에도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다. 스케줄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매주 새로운 아이템을 짜고, 암기하고, 무대에서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톡톡 튀는 애드리브를 하는 모습이 참 대단하다. 아무래도 여자이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지치는 순간이 있을 것 같은데, ‘코미디빅리그’와 다른 스케줄을 완벽하게 소화하는 모습이 멋있다.


Q. ‘코미디빅리그’ MC 자리에 앉아있다 보면, 개그 욕심이 생길 것 같다.

개그 욕심이 생긴다(웃음). 하지만 개그는 정말 아무나 할 수 없다는 걸 MC 자리에 있다 보면 깨닫게 된다 하하. 많은 사람들이 합을 맞춰야 한다는 걸 알기에 괜히 제가 섣불리 끼면 피해가 될 수 있다.

Q. 가끔 개그맨들이 먼저 MC들에게 애드리브를 던지는 경우가 있더라.

한 번이라도 화면에 비칠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것이지만 가끔 당황스럽기도 하다 하하. 때로는 ‘나도 한 마디 던져볼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웃음). MC들에게 질문이 들어오는 건 대본에 없는 경우가 많다 하하. 그때 어떤 말을 할지 생각하면 기회는 이미 지나간다. 이게 참 보통 일이 아니다(웃음).

Q. 순발력이 부족한 편인가.

생각이 많은 편이다. 아나운서에게 순발력은 필수다. 아나운서 시절에는 주로 저 혼자 방송을 이끌어갔기 때문에 순발력을 제 마음대로 활용했지만 ‘코미디빅리그’는 전혀 다른 경우다. 그래서 고민이 많고 생각이 많다(웃음).

Q. SNS에 요리하는 모습이 많이 업로드되어있다. 가장 자신 있는 요리는?

혼자 살기 시작한 지 1년 조금 넘었다. 아직 요리에 관심이 많을 시기다 하하. 파스타를 요리할 때 소스도 직접 만든다. 여러 가지 음식을 만들어도 결국에는 재료가 중요한 것 같더라. 어떤 재료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음식의 맛이 달라진다. 요즘은 바나나 식초, 파인애플 식초를 만들어 먹고 있다(웃음).

Q. 슬럼프가 있다면.

생각이 많고 고민이 많은 편이라서 슬럼프를 자주 겪는다. 그럴 때는 다른 사람들과 연락을 잠시 끊고 혼자 시간을 보낸다(웃음). 제 고민을 쉽게 털어놓지 못하는 성격이다. 말해서 해결이 안 된다는 걸 알기에 혼자 시간을 보내면서 생각을 정리한다.

가장 생각이 많았던 때는 회사를 그만둘지 말지 고민하던 시기. 2015년 상반기가 가장 힘들었다. 회사도, 개인적인 일들에 대해서도 고민거리가 한 번에 몰아쳤다. 앞으로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희망이 없다는 생각에 좌절했다. 그때는 매일매일 버티는데 힘을 썼다. 다행히도 일이 많아서 바쁘게 스케줄을 소화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생각이 정리됐지만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순간이다(웃음).

Q. 생각이 많던 그 시절, 프리랜서 전향에 확신을 가진 계기가 있는지.

스스로 고민하고 판단했다. 결과적으로 잘한 것 같다. 장기적인 제 삶에 대한 계획을 세웠고 이를 가족과 상의하면서 프리랜서 전향을 결정했다. 가족들의 도움이 컸다.

Q. 그때 세웠던 계획대로 현재 흘러가고 있는지.

반반이다. 생각했던 것보다 방송이 많지 않지만 이건 누구나 마찬가지인 상황이라고 생각하기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웃음). 세상에 100%는 없다. 얻는 게 있다면 그만큼 불만족스러운 부분도 있으니까. 지금의 삶에 만족한다.

Q. 프리 선언 후 정인영 씨가 얻은 것 중 가장 소중한 것은?

가족과의 시간. 이전에는 주말이 없었다. 5~6년가량 주말 없이 일했다. 다른 사람들이 쉬는 시간에 일을 했다. 모든 방송하는 사람들이 마찬가지지만 스포츠는 여가활동 분야이기 때문에 그 시간이 저희에게는 일하는 시간이었다. 그만큼 사랑받았고 그만큼 감사했지만, 어쩔 수 없이 지치는 부분이 있었다.

주말에는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싶은데 그럴 수 없으니까. 그리고 제가 ‘조카 바보’다. 조카가 정말 예쁜데 조카와 같이 보낼 시간이 없어서 슬펐다. 요즘은 주말마다 조카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요즘 제 삶의 낙이다(웃음).

Q. 결혼에 대한 계획은 없는지.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으니까요 하하. 결혼에 대한 생각은 20대부터 있었지만 30대가 되니 결혼에 대해 딱히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순리대로, 운명론자처럼 ‘때가 되면 결혼하겠지’라는 생각이 든다(웃음).

Q. 이상형이 궁금하다.

대화를 같이 할 수 있는 남자. 나이가 들수록 경험이 쌓이고 기준과 가치관이 생기면,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눌 때 ‘응 그래’라고 답은 해도 머릿속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튕겨내는 부분이 생긴다. 서로 진심으로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부분이 줄어든다.

Q. 앞으로 활동 계획.

‘유행통신’을 통해 강예빈 언니와 다양한 음식을 먹으면서 열심히 방송할 계획이다 하하. 상반기에 대학원을 휴학했다. 하반기에 복학하는데, 쉰 만큼 공부도 열심히 할 생각이다. 어느 때보다 바쁜 하반기가 될 것 같다.

에디터: 임미애
포토: 김태양
영상 촬영, 편집: 이재엽, 조형근
의상: 비에이블투, 쎄쎄쎄, 블랑조
슈즈: 모노톡시,수페르가
선글라스: 룩옵티컬
시계: 미사키
주얼리: 그랭드보떼, 쎄쎄쎄
헤어: 스타일플로어 선희 실장
메이크업: 스타일플로어 조히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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