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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주재후 “올해 안에 좋은 작품 만나 이름 알릴 수 있길 바란다”

2017-07-07 17:53:41

[황연도 기자] 올해 스물여덟, 아직은 낯설고 뚜렷한 작품도 없지만 어쩐지 그에겐 조급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신인답지 않은 묵직함과 또렷한 소신, 명확한 의지까지 지닌 배우 주재후.

한 시간 가량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연기에 대한 진심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취미, 성격, 이상형 등 수많은 질문을 던졌지만 모든 답변의 끝맺음은 연기 이야기로 돌아온 것. 그가 배우라는 직업에 얼마나 열정을 담고 있는지 실감케 하는 대목이었다.

짧고 굵은 한 방 스타가 아닌, 오래도록 연기할 수 있는 배우가 되길 희망하는 주재후. ‘보여준 것’보단 앞으로 ‘보여줄 것’이 더 많다는 그와의 일문일답을 공개한다.

Q. 화보 촬영 소감

같이 작업할 수 있어서 너무 만족스럽고 좋았다. 콘셉트가 색달라서 스스로를 깰 수 있었던 촬영인 것 같다.

Q. 가장 마음에 들었던 콘셉트

마지막 콘셉트. 내가 평소 좋아하고 즐겨 입는 스타일이라서 좋았다. 그런데 가장 색달랐던 콘셉트는 두번째 촬영이다. 스트리트 패션을 평소 잘 안 입어봐서 더욱 새로웠고 즐기면서 재미있게 촬영했던 것 같다(웃음).

Q. 근황

2월에 영화 ‘조작된 도시’를 개봉했고 현재는 차기작을 검토하며 준비하고 있다. 오디션도 꾸준히 보고 있는 중이다.

Q. 배우를 꿈꾸게 된 계기

원래는 어렸을 때부터 미술을 해왔고 미대를 가기 위해 준비를 했었다. 그림을 오랫동안 그렸지만 스스로의 실력에 만족스럽지 않아서 스트레스가 심했다. 그러다가 미술을 포기를 하려고 고민하던 때쯤 우연히 ‘그리스’라는 뮤지컬을 보게 됐는데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입해서 봤다. 그 뒤로 연기에 대한 꿈이 생기게 되었고 대학도 연극 영화과로 진학을 하게 됐다.

Q. 본명이 안재현이다. 주재후라는 이름으로 바꿔 데뷔한 이유가 있나

배우는 자신의 이름이 브랜드화되어야 하는데 워낙 유명하신 분이 같은 이름을 쓰고 있지 않은가. 그분에게 피해 주고 싶지 않았고 괜히 같은 이름으로 이슈화되고 싶지 않았다. 또 오디션을 보러 가면 이름이 똑같다고 호기심을 보이다가 결국엔 비교를 하는 상황이 오더라. 하도 동명이인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 보니 나에겐 노이로제가 된 것 같다. 그래서 이름을 아예 바꾸게 됐다.

Q. 영화 ‘포화속으로’ 출연, 데뷔작인 만큼 소감이 남다르겠다.

촬영을 꽤 많이 했는데 편집이 많이 돼서 나만 알아볼 수 있는 분량이더라(웃음). 그래도 첫 영화부터 이런 대작에 참여하게 되어 정말 영광이었다. 이 영화가 전쟁 당시 학도병들이 나라를 위해 싸우는 내용이라 촬영하면서 엄청 힘들었다. 촬영할 때가 한겨울이었는데 늦여름에서 초가을 의상을 입고 촬영을 했었다. 시대극이고 계절을 무시할 수 없는 작품이라 출연진부터 스태프분들 모두 고생이 많았다.

Q. 영화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화려하다. 함께 호흡한 소감

함께 출연했던 권상우, 차승원 선배님께 감사한 점들이 많았다. 한 번은 제가 산속에서 촬영하면서 추위에 떨고 있는데 권상우 선배님이 난로를 나에게 건네주시면서 “우리 영화에 메인 주연들인데 추위에 떨면 되겠냐”고 말씀해주시더라. 그때 감동이었다. 차승원 선배님은 촬영 중반부터 합류를 하셨는데, 모든 학도병 연기자들에게 음료를 챙겨주셨다. 조언도 많이 해주셨고 친숙하게 대해주셔서 감사했다.

Q. 얼마 전 영화 ‘조작된 도시’ 출연 소감

이 작품은 남다른 애정이 느껴지는 영화이다. 이 작품의 인물 조감독님이 학교 선배님이었는데 감독님과 미팅 후 작품에 들어가게 됐다. 사실 영화가 개봉하기 꽤 오래전에 촬영을 마친 상태였다. 2015년 여름에 시작해서 작년 여름까지 추가 촬영을 했으니까. 그리고 이 영화에서 지창욱 선배님의 대역 배우와 연출팀 일을 겸해서 촬영했다.
촬영을 하면서 전국을 다양하게 돌아다녔다. 여기저기 다니면서 맛있는 음식도 많이 먹고 추억도 많이 쌓을 수 있어서 즐거웠다.

Q. 연기파 배우들이 많이 출연했다. 함께 출연했던 배우 중 기억에 남는 배우가 있나

감히 내가 선배님들의 연기에 대해 언급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김상호, 지창욱 선배님들의 연기를 보면서 감명을 많이 받았다. 대본과 다르게 애드리브를 한다던가, 연기가 아닌 현실처럼 느껴지는 연기력을 많이 보고 배울 수 있었다.


Q. 연극과 매체 연기, 둘 중 어느 쪽에 더 끌리는지

학교에서 하는 연극 작품들을 한 적이 있는데 무대 작업이라는 게 힘들면서도 즐거움이 있어서 기회가 된다면 하고는 싶다. 그래도 더욱 끌리는 건 매체 연기다. 일단은 매체 쪽으로 활동을 하고 싶고 돋보이는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이름과 얼굴을 알리고 싶다.

Q. 같은 소속사 배우 조현재는 어떤 선배인가

사석에서 같이 식사도 하고 회식자리에서 술도 함께 한 적이 있다. 사실 뵙기 전까진 시크하고 차가우실 줄 알았다. 그런데 예상 밖으로 실제로 뵈니까 너무 따뜻하게 잘 챙겨주시더라. 같은 회사지만 무명인 신인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해준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 연기적으로 도움 되는 말씀을 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

Q. 도전해보고 싶은 캐릭터나 역할

가장 해보고 싶은 연기는 사이코패스 역할.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중에 JTBC '힘쎈여자 도봉순'에서 범인 역할 같이 이중적인 연기를 해보고 싶다. 또 OCN '듀얼'에서 양세종 씨처럼 상반된 이중 연기를 해보고 싶다.

Q. 함께 호흡해보고 싶은 배우

여진구 선배. 나이는 나보다 어리지만 무게감이나 연기력이 엄청나지 않은가. 그 힘을 직접 느껴보고 싶다. 그분과 함께 작업했던 분들이 다들 '연기 천재'라고 말하더라.

Q. 출연해보고 싶은 예능 프로그램

유재석 선배님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싶다. 선배님과 인연이 조금 있는데, 함께 은행 광고 촬영을 한 적이 있다. 메인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쉬는 시간에 개인 대기실에 들어가지 않고 스태프들과 함께 하셨다. 왜 '유느님'인지 알 것 같더라(웃음). 또 예전에 SBS '런닝맨'에 아르바이트로 잠깐 출연한 적이 있는데 그때 선배님의 이름표를 뜯어본 경험이 있다(웃음). 깊진 않지만 선배님과 두 번의 인연이 있었기 때문에 꼭 함께 출연해 이 얘기를 전하고 싶다.

Q. 연애 경험은 많은 편인가

많지도 않지만 적지도 않다(웃음). 배우는 사람의 감정을 다루는 직업이 아닌가. 그 감정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면 인위적인 연기가 되어버리고 말 것이다. 연기를 위해서 연애를 한 것은 아니지만 배우로서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배울 수 있었던 연애 경험은 참 값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이상형

이상형이라기보단 함께 연기해보고 싶은 배우가 두 분 있다. 박신혜와 박보영 배우님이다(웃음). 신기하게도 두 분 다 나와 나이가 같다 하하. 박보영은 통통 튀는 연기가 참 사랑스러운 분이다. 함께 호흡하게 된다면 연기적으로 많이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박신혜 배우님은 예전부터 팬이었다. 정말 매력이 넘치는 분이신 것 같다. 한 작품에서 함께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오면 좋겠다(웃음).

Q. 취미

운동을 즐겨 하는 편이다. 축구를 좋아해서 모임을 갖고 있는데, 모델부터 포토그래퍼 등 다양한 분들과 함께하고 있다.

Q. 외모 중 가장 마음에 드는 부위

눈이 가장 마음에 든다. 아무래도 배우는 눈으로 연기하는 직업이라 눈이 장점이 될 수 있지 않나 싶다. 깊은 눈빛이 연기에 힘을 실어주기 때문이다.

Q. 반대로 콤플렉스 부위가 있다면

입이 작은 편이다. 배우는 입을 많이 쓰는 직업인데 대사 전달력도 좀 떨어지는 것 같고 웃을 때도 환하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평소에 일부로 의식해서 입을 크게 벌리려고 하는 편이다.

Q. 어떤 질문을 해도 대답은 연기로 끝나는 것 같다. 천상 배우다(웃음)

직업이 배우인 만큼 연기로 먹고살아야 하지 않는가. 그러다 보니 모든 신경이 다 연기 쪽으로 향하는 것 같다. 웃는 표정이 어색한 편이라 매일 일어나면 미소 교정을 한다. 눈뜨면 '개구리 뒷다리'도 몇 번 외치고 입꼬리를 올리는 연습, 입가를 풀어주는 마사지 등을 한다. 이제는 습관이 되어버렸다. 안 하면 괜히 이상하고 경련이 일어나는 것 같다. 얼굴 근육이 다 풀려야 촬영할 때 표정이 자연스럽다.


Q. 술은 즐기는가, 주량과 주사는?

잘 마시는 편은 아니다. 소주로 따지면 한 병 정도. 가끔 잠이 안 오거나 적적할 땐 혼술을 한다. 와인 한두 잔 정도는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에도 좋고 건강에 좋다고 하더라. 뭐든 적당히 먹으면 보약이 아닌가(웃음). 주사는 자는 것이다. 주사와 관련해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 고향이 대구인데 고향 형들과 술을 마신 적이 있다. 5명이 소주 30병을 마셨다(웃음). 그 후 2차까지 갔는데 갑자기 속을 비우고 싶어 화장실을 갔다. 나는 잠깐 변기에 앉아있었다고 생각했는데 거기서 잠이 들어버린 것이다. 눈을 떠서 나가려고 하니 불이 다 꺼지고 가게 안에 갇혀버린 것이다. 그래서 경찰서까지 연행되는 해프닝을 겪은 적이 있었다(웃음).

Q. 평소 술자리는 자주 가지는 편인가

불편한 술자리는 정말 싫어한다. 그런데 좋은 사람과 함께하는 술자리는 내가 추진하는 편이다. 어렸을 때부터 유도로 운동부에 있었기 때문에 리드하거나 계획 짜고 추진하는 걸 잘한다. 장소부터 시간까지 딱 정해서 추진하는 걸 좋아한다. 약속 개념을 좀 중요시하는 편이다.

Q. 완벽을 추구하는 성격인가 보다.

그런 편이다. 오디션 미팅할 때나 친구들을 만날 때조차도 메이크업을 하고 외출을 한다. 헤어 메이크업 숍에 다니면서 메이크업 방법이나 제품들을 물어보고 구매해서 직접 하고 다닌다.

Q. 외향적인 편인가

활동적인 편이라 집에 가만히 못 있는다. 혼자 거리를 돌아다니거나 혼자 영화 보는 것도 좋아한다. 심야부터 조조영화까지 혼자 잘 보고 커플 사이에 껴서 본 적도 있다(웃음).

Q. 우지원과 친분이 두텁다고 하던데

우지원 형님과 친한 편이다(웃음). 같은 소속사이기도 하고 많이 챙겨주신다. 성격이 굉장히 남자다우시고 운동을 해오셨던 분이라 의리가 남다르신 것 같다. 최근엔 새로운 분야에 열중하시는 모습이 정말 멋있게 느껴진다.

Q. 연기 이외에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

바리스타에 도전해보고 싶다. 커피를 워낙 좋아해서 배우기도 했었고 라떼아트도 전문적으로 배웠다. 자격증도 도전해보고 싶었는데 아쉽게 취득하지는 못했다.

Q. 노래도 잘하던데 가수 쪽은 생각 없는지

노래하는 걸 좋아하지만 그 정도 실력은 아니다(웃음). 그래도 꿈꾸는 목표는 하나 있다. 기회가 된다면 내가 출연하는 작품에서 OST 작업에 참여해보고 싶다.

Q. 찍어보고 싶은 CF가 있다면

화장품 광고. 워낙 메이크업이나 피부관리 등 뷰티 쪽에 관심이 많아서 찍을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재미있게 촬영할 수 있을 것 같다(웃음).

Q. 메이크업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부위가 있다면

눈썹이 사람의 인상에 큰 영향을 준다. 눈썹 모양에 따라서 느낌이 다르기 때문에 눈썹에 가장 많은 공을 들인다. 특히 그릴 때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점이 헤어 컬러에 맞춰서 섬세하게 그리는 것이다(웃음).

Q. 롤모델

정우 선배님. 평소 정말 좋아하는 배우고 팬이다. tvN '응답하라 1994'는 수십 번 봤고, 그분의 대사까지 다 따라할 수 있을 정도다. 영화 '바람'도 여러 번 봤다. 외국 배우들 중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정말 존경한다. 특히 영화 '타이타닉'을 정말 감명 깊게 봤다.

Q. 앞으로 어떤 배우로 불리고 싶은가

일단은 올해 안에 좋은 작품으로 얼굴을 비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현직 배우를 포함해 지망생들 모두 꿈꾸는 것이겠지만 가장 큰 목표는 오래도록 연기파 배우로 남는 것이다. 짧고 굵은 한방을 노리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그것보단 꾸준히 좋아하는 연기를 하면서 살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현재 응원해주고 계시는 팬분들이 계시는데, 편지나 선물을 전해주실 때마다 너무 감사 드리고 더욱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말씀 드리고 싶다. 그리고 내 가장 큰 팬은 부모님이 아니겠는가. 좋은 작품과 연기를 통해 부모님께 보답 드리고 싶다. 마지막으로 배우가 아닌 안재현으로서는 늘 밝고 긍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에디터: 황연도
포토: 이관형
의상: 비바스튜디오, 매료, 쿠쥬, 써틴먼스
모자: 홀리넘버세븐
슈즈: 팀버랜드
헤어: 스타일그래퍼 bebe 실장
메이크업: 스타일그래퍼 LJ 원장
장소: 피자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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