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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인생은 김우리처럼” 비주얼 디렉터 겸 뷰티 전문가 김우리의 인생 제2막

2017-07-10 11:24:24

[허젬마 기자] 그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이 시대 진정한 ‘쾌남’이다. 최근 유행하는 ‘YOLO(You only live once)’라는 말을 그대로 실천하고 있는 듯한 이 남자. 비주얼 디렉터 겸 뷰티 전문가로 왕성히 활동하고 있는 ‘욜로족’ 김우리의 이야기다.

우리나라의 내로라하는 웬만한 연예인들에게 옷을 입혀본 사람, 대학생과 고등학생의 두 딸과 수영장에 놀러갔다가 배우 차예련에게 ‘조심히 다니라’는 연락을 받은 사람, 최근 2년 전부터 뷰티 전문가로 범위를 넓히며 홈쇼핑에서 런칭하는 제품마다 완판 행렬을 일으키는 사람… 이쯤되면 신이 김우리를 특별히 예뻐해 재능을 ‘몰빵’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이 사람 참 살맛 나겠다’ 라는 생각을 한 것도 잠시, 젊은 시절 고생한 이야기를 듣고 나니 마음 속 한구석에 갖고 있던 선입견이 슬그머니 자취를 감춘다. 자신이 원하는 삶을 위해서, 자신의 소중한 가족을 위해서 젊은 날을 다 바쳐 열심히 뛰어온 김우리. 이제야 그 대가가 조금씩 돌아오는 것 같다는 그의 더 없이 솔직하고 유쾌상쾌한 이야기를 지금 들어보자.

Q. 화보 소감

bnt 화보는 좀 색다르다. 보통의 패션 매거진과 다르게 배우, 가수, 개그맨 등 다양한 연예인과 작업하면서 그 상대에 맞게 참 잘 찍는 거 같다. 상대의 없던 모습을 찍는 게 아니라 그들의 본 모습을 다루는 느낌이랄까. 그러면서 인터뷰도 하고 기사도 나가고. 그래서 연예인들이 bnt와의 작업을 좋아하는 게 아닌가 싶다. 또 한달 싸이클로 돌아가는 지면 매거진과 다르게 bnt는 굉장히 스피드 하다 보니 요즘의 문화적 흐름과 잘 맞는 매체라는 생각이 든다.

Q. 근황

요즘은 화보 작업은 거의 안 한다. 그냥 몇몇 친한 연예인들이 부탁해오면 그때만 몇 번 하는 정도? 한 2년 전부터는 뷰티 관련 일들을 더 많이 하고 있다. 홈쇼핑 컨설팅을 하면서 런칭하는 제품마다 완판을 쳤다. 그 중 비타민 제품은 3년간 600억 넘는 매출을 달성했고 ‘김우리 립스틱’이라고 불리는 꽃 립스틱은 6~7개월 동안 100억 가까이 찍었고. 제품 패키지라던가 제품에 담기는 내용물 등을 디렉팅 하면서 뷰티 관련 전문가로 활동을 더 많이 확장시켜 나가고 있다.

사실 어떻게 보면 희한한 캐릭터다. 보통 나 같이 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하던 사람이 새로운 일을 한다고 하면 대행사를 한다거나 패션브랜드를 런칭하는게 보통인데 나 같은 경우는 좀 유일무이하게 뷰티 쪽으로 전향한 케이스인 거지. 그런데 그렇게 발 담근 홈쇼핑 쪽에서 계속 매진을 올리다 보니까 ‘믿쓰김(믿고 쓰는 김우리)’이라는 별명도 붙고(하하).

그래서 나도 요즘 시대에 맞는 사업콘텐츠를 개발해볼까 싶어서 나온 게 ‘김우리 샵’이다. 평소 내가 먹고 쓰고 관리하던 제품들을 100% 인스타그램으로만 소개하는 제품들인데 이게 또 대박이 났다. 사람들은 내가 뭔가를 판다고 하니 당연히 옷일 거라 생각했는데 뜬금없이 내가 미백제품을 첫 상품으로 내놨던 거지. 홈쇼핑 느낌을 살려 영상으로 만들어 올렸는데 대박이 났고 이후 선보이는 제품마다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Q. 최근에 제주도에서 리마인드 웨딩을 찍었다고. 단란한 네 가족의 모습이 참 좋아 보인다

그렇다. 와이프와 아이들과 함께 가서 찍고 왔는데 고생한만큼 다행히 좋은 결과가 나왔다. 나나 와이프나 어린 나이에 결혼을 해 많이 고생했는데 그래도 우리가 헤어지지 않고(?) 힘을 합쳐 열심히 산 대가를 40대 중반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환원을 받는다는 느낌이 들어 지금 이 모습을 기념하고자 찍고 왔다. 요즘 서로 좀 안 맞다고 이혼하는 젊은 부부들이 많은데 당장 코 앞에 있는 것만 생각하지 말고 좀 더 견뎌서 같이 맞춰가며 아웅다웅 살아가길 바라는 메시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도 있다.


Q. 집에서는 어떤 아빠인가

우리집 세 여자들 챙겨주는 사람(하하). 아무래도 내가 하는 일이 이쪽이다 보니 애들 옷도 내가 다 골라주고 외국 가도 애들이랑 와이프 것들을 많이 사다 준다. 난 여자는 무조건 예뻐야 한다고 생각해서 우리집 여자들에게 예뻐지는 것과 관련된 것들을 다 해준다.

사실 처음엔 가부장적인 면도 좀 있었는데 와이프가 아이들이랑 너무 친구처럼 지내니까 나도 그렇게 됐던 거 같다. 와이프가 자꾸 그냥 내버려두라고 하니 별 수 있나. 나는 와이프 말 잘 들으니까 그렇게 해야지(웃음).

Q. 함께 작업했던 연예인 중 가장 옷 소화력이 좋았던 사람은

차예련이 확실히 옷걸이가 좋은 친구다. 키도 큰데다 모델 출신이기도 했고. 또 핑클 시절 이효리는 워낙 패션 스타일이 좋다 보니 그 친구가 입었다 하면 유행을 타는 게 재미있었다. 이요원은 워낙 훤칠하고 전혀 아이 있는 엄마로 보이지 않고 세련된 친구다.

남자 연예인 같은 경우는 주상욱. 그렇게 몸이 훌륭한지 몰랐다. 이상윤이나 하석진 같은 친구들도 두상 작고 프로포션이 좋아 옷발이 잘 받는 친구들이다.

Q. 그렇다면 역시 훌륭한 ‘옷발’의 가장 중요한 조건은 프로포션?

아니다. 이병헌 씨 같은 경우는 완벽한 프로포션이라고 하기 어렵지만 패션 소화력이 훌륭하지 않나. 이거 사람들마다 포인트가 다르다. 완벽한 조건을 가지고 태어났어도 그걸 살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조금 모자라더라도 노력으로 훨씬 더 많은 결과들을 내는 사람들이 있지 않나. 그 어떤 타고남도 노력을 이길 수 있는 건 없는 거 같다.

Q. 그렇다면 본인을 위해 노력하는 부분은 어떤 것들이 있나

나를 완벽하게 만드는 건 꾸준한 관리와 적당한 성형수술이다(하하). 솔직히 비타민C를 바른다고 쌍꺼풀이 생긴다거나 선크림을 바른다고 코가 높아지는 게 아니지 않나. 나는 미모의 완성은 적당한 성형수술이라 생각한다.

언젠가 인스타그램의 라이브 방송을 하는데 사람들이 “형, 오빠, 어떻게 하면 예뻐질 수 있을까요? 멋있어질 수 있을까요?” 하는데 내가 “매일 물을 섭취해서 몸에 충분한 수분이 채워지도록 하고 매일 1일1팩도 하고. 그리고 성형수술도 적당히 좀 해주고” 하니 다들 빵 터졌다(웃음).

나는 우리 딸들 보면서도 지적한다. 광대가 나왔다느니 턱 좀 빼야겠다느니. 와이프는 성형에 대해 반대하는 편이지만 나는 관리로 안 되면 성형을 해도 된다라는 마인드라 좀 갈림이 있다. 세상이 점점 더 외모지상주의로 돌아가는데 내가 그 세상을 내가 어떻게 바꾸겠나. 자신의 외모에 만족하며 살아간다면 그만이지만 못난 외모 때문에 우울하게 지내느니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자기 스스로가 만족하는 삶을 사는 게 가장 이상적이지 않을까.


Q. 연예계 마당발이지 않나. 그 중 절친은?

다들 친하지만 ‘절친’ 소리에 떠오르는 애들은 차예련, 구하라, 백지영, 이지혜, 손담비? 박나래랑도 친하고. 다들 공유하는 공감대가 조금씩 다르다. (백)지영이 같은 경우 요즘 육아 이야기를 많이 하고. 인맥이야 넓다고 할 수 있겠지만 라이프 스타일까지 공유할 수 있는 절친을 두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나는 우리집 세여자들을 대하면서 그들을 뛰어넘으면 어떤 연예인도 대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웃음).

Q. 구하라하고는 나이차이가 꽤 날 텐데

하라는 카라 시절 애기였을 때부터 봐서 아빠 같은 느낌이다.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 연령대가 다양한데 결혼을 안 한 사람들한테는 오빠 같은 느낌이 있고 결혼했거나 이혼한 친구들하고는 그야말로 친구처럼 지내고. 구하라나 손나은 같은 친구들에게는 아빠 같은 느낌이 있지. 나도 그 나이 또래 딸을 둔 아빠인지라 그 친구들에게는 예쁘고 곱게 커서 시집 잘 가야 한다는 말을 하게 된다.

Q. 동안 비결이 궁금하다

사람들이 흔히들 타고나야 하는 거라고 하는데 내가 봤을 땐 꾸준한 홈케어와 적당한 시술의 조합이야말로 젊게 사는 비결이다.

Q. 재능이 다방면으로 뛰어나다. 앞으로 더 이루고 싶은 꿈이 있나

나는 꿈이 없다. 옛날부터 나는 꿈이 없다고 말해왔다. 그래도 한가지 꼭 되고 싶었던 직업이 무엇이었냐고 묻는다면 연예인이다. 그런데 그걸 이루라고 있는 꿈이 아니라 그냥 남겨둔 이야기인 거지. 그저 오늘을 열심히 살고 오늘 열심히 사는 대가를 받는 삶을 살고 싶다.

에디터: 허젬마
포토: 차케이
의상: 엘라이비, 캐롤리나 헤레라, 지니프
슈즈: 스프링코트, 디아도라
시계: 잉거솔
아이웨어: 마크&로스
헤어: 정샘물 이스트 우상욱 디자이너
메이크업: 정샘물 웨스트 선혜림 아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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